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
저자:정종화 한국영화사연구자이자한국영상자료원학예연구팀장.중앙대학교첨단영상대학원에서<조선무성영화스타일의역사적연구>(2012)로박사학위를받았고,동대학원겸임교수로한국영화사를강의하고있다.주요저서로《韓映100年史―その誕生からグロバル展開まで》(2017),《한국근대영화사:1892년에서1945년까지》(공저,2019),《조선영화라는근대:식민지와제국의영화교섭史》(2020)등이있다.
발간사책머리에에필로그_한국영화,모방과창작사이에서길을찾다일본영화라는대상한국영화는왜일본영화를표절했을까·일본시나리오는어떻게베꼈을까영화적표절과번안의양식이책의구성1부일본영화시나리오표절문제와한국영화계1장‘시나리오파동’과한국영화2장일본영화시나리오표절의경과1958~1959년:표절의첫공론화<잃어버린청춘>으로드러난일본영화시나리오표절│‘몰염치한각본가군’논쟁│<오!내고향>모작논쟁1962~1964년:표절의성행과당국의혼선일본영화에대한관심고조│청춘영화장르의유행과표절1965년이후:당국의표절규제와음성화3장일본영화시나리오라는레퍼런스2부충무로의새로운장르,청춘영화4장1960년대중후반청춘영화장르의역사적고찰일본영화시나리오표절과한국식청춘영화의탄생‘번안청춘영화’라는역사적규정5장표절의콘텍스트와청춘영화의작법:<가정교사>와<청춘교실>의제작사례두가지방향의제작과정일본영화<햇빛비치는언덕길>시나리오를베낀<가정교사><청춘교실>과<그녀석과나>의차이‘빌려온현실’의역할과한계6장일본영화<진흙투성이의순정>과한국영화<맨발의청춘>의관계성일본영화의표절과번안사이표절과번안혹은똑같은것과달라진것시나리오:베낀것그리고바꾼것│영화화:달라진것들<맨발의청춘>이만든효과7장한일영화<폭풍의사나이>와<폭풍우를부르는사나이>의장르성비교<폭풍의사나이>의기획과제작과정장르적다성성과흥행전략번안청춘영화의마지막양상3부표절과번안사이,리메이크의양상8장1960년대한국영화계와일본대일유화국면과영화계서울에서개최된두번의아시아영화제9장<명동에밤이오면>과<여자가계단을오를때>비교:멜로드라마의화법<명동에밤이오면>의검열과표절문제표절과번안혹은똑같은것과달라진것시나리오:베낀것그리고바꾼것│영화화:달라진것들일본이야기로만든한국식멜로드라마10장동명의한일영화<아내는고백한다>비교:장르성과미학<아내는고백한다>리메이크과정표절과번안혹은똑같은것과달라진것시나리오:베낀것그리고바꾼것│영화화:달라진것들멜로드라마와작가주의미학사이11장<춘몽>과<백일몽>의비교:예술적실험과모방<백일몽>의비공식적리메이크,<춘몽>의제작과정<백일몽>과<춘몽>의장면분석도입부:성적상징과환상부로의진입│환상부:환상적현실공간VS표현주의적공간│결말부:현실로이어진환상한일영화의미학적성취에필로그_1960년대표절과번안,그리고재창작275부록1_1959년일본영화시나리오표절논쟁2_표절영화후속비판주석초출일람참고문헌찾아보기
1960년대에작동한표절과번안의양식1960년대를한국영화의산업적·미학적중흥기로부를수있다면,그르네상스의성분에는표절과번안이라는필터로걸러진독특한요소들이포함되었다.이책에서산업적맥락과텍스트를가로지르며분석하고추출해내는장르성과창작성같은부분이다.이는필자가제시한‘영화적표절과번안의양식ModeofCinematicPlagiarismandAdaptation’이라는관점으로,당시정부와산업이암묵적으로동의했던표현에의하면‘화면변형’으로설명된다.1960년대한국영화는시나리오차원의‘번안적표절’과,장면촬영부터영화음악에이르는연출차원에서의‘번안적창작’이합쳐진결과물이다.이에따라대사와지문,스토리와플롯,등장인물의구도는거의유사하게가져오지만,시청각적연출을거친영화의장면은달라지고,결과적으로영화의정서나주제의식,더나아가장르의결까지달라진다.이것이1960년대한국영화에서작동된표절과번안의양식이다.‘한국의오리지널리티’,한국영화의재창작이책은영화사의거시적기술에는드러나지않는비공식적역사를발굴하여한국영화사연구의지평을확장하는책이다.