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 속 딸기는 발사된다

포화 속 딸기는 발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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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중앙신인문학상'과 '목포문학상' 본상 등을 수상한 김수형 시인의 시집 『포화 속 딸기는 발사된다』가 시인수첩 시인선 90번으로 출간되었다. 그의 이번 시집은 ‘목포’라는 거대한 상형에 집중하고 있는데, 특히 ‘목포 박물지’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목포의 역사와 그 숨은 내력, 그리고 여기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유년의 운동장이라 밝힌 목포의 수많은 ‘공간’들은 물론이고 목포가 가진 특별함과 장소성을 확장하고 강화했으며, 문명의 횡포와 전쟁으로 갈 곳 잃은 연약한 개체. 그들의 고통을 담박하게 바라보았다. 이를 증명하듯, 시인은 출판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집의 주제의식을 “사회의 중심부에서 밀려나 벼랑 끝에 내몰린 약자들의 고통과 슬픔”으로 요약하고 있다. 여기서 약자들이란 목포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살아온 삶의 모든 터전을 지칭한다.
저자

김수형

시인
목포에서태어나중앙대대학원에서문예창작학박사학위를받았다.〈중앙신인문학상〉과〈목포문학상〉본상등을수상했다.시집으로『사랑한것들은왜모두어제가되어버릴까』,비평집『존재의푸른빛』『남도문학기행』,연구서『남도정신과송수권의시세계』등이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낭만항구
목포역·15
목포자연사박물관·16
안녕,멜라콩·18
째보선창·20
아리랑고개·22
행복이가득한집·24
용꿈여인숙·26
갑자옥모자점·28
고하도목포국립학원·30
목포시민극장·32
갓바위는가끔겹친다·34
공동화(空洞化)·35
멀리떠난벽돌들·36
목포형무소·37
흑산도노랑머리할미새·38
다도해·39

[2부]플라멩고같이추실래요
브로콜리숲을전지하다·43
빗소리의세계사·44
플라멩고같이추실래요·46
푸른포화속딸기는발사된다·48
혀를찾습니다·50
의자·52
타로카드·54
내비게이션·55
11월·56
민달팽이·58
팝콘을먹으며우리는·59
하이힐·60
의자2·61
마디를읽다·62
넥타이·63
빙폭(氷暴)·64
[3부]둥근무릎의미래
북극점·67
병·68
귓속말·70
노량진·72
실패를감다·73
각시염낭거미·74
태권브이는어디로·75
거울의복고적성향·76
각주(脚註)를읽다·78
스키드마크·79
우는화살,명적(鳴鏑)·80
내안의타클라마칸·82
뿔이라는신·83
둥근무릎의미래·84
난생설화·86
스몸비·87

[4부]발롱
오늘의운세·91
기러기발·92
발롱·94
우산은그많은빗방울을기억하고·95
유빙(流氷)·96
삼각김밥·97
모린후르듣는밤·98
조치원(鳥致院)·99
불이문(不二門)앞에서·100
어느날심장이말한다·101
월인천강(月印千江)- 동지팥죽·102
개기일식·103
꽃살문에들다·104
완창(完唱)·105
이누이트·106
응·107

[시인의산문]김수형(시인)
“갓바위에서실패를감으니대마도가딸려왔다”

출판사 서평

고향으로돌아온문체,그웅장한목포박물지


〈중앙신인문학상〉과〈목포문학상〉본상등을수상한김수형시인의시집『포화속딸기는발사된다』가시인수첩시인선90번으로출간되었다.그의이번시집은‘목포’라는거대한상형에집중하고있는데,특히‘목포박물지’라부를수있을만큼목포의역사와그숨은내력,그리고여기에얽힌다채로운이야기들을풀어냈다.
유년의운동장이라밝힌목포의수많은‘공간’들은물론이고목포가가진특별함과장소성을확장하고강화했으며,문명의횡포와전쟁으로갈곳잃은연약한개체.그들의고통을담박하게바라보았다.이를증명하듯,시인은출판사와의인터뷰에서이번시집의주제의식을“사회의중심부에서밀려나벼랑끝에내몰린약자들의고통과슬픔”으로요약하고있다.여기서약자들이란목포사람들을중심으로그들이살아온삶의모든터전을지칭한다.
그의시선에포착된목포의구체적인지형도를살펴보자.1960년대초까지목포역엔긴하천이있어징검돌을건너가다물에빠지는사람이많았던〈멜라콩다리〉,일제가목포의풍성한수산물을수탈할목적으로고깃배가많이정박할수있도록일자형이아닌가운데가움푹들어간형태로만든〈째보선창〉이나버림받은아낙네의한이서린〈아리랑고개〉등을비롯해목포시대성동언덕길에있던여인숙으로,철강업이융성하던1940년에영업을시작하여목포의명소가되었으나현대화사업으로헐린〈용꿈여인숙〉,1924년에문을연모자점으로일본인상점만즐비하던목포본정통에서유일한조선인상점이었던〈갑자옥모자점〉등이수묵화처럼펼쳐졌다.이외에도〈목포형무소〉,〈갓바위〉,〈목포자연사박물관〉,〈목포시민극장〉,〈고하도목포국립학원〉등무척다채로운장소들을작품의한줄기로고양시켰다.
과연목포의‘특별함’과‘장소성’은무엇일까.우선목포는향유고래들의유영처럼유려한도시다.

