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유리잔에서 자라는 고구마 (윤영규 시집)

투명 유리잔에서 자라는 고구마 (윤영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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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자연과 자아, 사물과 사람의 사중주
윤영규 시인의 첫 번째 시집 『투명 유리잔에서 자라는 고구마』가 시인수첩 기획 시인선 02 번째로 출간되었다. 윤영규 시인은 2014년 17회 공무원 문예대전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하였다. 당선작인 「푸른 감자」는 햇빛에 노출되어 솔라닌이라는 독소가 생긴 것으로 먹을 수 없는 쪼그라지고 푸르게 변한 감자를 보고 씨눈을 지키는 ‘모성’이라고 시화(詩化)했는데, 심사위원으로부터 “발상의 신선함과 인생론적 진실애”가 보인다는 호평을 받았다. 윤영규 시인은 이 시집의 특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연의 기운이며 생명의 근원인 “초록”을 바탕으로 무기력해지는 자아의 내면을 다지고, 우리 사유의 고정성에서 연유하는 사물의 부동성을 해체하여 생명을 부여하고 싶었다고. “예술은 곧 푸름이다.”라는 빅토르 위고의 말처럼 강렬한 생명의 경외를 “초록”이라는 만물의 역동성을 통하여 시문학으로 형상화하고자 했다고. 2023년 『시인수첩』 겨울호에 실릴 에세이에서 윤 시인은 “초록 황홀은 삶의 환희다”라고 강조한다. “감자의 옴팡눈에서 새싹이 움틀 때 당장 먹지 못하는 안타까움보다는 ‘생명의 비약(biophilia)’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저자

윤영규

전북고창에서태어났으며소방공무원등30여년을공공업무에봉직했다.특히119구급대원으로활동하면서경험한것을토대로소방공무원의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대한문학치료에관심을두었으며관련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다.2014년17회공무원문예대전대통령상을수상하면서치유의글쓰기에집중하고있다.hymen119@naver.com

목차

시인의말·5

1부초록황홀

투명유리잔에서자라는고구마·15
푸른감자·16
폭포·18
초록고양이·19이끼돌담·20
우후잡초(雨後雜草)·21
사려니숲·22
남도에서온나의매화氏·24
나무의중심·26
사과나무·27
나팔꽃·28
태백산고사목·30
태극기가춤추는빈집·31
못난이콩나물·32
노각·33
앵두나무환생하다·34곶감주렴·36중앙공원·3산타독·38
어떤망각·40

2부나의안부

장미의눈·43
굽이·44
의서(醫書)·46
천렵·47
나와의채팅·48
뿌리혹박테리아·50
바늘땀·52
삼식이·53
나이롱옷·54
동그라미에사는열목어·56
공갈빵·57
취음(醉吟)1·58
취음(醉吟)2·60
취음(醉吟)3·61
구멍난양말·62
축대(築臺)·64
해진혁대(革帶)를가지고있다·65
나눔을받은흔들의자·66
화전(火田)·68그늘·69
그늘·69

3부존재는생동한다

깃털·73

단색화·74
그리운동해·76
그릇의이빨·78
햇살의거미줄·79
박제된복어의맑은눈·80
공룡능선을지나며·82
흰산·84
천마산안개폭포·86
점성어(占星魚)·88
정동진·90
폐목(廢木)·92
버려진공·94
낙과·96
알비노길조(吉鳥)·98
배롱나무·99
새떼가콕콕·100
회룡포·101
햇볕과햇반·102
금이간유리창·104

4부사랑이살린다

두루마리화장지·107
매미·108
빈곤의풍경·110
손맛·112
맨얼굴·113
꽃피는상처·114
뒷고기·116
바퀴자국·117
자본론·118
통일우체통·120
번개탄·122
아차산우물터·124
개를길들이며·126
둥근통조림의시간·128
도토리예배당종지기·129
간잡이·130
눈들·132
사랑볕·133
종려나무·134
개마고원은간판에있다·136
발문|정희주(서울역마음정신건강의학과의원원장)
슬픔을통해이루어낸섬세한자기고백·137

