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빛은 위로 (권현형 시집)

아마도 빛은 위로 (권현형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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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권현형 시인의 시집 『아마도 빛은 위로』가 시인수첩시인선 81번째로 출간되었다. 권현형 시인은 95년 《시와시학》을 통해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중독성 슬픔』, 『밥이나 먹자, 꽃아』, 『포옹의 방식』 등이 있다. 미네르바 작품상, 시와시학 젊은시인상을 수상했다.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2023년 아르코 창작기금(발간지원) 선정되었다.

권현형의 시를 비밀에 가슴 아린 사람의 글이라고 해도 좋다. 시가 논리를 넘어설 수 있는 유력한 힘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시의 창문 앞에 서는 사람은 시의 언어를 주사, 빈사, 계사로 읽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들을 함께 묶어 비밀을 경험하려는 사람이다.
시인은 독자들을 창문으로 안내해 세계의 비밀이 어떻게 낭만적 상상의 언어 아래 숨겨지거나 움직일 수 있는지 보여주려 작정한 듯하다. 독자들은 창문에 매달려 시인이 가진 감정의 배치와 운동을 바라봐야 한다. 창문은 세계 비밀의 통로이지만, 시인은 그 비밀에 바쳐질 “영원을 봉헌하는 순간”(「어제보다 비밀이 많아진다」)의 사제이다.

“권현형은 삶이 있는 곳에서 아름다움을 본다. 아름다움이 항상 감각을 바꾸고 옮겨놓는 일이라는 것을 시집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이것이 아름다운 것은 바꿈과 옮김을 통해 뜻하지 않았던 세계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뜻하지 않은 것들의 아득한 감각을 환기하고 감촉시키면서 권현형의 시들은 이 옮김의 행위를 아득함이라는 정서로 바꿔놓는다. 때로는 매우 깊은 감정이어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이 정서의 율동 때문에 ‘아프고’ ‘기다려야 하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날 것이다.”

섬세한 시선으로 사물과 세계의 기미를 포착하고 있으며 보편화되고 범례화된 표현보다는 참신하고 독창적 언어를 사용, 빛과 어둠과 운명의 영역 이면에 대해 끈질긴 탐색을 하는 시집이다. “빛과 어둠과 운명이라는 조합을 비밀스러운 정서로 연결해 놓음으로써 언어의 논리를 감성으로 감싸버리는 독특한 시집”(박수연 해설)이며 고정되지 않은 사유, 고착되지 않은 사유가 음악성으로 건너오는 시편들이다. 빛과 어둠의 음영이 시의 파동을 만들어냄으로써 음악적이다. 기존 시 세계에 고착되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이는 시집이며 개인의 감각적이고 내밀한 환상의 세계를 드러낼 뿐만 아니라 객관적 세계, 당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확장적 사유와 은유적 방식으로 드러내는 시집이다.

‘빛과 어둠과 운명’에 대한 언어는 인식을 위해 움직이는데 문득 인식 저 너머의 무엇인가가 따로 있어서 독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과장의 언어보다는 역설적 언어 결합을 통해 의미의 동일성을 벗어남으로써 신비하고 비밀스러운 언어적 통로를 만들어내는 효과를 얻고 있다.
“시집을 관통하는 또 다른 언어는 ‘창문’이다. 창문을 통해 세계의 비밀을 언어로 경험하게 된다. 창문을 통해 시의 시선은 경계를 넘어 서서 끝없이 확장되며 마침내 위로의 세계에 도달하게 된다. 이 시집은 독자들을 창문의 세계로 안내해 세계의 비밀이 어떻게 낭만적 상상의 언어 아래 숨겨지거나 움직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시집이다. 시인은 창문에 매달려 있는 자다. 독자 또한 창문에 매달려 시인이 가진 감정의 배치와 운동을 바라봐야 한다.”
(박수연 해설 중에서)
저자

권현형

1966년강릉주문진에서출생하였다.1995년『시와시학』등단후,『밥이나먹자,꽃아』,『포옹의방식』등을집필하였다.

