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로그인

너에게로 로그인

$14.50
Description
‘10대’가 삶의 베타 테스트라면,
어떤 모드의 인생을 선택해야 할까?
지금, 눈앞에 어쩐지 수상쩍어 보이는 컴퓨터가 놓여 있다. 이 컴퓨터의 전원을 누를 것인가? 아니면 누르지 않을 것인가? 《너에게로 로그인》은 이 수상쩍은 컴퓨터의 전원을 켜면서 시작된다. 독자들은 부팅과 함께 인공 지능 시스템 가이아가 만들어 낸 새로운 운영체제 속으로 초대당하고, 예상치 못한 변수와 오류의 화신 같은 등장인물들과 마주치게 된다. 자신이 안드로이드 로봇인 줄도 모르는 ‘나’, 심심풀이를 위해 친구들을 아바타처럼 이용하는 ‘나’, 면 대 면 관계가 두려워 완벽한 인공 지능으로 이상형을 만들어 내려다가 예상치 못하게 차이는 ‘나’, 앱을 이용해 친구에게 보복했다가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마저 실패하는 ‘나’ 등등…….
비룡소 블루픽션상 수상자인 최현주 작가의 SF 청소년 앤솔로지 《너에게로 로그인》은 사이버 불링, 사행성 도박, 데이트 폭력, 학교 폭력, 차별 등 지금 우리 청소년들이 맞닥뜨린 사회 문제들을 뼈아프게 그려 내고 있다. 인공 지능의 시선에서 바라보자면, 이 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이 ‘오류’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일의 생존기》, 《용기의 쓸모》(공저) 등 청소년들이 마주해야 할 사회 문제들을 스토리텔링으로 꾸준히 풀어온 작가는 이 아이들을 차가운 시선으로 내치지 않는다. 매 이야기 속에서 ‘나’는 계속해서 잘못된 선택과 실수를 반복하지만, 실수한 뒤에 후회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때로는 아픈 사람을 위로하고, 또는 위로받는다.
10대 때는 경험치가 부족한 만큼, 미숙한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에 실수해도 용서받을 수 있다. 마음속에 저장시켜 끝없이 반복하지 않는다면, 문제 될 것은 없다. 같은 실수를 피해간다면, 그 오류는 빅데이터의 일부가 되었다고 볼 수 있을 테니까. 실수를 반복하느냐, 반복하지 않느냐’는 스스로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 인생을 게임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라면, 난이도 설정은 플레이어의 몫이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라는 모드를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어쩌면 10대는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베타 테스트일지도 모른다. 이 시기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너에게로 로그인》이라는 ‘오류 공략집’을 통해 청소년들이 앞으로의 인생을 ‘이지 모드’로 플레이할 수 있길 바라 본다.

저자

최현주

저자:최현주
아이들에게는각자의방식으로자신을치유할힘이있다고믿으며,그희망의근거를찾아기록하는이야기꾼이되길꿈꿉니다.비룡소블루픽션상을수상했고청소년소설집《지구아이》와《내일의생존기》,청소년앤솔러지《용기의쓸모》(공저),장편동화《우리들의밸런스게임》을출간했습니다.전자책으로는장르소설인《유리섬》과《가면놀이》가있습니다.

목차


프롤로그

전원을켜시겠습니까?
불필요한항목이검색되었습니다
오류로인해재시작합니다
새메일이도착했습니다
아바타가감염되었습니다
프리백신을실행하시겠습니까
안전모드진입에실패했습니다
초기화하시겠습니까?
초기화진행중……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SF로그려내는자아탐색

인생이라는게임에참여한플레이어(player)들은모두자기삶의주인공이다.불안한미래앞에혼란스러운시기를보내는10대들역시마찬가지다.아니,오히려10대야말로그누구보다‘주인공’으로서치열하게살아가는중일것이다.10대란매순간레벨업(levelup)이요구되는시기니까말이다.이시기,청소년들은함께플레이중인사람들과의관계와그안에서내가선택한역할등에따라자신만의모습,즉‘정체성’을형성해나간다.인공지능이존재하는세상에서,자신이인간이라고굳게믿었던새나(〈전원을켜시겠습니까〉)처럼말이다.