내셔널영화사의기술범위에잘포착되지않는영역,즉일국주의적영화사서술이라는성긴그물망에서빠져나가고마는부분이이책의주제이다.해당영화들은일본영화시나리오의원본성을탈피하지못하지만,그렇다고한국영화가아니라고말할수는없는표절과번안사이의영화들은소극적으로는한국적상황으로덧칠되어그려졌고,적극적으로는영화제작의여러영역에서한국영화만의것으로창작되었다.배우의연기부터미술,음악까지감독의시청각적연출은한국영화로재창작re-creation하는과정이었다.책속에서이렇게일본영화의시나리오를확보한제작자는흥행이될시나리오를골라일본어역시능숙했을시나리오작가를호텔이나여관에투숙시켜신속하게‘베끼는작업’을진행시켰다.공개적으로일본시나리오를번역해서쌓아둔작가들은통상적인시나리오비용의5분의1수준에시나리오를넘겼기때문에,제작자입장에서는원작료는물론이고각본료까지절감한셈이었다.-23쪽<로맨스그레이>(신상옥),<고려장>(김기영),<돌아오지않는해병>(이만희),<김약국의딸들>(유현목),<혈맥>(김수용)등의수작이나온이해연말기사에는“사극물이나원작물이줄어들고오리지널의영화화가많았다는인상을겉으로는내주었지만이오리지널이라는것이대부분표절작품”이라는지적이반복된다.-59쪽당시비현실적무국적성에대해집중적으로비판받았던청춘영화는바로일본영화에서모방한판타지적요소때문에청년관객들의지지를받고장르사이클을가동시킬수있었다.이처럼선행연구들은일본영화에대한표절과모방을언급하긴해도,서구청춘문화의재현을한국청춘영화텍스트로수용하는과정에서일본영화시나리오라는중역과정이존재했다는사실을구체화하지는않았다.1960년대청춘영화를견인한스타,배우신성일의이미지를분석한강성률(2017)역시“도시공간을배경으로하면서젊은이들의좌절과분노를새로운영상감각으로담은영화”로청춘영화의장르성을규정한후,당대의자료를원용해“신성일은한국의제임스딘”,“청춘의우상”,“고독한인상의반항아”였고,이는1960년대대중의욕망을투영해낸것이라적는다.-80쪽“새롭게,뭐든지새롭게가자”가감독과제작진의모토였던<맨발의청춘>은당대한국영화계의새로운흥행판도를개척했다.청춘영화장르는1960년대중반한국영화가청년관객을두고외국영화와경쟁해볼수있는새로운전략을고민하고찾아낸해답이었다.이영화로일약스타로등극한신성일·엄앵란콤비는관객의세대교체를이룬주역이었다.청춘영화이전의주류영화관객은멜로드라마와배우최은희의팬인“고무신짝이라불리는40대의중년여성층”이었다면,신성일·엄앵란이라는두청춘스타가20대여성층의절대적지지를받으며관객연령까지젊어진것이다.-141쪽왜한국영화에서는매니저고와금자의관계를삭제했을까.사실이것은금자의캐릭터에관한윤색이기도하다.최지희가분한금자가오사장을유혹하고가까워지는등마담으로성공하기위해거침없이행동하는역할이긴하지만,당시한국사회에서그정도까지복잡한남녀관계를용인하기는힘들었을것이다.영화의절정부에서마스터고마쓰/고가마담게이코/정애에게사랑을고백하는장면도톤이달라진다.<명동>과달리<여자>에서는고마쓰가금방멈추긴하지만강제로게이코를탐하려고하는데,이는모작의고보다원작의고마쓰가게이코에대한열정과욕망이더깊은인물로묘사되는것이다.-196쪽마스무라의일본영화가유현목의한국영화와결정적인차이를보이는지점은인물들이공간속에갇힌것처럼,달리말하면폐쇄적으로연출된다는점이다.예컨대,일본식식당공간인방에서약혼녀리에가고다와맥주를마시는장면이그렇다.인물들을타이트하게잡은후서로가시선을피하며말하는모습을연출해미묘한긴장감을발생시킨다.아야코가제약회사로고다를찾아갔다가사람들의시선이부담스러워자리를옮긴다방장면도인상적이다.-238쪽변인식은1965년작청춘영화<가슴을펴라>(전응주)를비평하면서표절전사로운을뗀것이다.그는한국영화사적으로보아청춘영화의효시는,일본작품의복사판이라서실격인유두연의<조춘>(1959)이아니라이성구의<젊은표정>(1960)이나이형표의<아름다운수의>(1962)라고기록한다.각각김지헌의오리지널시나리오와『서울신문』현상공모당선작인신희수의소설을영화화한청춘물이다.-2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