마침내 운전 : 늦깎이 초보 운전자의 좌충우돌 성장기

마침내 운전 : 늦깎이 초보 운전자의 좌충우돌 성장기

$13.50
Description
개성과 위트 넘치는 문체로 사랑받는 신예희 작가가
생생하게 전하는 좌충우돌 운전 성장기!

“모든 초보 운전자는 다 같은 마음일 거예요.”
장롱면허 15년 경력 신예희 작가의 본격 운전 에세이. 운전면허는 오래전 취득했지만 운전을 해야 할 이유보다 하지 않을 이유가 더 많아 주위의 보챔에도 귀 닫고 지내던 어느 날, 막다른 골목이자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용인 어드메 난개발 지역에 조성된 아파트 단지의 초기 입주자로 이사하게 된 것이다.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가게 3종 세트, 즉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빵집, 저가 커피점도 없는 불모지에서 2년 넘게 지내던 어느 날 문득 심리 상태가 상당히 아슬아슬함을 자각한다.

그래서 찾아간 신경정신과에서 의사의 한마디가 묵직하게 날아와 가슴에 꽂혔다. “지금 상황이 그러하니, 운전을 하는 것도 도움될 겁니다.” 저자는 병원에서 나오는 그 길로 당장 자동차를 계약하고 운전 연수를 시작하며 도로로 나선다! 식은땀이 흐르고 비명이 끊이지 않는 우당탕탕 초보 시절을 거쳐 어엿한 8년 차 운전자가 되기까지, 심각하지만 웃지 않을 수 없는 그의 에피소드와 운전으로 넓어진 세상, 차오른 자신감의 이야기.

저자

신예희

마흔살에운전을시작했다.살떨리는초보시절을거쳐간이배밖으로나오는시기까지무사히통과한후이제는조심조심안전운전하는중이다.『돈지랄의기쁨과슬픔』,『지속가능한반백수생활을위하여』,『이렇게오랫동안못갈줄몰랐습니다』를썼다.당장의목표는차를몰고부산여행을가보는것.언젠간갖고싶은차는쉐보레카마로와벤츠G바겐.

트위터@lazyyeahee
인스타그램@yeaheeshin

목차

prologue

Part1액셀페달은어느것인가요?
결심,전설의시작
연수,공포의시작
서툴러서설레고
안전,안전,안전
말해뭐해,방향치의아픔

Part2좌충우돌,모든것이험난한도전
슬슬의문이생기는데
백일잔치는강릉에서
슬슬화가나는데
하이패스,패스해도되나요?

Part3서서히느끼는도로의민낯
옵션의늪
긁고긁히고,박고박히고
성취감은셀프
영원한숙제,주차
깜빡깜빡,굽신굽신
조수석에존재의이유를묻다
비오는날의낭만따위

Part4작은공간이선물한나의세상
가자,시내로
나,좀하는거같은데?
1인가구운전자의소망
운전의기쁨과슬픔

epilogue

출판사 서평

전국의모든(늦깎이)초보운전자를응원합니다!

초보운전자가도로에서맞닥뜨리는진땀나는위기의순간들…….웃으면안되는데신예희작가의유쾌한필력에웃음이새어나온다.‘비보호좌회전’이비오는날엔조심해서좌회전하라는뜻인줄알았다는참신한상상력과,하이패스를시원하게그냥패스해버리면어떻게되는지에대한호기심해결은덤이다.클랙슨소리의단계별차이에대해생각해본적있는지?빵과빠앙,빠아앙의미묘한차이와더불어이런소리가가능할까싶을정도의‘쁘억!’까지,섬세한고찰을읽다보면비운전자는그저재미있을것이고운전자는‘나도저런때가있었지’하며아련한추억에젖어들것이다.자칭월방연(월드와이드방향치연합회)한국지부장인작가가‘어서오세요화성시입니다’의무한궤도에빠져드는모습은마치시트콤의한장면을보는듯하다.