“나는인간이지만이세상에존재해야할이유가하나도없었다.”(p.20)

인공지능이지만주변의변화때문에혼란을주체하지못하고방황하는새나의모습은인간보다더인간적이다.여기에는자신의정체성을탐색하는10대청소년의감정이고스란히담겨있다.‘알고보니나와주위친구들모두안드로이드였다’는설정은자아탐색중인10대청소년의혼란스러운심리를한번더뒤집어보임으로써,독자들에게신선한충격을준다.
어른이되어기준이‘나’에서‘세계라는맵(map)’으로바뀌는순간,우리는스스로가화면위에서픽셀(pixcel)단위의작은도트(dot)로이루어진캐릭터에불과하다는사실을깨달을수있다.나를주인공으로만드는서사는오로지내인생에만적용될뿐이다.그러므로중요한것은주인공이냐아니냐가아니라,‘어떤나’를선택해플레이(play)할것인지다.

하드모드로보여주는사회문제들

선택에따라미래는수백,수천가지로갈라질수있다.만약지금의나와다른선택을한다면,‘또다른나’는어떤엔딩을맞이하게될까?《너에게로로그인》은‘잘못된선택’을했을때감당해야할결말이무엇인지상냥하게귀띔해준다.사행성도박을조장하는나(〈아바타가감염되었습니다〉)에게당하는1,2,3호를보여주면서말이다.

“1,2,3호는결국다른곳으로전학을가게되었다.게임머니이자를받아내겠다며다른아이들을괴롭혔기때문이다.그들은내게연락을취하려고애썼지만,나는콧방귀만뀌었다.나를몇달간즐겁게해준것으로그들은이미쓸모를다했기때문이다.”(p.100)

SNS의영향으로각종범죄에청소년들이너무나쉽게노출되는요즘,아이들은한순간의실수로인해악몽같은엔딩을맞이하게될수도있다.신체적·정서적·도덕적·사회적감수성이예민한청소년기에는주변환경의영향을받기가매우쉽기때문이다.하지만‘아이들에게는각자의방식으로치유할힘이있다’고믿는작가는10대청소년을연약한존재로만바라보지않는다.‘애들은몰라도되는일’은존재하지않는다고강조하며,아이들이모르고당하지않도록사회전반의현상과문제들을제대로인지하게끔도와야한다고이야기한다.
《너에게로로그인》에서다루는사이버불링,가정내차별과폭력,데이트폭력등은모두현재무시할수없는사회문제들이다.그렇지만작가는교훈을전달하겠다는계몽의식에지배당해직접적으로문제를지적하지는않는다.다만잘못된선택이가져오는결과를독자들이직접목격하게만든다.

“나는내존재자체를사랑해주는사람을찾을거야.내이상형은주변에신경안쓰고나만보는사람이야.그러니까네이상형데이터는이제삭제할거야.아까걔는그캐릭터를남기고싶어하니까,네가선택하면받아줄거야.이제됐지?우리제발좋게헤어지자.안전하게말이야.”(p.125).

더불어SF라는장르에힘입어천연덕스럽게‘근미래의어느시점이야기’임을짐작하게만드는구성은학교폭력이나청소년자살등심각한이야기들도거부감없이받아들일수있게해준다.

그럼에도불구하고고개를내미는희망의얼굴

《너에게로로그인》에는잘못된선택으로인한안타까운엔딩이다수등장하지만,작가는희망의자리역시우리곁에마련되어있다는메시지를놓치지않는다.

화장된아이는까맣게타버린은행나무밑동에뿌려졌다.수림은시간이날때마다그곳을찾아가노랑달맞이꽃을놓아주었다.
“이꽃말처럼널기다릴게.”
세찬소나기가내리고난후,메말랐던나무밑동에서어느새파릇파릇한새싹이돋아났다.

죽은것처럼보일만큼메마른나무밑동에서돋아난새싹은더푸르고소중하다.책속의캐릭터들이겪은오류를통해우리의독자들이같은실수를저지르지않을계기를얻는다면,이책은그역할을충분히다했다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