목차

시인의말·5

1부

연결된기분·14
애정하는모든것·16
주머니에파이프오르간소리를넣어두었다·18
비스킷옆에있어줘·20
다낭책방·22
저녁이와서당신을이해한다·24
아마도빛은위로·26
살아본적없는아름다움·28
창문의나이·30
왜냐하면카프카·32
장미는생활·34
시켜먹는밥은외로운공연이다·36
볼로냐의오후아니강릉의오후·38
소문자당신께·40
홍차를함께마시자고말했다·42
궁금했다,너는아름다운생각만하니?·44
눈에관한음반을눈오는날듣는사람·46

2부

최선의하루·50
겨울정원의노래·52
토끼와이불킥(kick)·54
잠깐찾아온여름·56
부러진나뭇가지를집에데려오고싶었다·58
간절함은훔칠수없다·60
네가나는아프다·62
연인을앞에두고연인을생각하는버릇·64
누구냐고물어보신다면·66
백년된접시의감수성·68
증강현실식탁·70
창문애호가의방·72
어제보다비밀이많아진다·74
창밖을내다보는습관·76
물을태울뻔했다·78
기록하지못한파랑·80

3부

하염없는산책·82
긴복도를가진마음·84
밤의카자르사전·86
차츰괜찮아질거야·88
마음에드는서문은·90
공복에춤을추었다·92
허무주의자식별법·94
밀봉된것들은뜯지않을때까지진심이다·96
앤의다락방·98
사보타주엉겅퀴·100
봄이올때까지봄이싫었다·102
오래살아남을음악을함께듣는건어떻습니까·104
화분옆에살아있었다·106
여름비·108
도서관불빛과고양이눈빛과·110

4부

에코가방의철학·112
앤틱구름은누가소장하고있나·114
빛한상자·116
은유의이마·118
저는나무냄새가참좋아요·120
존경하는나의애플민트·122
라벨이붙어있는저녁·124
사월은머리맡에씨앗을두고자는달·126
안녕유마힐·128
바게트빵의탄생·130
일주일에8일은뒤로걸었다·132
봄마다냄비에돌을삶아먹었다·134
진통제와빵과커피는이웃·136
서점의F칸·138
우주적비행소년,UFO·140

해설|박수연(문학평론가)
창문의고백

출판사 서평

⬛시인과의미니인터뷰

⬕시집의주제와담고자했던내용은무엇인지?

두터운사랑을담고싶었다.회화에있어키아로스쿠로기법처럼,언어의명암을통해빛과어둠으로상징되는세계가어떻게한몸으로포괄될수있는지시로담고자했다.시집제목을『아마도빛은위로』로정함으로써불완전한나,불완전한세계를위로하고싶었다.
빛과어둠,천국과지옥은따로있는스페이스가아니라양방향성안에서제존재를드러내는역설의언어다.현실의실재도빛과어둠이서로를밀어내면서도껴안는역설적진실을담고있다.나의내면과객관세계에서벌어지는가파르고아름다운질서를시로이야기하고싶었다.아름답고아슬아슬한미궁처럼나있는내면의길과세계의길,절정과파국은한몸으로서로를지탱하고응원하고있다.불안과불면과아름다움처럼이질적인것들이서로껴안고있음으로써율동하는힘을갖게된다는것을시로쓰고자했다.

⬕나는어떤시인인가?

나는인디(indi)시인이고삶중독자(허무주의자가쌍둥이처럼붙어있는)이며창문애호가다.인디정신을잃지않는시인이길스스로바란다.시만큼(시보다)애정하는것은음악인데,국내외인디음악가들의음악을스스로발굴하고발견해서듣는순간에행복을느낀다.부엌이없고창문이없는방에살았던기억때문에창문의심연을이해하게되었다.창문없는방에서는살아있는생물들의귀에곰팡이가자주피었다.꿈속에서도창문을그리워하며창문없는방에창문을새겨넣었다.창문에바짝붙어안과밖을들여다보는걸좋아한다.창문에매달려창문을통해내다보는것,여기서내시가시작된다.

-「저자와의인터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