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추리소설같은세계문학탄생담
수메르문명부터아즈텍문명,중세신비주의부터포스트모던메타픽션….댐로쉬는잘모르는타국을직접여행하며새롭고낯선것을발견하고배우는탐험가와같다.그렇게새로발견한작품들이어떤맥락에서만들어졌고어떤경로를통해원천문화의경계를넘어다른문화로전파되고수용되었는지소상하게밝힌다.그과정에서어떤문제들이불거지는지,가령번역과편집과정에서누락되고축소되고왜곡된것은없는지흥미진진하게추적한다.풍부한사례와통찰력있는분석으로가득한이책은,구체적인작품들이시공간을넘어다른문화권에서어떻게오독misreading되고,재해석되며,살아남는지를한편의추리소설처럼긴장감넘치는구성으로풀어낸다.
독자를위한세계문학론해설
댐로쉬의다른저작《세계문학읽기》와《80권의세계일주》가세계문학의확장판과보급판이라면,이책《세계문학이란무엇인가》는세계문학의이론적토대에해당한다.이책을출간한이후댐로쉬의세계문학론은더욱넓어지고깊어졌다.수천년에걸친전세계문학작품과수백년세계문학이론을넘나드는댐로쉬의현란한여정을군더더기없는한국어문장으로안착시킨역자의논문분량<해설>도이책의매력포인트이다.역자는댐로쉬의세계문학론을3가지로해설한다.
첫째,세계문학은국민문학의“타원형굴절”이다.다르게말하면,세계문학은원천문화와수용문화가함께만들어가는일종의타원형공간이다.
둘째,세계문학은번역으로이득을얻는글쓰기다.작품이탁월해도번역과수용이어렵다면세계문학으로유통되기어렵다.
셋째,세계문학은읽기의방식이다.댐로쉬의세계문학은문학권력자들이지배하는구조도,작가들이구축하는관계망도아니다.그것은독자의독서경험속에서개별적으로생성되는작품들의네트워크다.
추천사
“세계문학을둘러싼모든논쟁의기준점.”_알렉산더비크로프트(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
“놀라운이론적통찰력과함께,고대부터현대에이르는방대한문학작품들을정밀하게읽어내는눈부신능력.세계문학을논할때결코우회할수없는이정표.”_프레드릭제임슨(듀크대학교)
“세계문학담론에신선한활력을불어넣는걸작.자칫추상적이고거대담론으로흐르기쉬운세계문학이론을,구체적인문학텍스트의유통과번역이라는현실적지평위로우아하게착륙시켰다.”_하지자할시하드(비교문학평론가)
“쐐기문자에서상형문자까지,저지독일어에서나우아틀어까지,수천년의시간과12개언어를넘나드는놀라운여정.”_와이치디목(예일대학교)
“탁월한지성,방대한문학적·역사적지식,겸손함…폭넓은지식에경탄할수밖에없다.쐐기문자조각,이집트상형문자,중세독일여성신비주의자,잉카연대기,카프카번역본,현대원주민저항문학까지…언어학적안목과균형감각,박식함이빛난다.”_블라드고지치(캘리포니아대학교산타크루즈)
책속에서
그러나괴테는결코다문화주의자가아니었다.서유럽이우월한세계라는사실에는변함이없었다.또한,고대그리스-로마시대는그가항상참조한가장중요한시대였다.에커만에게세계문학의시대를앞당기라고말하고나서,괴테는곧바로한가지단서또는조건을덧붙인다.-46쪽
고대석판을깨끗하게닦아아주작은쐐기모양의패턴을면밀하게들여다보는일을일생의업으로삼은학자에게,선명한시야와정확한도수의안경은핵심도구이다.반대로먼지는가장큰적이다.그러나먼지는중동어디에나있었고,스미스가보기에명백하게문화적가치를가진것이었다.스미르나로향하는그의“아시아인”선원들은“과도하게종교적이고지독하게더러운”(24)사람들이었고,목욕탕은“이루말할수없이불결한상태”(96)였다.-126쪽
미국은문학전통이비교적짧기때문에미국인들은교육과자기계발요소로세계문학을특별히중시해왔다.출판사,학교,도서관은이러한요구를충족하기위해노력했고,그과정에서세계문학의정전을만들고보강해왔다.구세계에서세계전체라는큰그림으로초점이바뀌는현상황을추적할때중요한것은,유럽에기반을둔과거의정전이어떤목적에봉사했는지이해하는것이다.-230쪽
괴테가세르비아와중국의작품을읽을때와마찬가지로,이집트시는오늘날비슷함,비슷하지않음,그리고우리세계와비슷하지만비슷하지않은가변적관계라는세가지차원에서작동한다.그러나이시가이해하기가쉬운데도일부번역가들은이시를이보다훨씬더직접적으로만들려는유혹을떨쳐내지못했다.그래서이시에서가장구체적인문화요소인아문(“아문이살아계시니나는당신에게로갑니다”)에대한언급을삭제하기까지한다.-304쪽
모더니즘적카프카와포스트모더니즘적카프카사이에서일종의타협점을찾는번역이있을수있다.카프카가팔레스타인으로이주하는환상을실행에옮겼고,그변화로인해그의폐가더좋아졌다고가정해보자.말년에친구발터벤야민(그가좋아했을논쟁을하라고그를텔아비브에무사히데려갈수도있다)의거듭된재촉에떠밀려미완성인《성》의초고를마침내출판하기로했다고가정해보자.-391쪽
《하자르사전》은보기보다훨씬더역사적이고환상적인특성은훨씬덜한것으로드러나면서논란에휩싸인다.동시대의현실과밀접하게연관된《하자르사전》은격렬한유고슬라비아내전으로이어진불확실성의시대에적극적이고논쟁적으로문화논쟁에개입한작품이다.몰랐던것을알게되었으니이책을과연어떻게읽어야할까,아니면계속읽어야할까?하이퍼픽션으로의낭만적도피로광고되는이책이‘인종청소를위한쾌활한변명’이라고소개되었다면당연히독자들의관심을끌지못했을것이다.-52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