자해(自解)
자연과자아,사물과사람의사중주·139

출판사 서평

시인은소방구급대원으로20년넘게근무하면서최악의상황과자주접하곤했다고한다.불의의사고사나안타까운자연사,놀라운상황과맞닥뜨린자살등타인의죽음은나도모르는사이내면의상처로남기도하는데기억에서지워지지않는누적된외상은경중의차이는있지만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발현된다고말한다.시인은이러한외상이누적되지않도록문학을통하여이를치유했다고술회한다.문학을통한치유는창작행위와독서행위를포괄하는것으로외상후성장이라는긍정적심리학으로설명할수있을것이다.외상사건경험이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진행되지않고심리적으로성장하는것이긍정적심리학이다.문학을통한외상후성장은자기와세상에대한관점의변화가이루어지고,대인관계의변화가생기며삶에대한철학적⦁영적변화를가져다준다는것을깨달았다고말한다.시인은문학을통해독백이아닌‘나’와‘나’의진정성있는대화를체험할수있었고,이러한시창작활동은외상후성장의실례들인것이다.

다음은시집에관하여나눈이어진시인과의미니인터뷰내용이다

⬕자연속에서느끼는감화와자아의내면에내재한상처치유
내주변에산재한사물의상찬과영향관계가있는사람의이야기다.자연의강렬한생명력을빌어자아의상처(trauma)를아물게하고,더나아가세상에대한관점의변화가이루어지는‘외상후성장’을꾀했다.고정된인식의전환을통하여사물의생명성을불어넣고,사람사는세상은‘사랑이살린다’는생동성을담았다.

⬕초록을통한생명의역동성과내면성장을위한글쓰기
줄기차게뻗쳐오르는자연의‘초록’을통하여생명의역동성을상찬하고,이를자아의내면성장을이끄는동력으로환치했다.우리가부동성으로인식하는사물은사실우리와끊임없이상호작용이이루어지는유동성이있다는것을관찰하였고,‘타자를사랑하기를나와같이하라’는옛말처럼사람을섬기자는나직한외침도실었다.이렇게각각의대별되는대상이서로조응하여길항이아닌상승으로이끄는강렬한힘을시집의대주제로삼았다.

⬕독자들에게하고싶은말은?
시는문자언어시대이후로오랫동안우리를위로해왔다.어떤방식으로든시는우리에게치유를돕고상처를아물게한다.따라서작가는독자와교감하고,공감을이끌어내는힘이있어야한다.시적자아가겪은내면의상처를드러내고,끊임없이생동하는자연의생생한느낌을받아쓰면서치유력을얻었다.생명이없는사물에숨결을불어넣으면서사랑만이세상을살린다는나직한외침을시집에채웠다.보통사람이겪을법한상황을어렵지않게전달하고싶었는데독자들에게어떻게읽힐지자못궁금하다.


-「저자와의인터뷰」중에서

슬픔을통해이루어낸섬세한자기고백

트라우마를겪은사람은심리적고통을이겨내고자쉽게망각과쾌락을추구한다.하지만이는적절한방법이아니다.잠깐의기쁨을흉내내려는시도는회복에도움이되지않는다.조증이나중독,더큰우울에빠져들뿐이다.마음의상처를경험해본사람은알것이다.힘내,다잘될거야,같은다짐이얼마나허망한것인지.사실정신의학적으로트라우마를극복하는감정은기쁨이아니라슬픔에가깝다.시인은슬픔을잘알고있는사람이다.가장시적인방법으로정확히슬퍼하기위해자신만의방법을찾아간다.그가말하는트라우마는스스로를찌르는“가시”이며자신을가두는“경계”이다.뒤틀린“축대”에서문득어긋나버린마음을보고,“해진혁대”는어찌할수없었던과거를상기한다.구체적인이미지는시의화자를,시를읽은독자를슬프게한다.하지만그런슬픔을통해트라우마와잔여물은비로소우리의마음안에담담히수용된다.트라우마는두가지길을제시한다.하나는외상후스트레스장애이고다른하나는외상후성장이다.문학에문외한인내가멋대로해석하자면여기의시들은트라우마이후슬픔의과정을거쳐외상후성장을이루어낸이의섬세한자기고백이다.시를읽은독자역시얼마간슬퍼지겠지만,또그만큼성장할것이다.시인의삶이그러했듯말이다.

ㅡ정희주서울역마음정신건강의학과의원의발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