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자가 매일 집에 온다 : 치매 환자 시점 에세이, 내가 설 자리가 사라졌다!

낯선 여자가 매일 집에 온다 : 치매 환자 시점 에세이, 내가 설 자리가 사라졌다!

$16.00
Description
치매 환자 눈으로 바라본 리얼한 일상
“내가 설 자리가 사라졌다!”
저자인 며느리가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입장이 되어 써내려간 ‘치매 환자 1인칭 시점’ 에세이. 주인공(나)이 며느리(너)에게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치매 환자 눈에 비친 세상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망상과 환시, 환청에 시달리는 주인공은 주변에 온통 나쁜 사람들뿐이라 괴롭다. ‘나’의 부엌을 빼앗은 요양보호사, 로봇으로 변해 바람을 피우는 남편, 거짓말쟁이 의사, 내 말을 믿어주지 않는 며느리 등. 이처럼 자신의 병을 부정하던 주인공이 차츰 변화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 블랙 코미디처럼 펼쳐진다.

이 책은 치매 환자의 고독과 불안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동시에, 다정했던 부모님 모습을 떠올리며 다시 함께 걸어갈 힘을 전해준다. “치매에 걸리면 어떤 일이 생길까”라는 막연한 두려움과 “치매 환자와 어떻게 지낼 것인가”라는 고민에 답하는 책. 아울러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체계화된 지역포괄케어 시스템에 대해서도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

무라이리코

번역가·에세이스트.1970년일본시즈오카현출생.비와호호숫가에서남편,쌍둥이아들,반려견하리와함께살면서잡지,웹사이트,신문등에글을연재하고있다.저서로『오빠가죽었다』와『전원악인(全員惡人)』을비롯해『가족』,『무라이씨네생활』,『개에도지지않고』,『개(네)가있으니까』,『무라이씨네모둠구이』,『부시망언록』,『갱년기장애인줄알았는데중병이었던이야기』등이있으며,역서로타라웨스트오버의『배움의발견』,캐슬린플린의『생선수업』,『요리가자연스러워지는쿠킹클래스』,토머스트웨이츠의『토스터프로젝트』,『염소가된인간』,미셸맥나마라의『어둠속으로사라진골든스테이트킬러』등이있다.

목차

추천사

프롤로그―따스한봄

1장너는나쁜사람―이듬해상쾌한가을
2장파파몬은나쁜사람―섣달
3장흰옷입은여자는나쁜사람―새봄
4장남편은나쁜사람―늦겨울
5장수도수리공은나쁜사람―이른봄
6장생선장수는나쁜사람―초여름
7장나는나쁜사람―한여름
8장모두나쁜사람―메모

에필로그―늦여름

저자후기
한국독자들에게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치매에걸린나’의관점에서써내려간가족드라마
어쩌면우리자신의이야기!

우리나라는2017년고령사회(전체인구가운데65세이상인구가14%이상)에접어든이후빠르게초고령사회(20%이상)로향하고있다.노인인구증가와함께치매환자수도매년늘어나65세이상치매환자는약88만명(2021년기준)으로,65세이상고령자10명중1명이치매를앓는실정이다.

이런현실을반영하듯치매환자를‘간병하는’가족이나전문가입장에서쓴작품이적지않다.그러나환자본인이기록을남기기어려운병의특성상당사자의생각을담아낸작품은드물다.한데이책에는바로그‘간병을받는측’의입장이가감없이드러나있다.이것은저자인며느리가치매환자인시어머니를단순히돌보는데그치지않고그입장에서서이해하려고노력한결과로,우리가그동안알지못해힘들었던치매환자의속마음을투명하게보여준다.

늙는다는건생각보다훨씬복잡하고처량하며절망적인상황이다.그런가운데심란한감정을품지않고필요한사항을준비하며이성적으로수속을밟아나갈수있는사람은아마도나겠지.이는‘가족이기때문’이라기보다인생선배에대한경의에가까운감정이라고생각한다.앞으로도계속그들의가장든든한아군이고싶다.
_p.189〈저자후기〉중에서

한편저자가‘나’라는주인공이되어이끌어가는‘소설같은에세이’형식을취했는데,책장을넘기다보면직접현장속에가있는듯‘실화’의생생함이전해진다.그리하여치매당사자의엉뚱한행동에공감과연민을느끼고,우리자신이진짜현실에서마주할치매환자를이해하는원동력을얻는다.이는저자의과감하리만큼솔직한표현과거침없는필력에기인한것이다.

“치매라는병을미리알고잘돌보기위해”
대한민국100대명의,치매전문가이은아박사강력추천!

이책의원제목은‘ZENINAKUNIN(全員惡人)’,직역하면‘모두나쁜사람’.저자무라이리코는일본의인기번역가겸에세이스트로치매전문가는아니다.하지만앞서발표한『오빠가죽었다』란‘고독사유가족에세이’에서도잘보여주었듯사람심리를꿰뚫는데능하다.『낯선여자가매일집에온다』에서는그누구보다밀접하게일상을공유한시어머니의보호자로서,가족들을힘들게하는원인을찾아나선다.그시작은“치매환자눈에세상은어떻게보일까?”라는질문에서비롯된다.이처럼상대를알면이해하게되고,그러면화도덜내게되리라는희망의끈을놓지않는다.