력중의력,기동력,
운전으로넓어진세상

시간에구애받지않고원할때원하는곳으로이동할수있는기동력을가진다는것은많은의미를내포한다.운전은,조용하다못해고요한동네에살며느끼게된고립감에서탈출하게도와주는동아줄이되기도한다.집에틀어박혀일만하다가마음이답답해져도언제든주차장에내려가액셀을밟고누군가만나러갈수있고,마트나커피숍에가서맛있는것을사먹으며기분전환할수있다.혼자훌쩍떠나는당일치기근교여행도가능해진다.프리랜서라는장점까지더해지면도로가한가할때길을나서호젓하게자연을즐기다가맛있는밥사먹고길막히기전에돌아오는일이더이상어렵지않다.

때로는힘의균형을유지하는역할도한다.이동할때마다누군가에게부탁해서차를얻어타야한다면,상대가아무리호의적이고친절해도힘의균형이한쪽으로기울것이다.력중의력,기동력을얻게되면남에게아쉬운소리할일이없어지고,내힘으로할수있는일이하나더늘어난다.마침내운전을해냈다는성취감은때로일상을견고하게살아내는자신감이되기도한다.

책속에서

그저,새로이사한동네에서고립감을느끼다못해탈출하고싶은마음에눈딱감고시작했을뿐인걸.이렇게심장이떨릴줄몰랐고,이렇게즐거울줄몰랐다.일상의우선순위가바뀌게될줄도몰랐다.
---p.5

어쩌면놀림거리가될지도모르겠다.운전이뭐대단한거라고호들갑이야.그러게요.그런데제마음이이렇게좋네요.불안감과초조함이,고립감이어느새무척줄어들었다.그렇다고멘탈관리를위해운전을시작한건아니다.그냥해야하니까눈질끈감고덤볐을뿐인데,이제와서지난몇년을돌아보니놀랍고즐겁다.운전이나에게숨쉴구멍을만들어주었구나.하길정말잘했어.
---p.7

운전연수를받는날이면하염없이땀을흘렸다.3월초라여전히꽤쌀쌀했는데도그렇게나땀이났고,귀에선‘삐이-’하는소리가났다.매번수업을마친후엔어깨와목에서부터시작해온몸이다쑤셨다.크로스핏체육관에서한시간정도뒹군거랑비슷했다.특히오른쪽발이많이아팠는데,언제든브레이크를밟을준비를하느라잔뜩긴장해발등과종아리가뻐근하게땅겼다.
---p.26

신기하게도,오히려머릿속이단순해지고맑아졌다.8차선도로위에서,터널안에서,나좀끼워달라며방향지시등을켜고애절하게손을팔랑팔랑흔들면서,내고민의우선순위가재정렬되기시작했다.대출이자고마감일정이고,인간관계고노후걱정이고뭐고알게뭐야.당장살아서집에가는게먼저지,이사람아!
---p.28

서툴고정신없지만,서툴러서설레기도한다.희한하게도그렇다.40대의어른은,특히나처럼20년넘게프리랜서로혼자일해온사람은‘저이거할줄몰라요’라는말을쉽게할수없다.몰라도아는척,없어도있는척,시치미뚝떼고표정을관리해야클라이언트님께서일을내려주신다.궁지에몰릴때면보는사람없는곳에서머리를쥐어뜯으며울고,다시시치미뚝.그러다아주오랜만에완전한초보자가되니마음이무척편해진것이다.몰라요,못해요,소리를맘놓고하는게대체얼마만인지.이젠새로울것도신기할것도없는나이가되었다고생각했지만,아니었다.운전을할때마다배울거리가끊임없이굴러나왔다.이긴장감과압박감,두렵지만싫지않아.오히려설레.
---p.34

그나저나운전첫해에배운실로다양한것중에서가장인상적인걸꼽아보자면,역시클랙슨소리의단계별차이겠다.빵과빠앙,빠아앙의그미묘한차이.하해와같이자비로우신선배운전자님들께선이미천한초보자의간이혹시라도배밖으로나올까봐쉴새없이빵,빠앙,빠아앙을날리시어엄히꾸짖으신다.처음엔가벼운소리에도가슴이마구떨렸지만,자주듣다보니익숙해져그속에담긴꾸짖음의강도도금세파악하게되었다.
---p.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