목포역에서출발한열차가하늘로날아오른다
창밖에보이는향유고래들의유영,그지느러미를따라수많은별자리들이헤엄치며지나간다
밤이오면하늘의별자리들은다도해에닿아서새로운신생의별자리들을만들고
-「목포역」부분

또한비극의변방이자일제강점기의상흔을고스란히간직한곳이기도하다.

비가오면범람해서돼지가떠내려가고사람도함께빠져떠내려가던하천엔
박길수,소아마비로절룩거리던목포역짐꾼청소부가있
-「안녕,멜라콩」부분

1980년이되자불도저들이와서째보의얼굴을고치기시작했다성형받은째보는흉터없는얼굴로파도를맞고있다지금은이곳이빼앗긴곡물을수탈한선창이라는걸아무도모른다
-「째보선창」부분

이와더불어김수형시인은스스로를“서울로갔다가다시고향으로돌아온문체”라고당당히선언한바있는데,이보기드문묵직한의지는이번시집의주된정서이자작품을이끌어내는원동력이기도하다.이러한사태들이하나둘씩모여목포는시인의생(生)을개방하고고양하는실존적서사로자리매김된다.


★★

◨다음은시집에관하여시인과나눈짧은인터뷰내용이다.

[Q]주제와이야기의방향은?
[A]사회의중심부에서밀려나벼랑끝에내몰린약자들의고통과슬픔이다.이런현실을감내하게하는물신적(物神的)세계와현대라는시간성에주목했다.생을지속시키는위대한것들을과거와현재의균열속에서찾았다.전쟁의포화속에서도고통을견디며서로에게의지하고스며들어사는존재의품격을이야기하고싶었다.
내안에깃든어둠을응시했다.고요히흘러가는말들이보였다.낡았어도충분히새로울수있는것들이보였다.다도해에점점이흩어져있는섬과섬을끼고돌며유영하는어선들을바라보았다.역설적으로익숙하게품은일상의풍경이가장새로운것일수있음을말하고도싶었다.고향의서사를넓히고여린생명체들을바라보았다.
나를향한어떤다짐들을버렸다.내안의말을지우고사물들이주는온기를받아적었다.인간을억압하지않고따듯하게보듬어주며자유롭게하는곳에시의자리가놓여있다고믿기때문이다.

[Q]이번시집의특징은?
[A]목포가지닌묵직한서사에주력했다.한국근·현대사의역사적상흔이관통하는곳이목포(木浦)다.일제강점기약탈의거점항구역할을하여한때융성했다.목포는과거와현대와미래가뒤섞여있다.
아직상처가남아있긴하지만목포는크게훼손되지않았다.낭만항구에는질곡의시대와갯바람을견뎌낸따듯한사람들이있다.걸출한예술가들이화수분처럼솟아난공간에새로운색채와깊이를더하고싶었다.목포역,멜라콩다리,갑자옥모자점,차없는거리는모두내유년의운동장이었다.목포가갖고있는특별함과장소성을확장하고강화했다.비단내고향만담은건아니다.문명의횡포와전쟁으로갈곳잃은연약한개체.그들의고통을담박하게바라보았다.어떤권위나폭력에의해희생을치른장소라면그곳이곧,목포와우크라이나참상의다른이름이아닐까싶다.

[Q]나는어떤시인인가?
[A]나는서울로갔다가다시고향으로돌아온문체이다.목포에깃든이후나의문체는더따듯하고더간결해졌다.세상에없는색으로이세계를그리는시인이고싶다.행간에서더깊은의미를찾고내무의식의극점까지읽을수있는시.그빈칸에서내가만든무의식들이스스로시를적어내려간다.
시를쓰기전에산책을한다.온갖사물의냄새에온몸을맡긴다.나를지우고깊은숲속으로들어간다.나무속으로,돌속으로,물속으로,가장낮은곳으로내려간다.시의풍경에제일먼저부딪히고노이즈를일으키는존재가바로나자신이기때문이다.
가능한나를내려놓는다.나로부터가장멀리떨어져있는시를쓴다.시적화자와아둔한내모습이겹쳐보일때가있다.과감히지운다.밤새쓴시를지운다는건고통스럽지만,나를덜어내고최소화할때더좋은시를만나게되는거같다.말맛을살린시와그렇지않은시가뒤섞여있다.
나의뿌리와도약사이에서늘고민한다.그틈에서자주넘어졌다.도움닫기를하는도움틀처럼고향은나에게뛰어오를수있는단단한기반이다.큰날갯짓으로천리를날아가는붕새처럼자유롭고싶다.나는세계의어디쯤날아다니다단번에목포항으로되돌아오는기이한문장이다.
-「저자와의인터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