지역포괄지원센터의한남자직원이이렇게말했다.
“치매는말이죠,사랑하는사람을공격하는병이에요.전부병이시키는거죠.”
이말이지금의나를움직이게한다.
_p.189〈저자후기〉중에서

이같은저자의태도는치매전문가들이권하는접근방식과도닮아있다.국내저명한치매전문가이은아박사(해븐리병원장)는예비치매환자와보호자들,또관계자들에게이책을강력추천한다.

이책을읽어가며가슴속에서까닭모를일렁임이느껴졌습니다.바로제가수많은분들을진료하면서전했던,“세상을치매환자의눈으로바라봐주세요”란말그대로주인공치매환자가바라본세상이고스란히담겨있었기때문입니다.이책은고령사회를살아가는우리가반드시읽어야할필독서입니다.일반인들이치매에미리대비하기에도좋고,치매환자를돌보는가족이나전문시설종사자들,의료진들에게도환자를이해하는데많은도움이되리라확신합니다.
_p.6~7이은아,〈추천사〉중에서

책속에서

나에게는설자리가없다.여자가오면내가설자리가없다.방해물취급을받으니까어쩔수없다.쓸모가없다고,능력이없다고넌지시말했으니까.낯선여자가집에들이닥쳐내가이제껏소중히사용해온,깨끗이쓸고닦아온부엌을마음대로주무르다니.이것은굴욕일뿐이다.
---pp.19~20

너에게한번물어본적이있다.“매일교대로우리집에오는그여자들,대체뭐야?”그러자너는“어머님,그사람들은아버님과어머님의생활을도와드리는분들이에요.간병프로죠”라고하던데,나는집안일프로거든?
나는벌써60년이나주부일을훌륭히수행해왔다.
---p.30

분명아는길을걷고있었는데그곳이어디인지알수없어져,꺾고싶지도않은모퉁이에서꺾어버린다.그러면눈깜짝할사이에내가지금어디있는지모르게된다.하늘을올려다봐도표식으로삼을건없다.평소현관에서보이던하늘이어디있는지모르겠다.어느세계에도속하지못하는나는그야말로유령이다.
---p.51

이런노부부와사이좋게지내봤자이득은손톱만큼도없다.그렇다고남편의훌륭한인생이부정당한건아니다.인생의가치는얼마나사랑했느냐,그리고얼마나사랑받았느냐로결정되기때문이다.나는진심으로남편을사랑한다.그걸로분명충분하다.
---p.94

너는나에게도거침없이말을툭툭던진다.얼굴만보면“약은드셨어요?”하고묻는다.진절머리가난다.
“패치라면매일꼬박꼬박달력에붙이고있어.”
이렇게대답하자,너는웃으며말했다.
“아유,어머님,패치는어머님몸에붙이셔야죠.”
---p.156

노을이붉어서아름다운데도그빨간색이나를괴롭히는나날이이어졌다.
침대위의빨간펜은누구것이었을까.왜베개위치가바뀌는걸까.생각하면할수록이상하고화가난다.가족에게말해봐야웃으며얼버무릴뿐.아무도나를믿어주지않는다는사실을깨닫자,살아있는것자체가싫어졌다.
---p.162

앞으로는지역포괄지원센터사람이나도우미나아들부부에게도움을받으면된다.무리는하지않을것이다.너무애쓰지도않을것이다.의지하는건부끄러운일이아니다.
---p.172

불편함은있지만전괜찮아요.이행복한나날이영원히이어지기를.
---「에필로그」중에서

늙는다는건생각보다훨씬복잡하고처량하며절망적인상황이다.그런가운데심란한감정을품지않고필요한사항을준비하며이성적으로수속을밟아나갈수있는사람은아마도나겠지.이는‘가족이기때문’이라기보다인생선배에대한경의에가까운감정이라고생각한다.앞으로도계속그들의가장든든한아군이고싶다.
---「저자후기」중에서

괴로운상황속에서도잠깐멈춰서서,그거친태도뒤에는이유가있다고생각해준다면언쟁의대부분을사전에방지할수있을것입니다.용서가안된다고생각될때,진심으로슬퍼질때는다정했던부모님모습을떠올리며다시앞을향해함께걸어주세요.
---「한국독자들에게」중에서

어떤상황이나사건에서당사자의입장을온전히느끼는건불가능한일이지만,이렇게‘나’와‘너’의입장을맞바꾸어책을한권써나가는여정을통해저자는그전과는완전히다른각도에서당사자를이해하게되었으리라.“힘내”라는말보다“당신의절망과괴로움을이해하기위해노력하겠다”라는말이당사자에게는훨씬큰위로가되지않을까.나에게는이책이그런노력을하겠다는다짐으로느껴졌다.
---「옮긴이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