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 끝내 감지 않은 눈 - KO3FA 영화비평총서 2

살인의 추억 : 끝내 감지 않은 눈 - KO3FA 영화비평총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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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누가 강간범이고, 누가 오빠일까”
‘눈을 뜨고’ 죽은 여성의 관점에서
한국영화사의 대표작 한 편을 아카이브와 역사의 관점하에 비평적 해석으로 집중 탐문하는 KOFA 영화비평총서의 두 번째 권. 엔딩의 박두만(송강호)은 무엇을 응시하는가!
저자는 이 책을 쓸 때 인터넷 창에 범인의 얼굴을 띄워 두고 멍하니 들여다보곤 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눈을 감지 못한 채 죽은 희생자들이 마지막까지 응시한 얼굴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실화의 그림자를 떨쳐 낸 한 편의 허구로 새롭게 읽어 내겠다, 한국식 스릴러로서 봉준호가 성취한 독창적인 미학의 활기를 재발견하리라. 그러나 영화를 다시 보고, 장면들을 거듭 떠올리며 글을 쓰는 동안, 어쩔 도리 없이 깨달은 바는 따로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이 영화에 대한 모순된 심정이었다. 불편해하면서도 넋 놓고 감탄했고, 킥킥대면서도 울렁대는 속을 마주했고, 서스펜스에 사로잡히면서도 진저리 친. 영화의 모진 자문에는 뼈저린 자극을 받았으나, 비애감에는 종종 마음이 닫혔다고 한다. 한국 사회를 사는 여성 평자로서 느낀 분열이었을까...라고 저자는 한 발 물러서지만, 이 자타공인 “올해의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최다관객상, 최우수작품상, 신인감독상, 조명상, 인기상…”에 빛나는 한국영화를 보며 복잡한 마음이 들었던 이유는 왜일까?

저자

남다은

저자:남다은
2004년《씨네21》영화평론상으로데뷔한이래,영화에대해글을쓰고,이야기하고,가끔심사하는일을한다.2018년부터5년간영화비평지《필로》에서고정필진으로활동했고,현재《씨네21》에‘남다은평론가의리코더’를연재중이다.비평집《감정과욕망의시간:영화를살다》가있다.

목차


발간사
서문

1장―종결될수없는사건
사라진범인
영화보다부조리한현실
회색지대의리얼리즘
한국사회의수렁에빠진장르
‘봉준호’라는현상

2장―‘농촌스릴러’의결기
한국식범죄드라마의탄생
범인보다어두운시대
실패가불러낸질문
침묵하는여성

3장―죽음의장소에서유희하는남성성
마주보는두소년
수치심을모르는놀이
굴러떨어지는남자들
냉혹한자학,우스갯소리의송곳니
대답없는퀴즈
자기를보지못하는얼굴
‘본자’의말로
자멸하는남성성
‘부실한’남성성의운명

4장―눈을뜬여성들
살아남은여자
죽음의서스펜스
끝까지뜬눈

5장―‘평범한’남성성의얼굴
1986년과2003년사이
평범한얼굴,뼈저린자기인식


참고문헌
크레디트

출판사 서평

“누가강간범이고,누가오빠일까”

‘눈을뜨고’죽은여성의관점에서
한국영화사의대표작한편을아카이브와역사의관점하에비평적해석으로집중탐문하는KOFA영화비평총서의두번째권.엔딩의박두만(송강호)은무엇을응시하는가!
저자는이책을쓸때인터넷창에범인의얼굴을띄워두고멍하니들여다보곤했다고한다.영화속에서눈을감지못한채죽은희생자들이마지막까지응시한얼굴이라는생각때문이었을까.실화의그림자를떨쳐낸한편의허구로새롭게읽어내겠다,한국식스릴러로서봉준호가성취한독창적인미학의활기를재발견하리라.그러나영화를다시보고,장면들을거듭떠올리며글을쓰는동안,어쩔도리없이깨달은바는따로있었다고한다.그것은이영화에대한모순된심정이었다.불편해하면서도넋놓고감탄했고,킥킥대면서도울렁대는속을마주했고,서스펜스에사로잡히면서도진저리친.영화의모진자문에는뼈저린자극을받았으나,비애감에는종종마음이닫혔다고한다.한국사회를사는여성평자로서느낀분열이었을까...라고저자는한발물러서지만,이자타공인“올해의감독상,각본상,남우주연상,남우조연상,촬영상,편집상,최다관객상,최우수작품상,신인감독상,조명상,인기상…”에빛나는한국영화를보며복잡한마음이들었던이유는왜일까?

하염없이범인을찾아헤매는남성성의세계
뛰어난만듦새와정치성을지닌작품답게,이영화는개봉직후부터지금까지다양한쟁점을낳고있다.평자들은묻는다.범죄스릴러가한국사회와만나장르의쾌락을무너뜨린게아니라,더원초적이고강력한‘체념’의쾌감에복무하게만드는건아닐까.사건의기반인가부장제구조를지우고침묵하는여성시체에1980년대한국사회라는역사적맥락을채워넣은“왜곡된남성무용담”은아닌가.여성의시신은널려있지만,여성의언어는부재하지않는가.봉준호는서투른해결보다모든걸다드러내서세계자체가미쳐있다는것을싸늘하게말하는방식을택한것일까.저자는<살인의추억>을둘러싼기존의다양한논의를정리하는한편때로그견해들에의문을제기하며이영화에서새롭게발견한성취를주목한다.<살인의추억>이날카롭게주시하는방향은여성을구하지못한남성의죄의식이아니라,구할수‘없는’남성성의모순과궁지라고.영화결말속스크린바깥을응시하는송강호얼굴클로즈업은회한이나후회,공포나불안의감정보다무지로살아남은남성성의힘으로진동한다고.에필로그속소녀가언급한얼굴의'평범함'은가부장제에서소위'정상적'으로여겨지는남성성일반을겨냥하며,영화속형사들과어딘가에존재할범인모두를포괄하는게아니냐고.이보다매서운자기인식이어디있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