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나눠 먹어요

꿈을 나눠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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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은유 뒤에 숨은 한 생은 순간의 이미지였다
고영숙 시인은 인간의 내면적 상처와 그 치유, 가족과 사회라는 거대한 맥락 속에서 개인이 겪는 고통과 연대, 그리고 꿈과 희망을 섬세하고 깊이 있게 탐구한다. 삶의 경계에서 마주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시적으로 탐구하고, 현실과 이상 사이를 넘나드는 삶의 무게를 시어에 담아낸다. 소소한 일상과 가족 내 갈등, 사회적 약자의 고통 등을 연대와 치유의 의지를 담아 구체적인 이미지와 공감적 언어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산문 「은유 뒤에 숨은 한 생은 순간의 이미지였다」는 ‘여자’와 ‘남자’의 각기 다른 시선, 이들의 생애를 끌고 가는 슬픔, 세상의 무심함 속에서 만들어지는 연대와 따뜻한 약점 등을 이야기한다. ‘여자’와 ‘남자’,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오늘의 ‘공산(空山)’ 풍경을 서사적으로 조직해 한 사람의 생애, 동시대인의 아픔과 온기를 담아냈다.
상실로 강행되는 치열한 현실이다. 고영숙 시인은 고통 앞에서 몇 번이나 신의 이름을 부르는 인간의 좌절을 지켜보며 부재중인 신을 소환한다. 가장 나약한 존재로 슬픔에 결박당한 흔적들, 감각에 의존하는 전생을 경유해 다시 현생으로 이동하는 무의식의 삶을 방관하는 신을 환기시킨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간병에 허덕이다 스스로 무너지는 사람들, 온힘을 다해 취업난을 헤쳐 나가는 푸른 청춘들, 유리 교실 속 지키지 못한 안타까운 교사의 죽음, 주민번호가 없이 그림자로 살아 온 아이들의 발자국도 보인다. 몇 번을 허물고 다시 지으며 언어의 모래성을 쌓는 감정노동자, 고영숙 시인은 거스를 수 없는 전생을 원초적 슬픔의 뿌리로 정의하며 연민의 시선으로 이들을 끌어당긴다. 절제된 슬픔은 강한 내면의 힘으로 타인의 눈물을 읽는 힘이 된다. 수많은 화자들의 흐트러진 눈물의 결정체와 아름다의 빛의 결정체는 동의어라고 그만의 기록으로 쓰여 지는 페이지는 절망의 한계와 희망의 가능성 앞에 선 절실한 이들에게 보내는 찬사이기도 하다.
저자

고영숙

2020년《리토피아》로등단하여시집으로『나를낳아주세요』가있다.2024년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선정.2025년전국계간지대회작품상수상.

목차

시인의말

1부
티슈·15
잘못없는꿈·16
감염·18
내가얼마나카페인을사랑하는지도모르면서·20
생활의범람·21
만다라의체형·22
오르골·24
달려라에덴·26
엄마의화분·27
도구·28
알던신이있었다·29
텀블러의바다·30
온실학개론·32
주문하신눈사람나왔습니다·33
가족들의방·34

2부
반야(半夜)-꽃무릇의말·37
몸,개정판·38
신숨비소리·40
학습·42
어떤용서·43
물웅덩이·44
틸란드시아·46
유리교실·47
감정노동자·48
드림캐처기르기·49
태(胎)·50
출몰·51
스파링·52
다시숨,입춘(立春)·54
산수국으로말하기·55

3부
가정식·59
돌들의탄성·60
창문의종족·61
흰목덜미의기억·62
생일·64
내담자·65
꽃의궁리·66
편의점블루스·68
비상구·70
발설·71
병동일지·72
나는치킨의감정입니다·74
전갈자리·76
이주민·78
밤의규칙·79

4부
무화과·83
다만그런일이있었습니다·84
섬의하울링·85
3/4의사람들·86
엎는일이가장쉬웠다·88
장마전선이북상중입니다·89
가詩·90
윤달의아이·91
감정의배틀·92
북카페는살아있다·93
슈퍼스타(SuperStar)·94
그림책·95
끝나지않는연습·96
지느러미,반대편으로여십시오·97
홍매화가오는방식·98
새치의이력·99

산문|고영숙
은유뒤에숨은한생은순간의이미지였다·101

출판사 서평

신들이자리를비운세상이다.슬픈연대는손쉽게부서졌다.신은비릿한꿈하나를던져버리고,여자는덥석주워신파를만들고달에가려진붉은신화는쏟아지고물러진하늘은소리를지르고,여자는궁금했다.왜높은곳에서하면신화이고,우리가하면신파인지,푸른신화에닿지못한나는영원한신파인지...
안간힘은잘못될수록계속일어서는데예측불허의일기예보,슬픔의높이에서여자가아찔하게흔들린다.심장가까이관통하는치명적인난기류,한줄의구름이없어도돌풍이일고소용돌이치는회오리바람이다.생의기류를통과할때마다파르르떨리는파동의기록,상승과하강을반복하다한쪽으로쏠리는서늘한날개,투명한비행운(飛行雲),구름의꼬리를잡고여전히관습에매달려여자가허공을읽는다.도망치기좋은기도는늘슬그머니넘어간다.여자의생에신의가호는시인도부인도아닌눈부신착오이다.신도가끔마음약한인간을만난다.“우리매일밤좋은이야기,좋은꿈을나눠먹어요.”사회성없는신을향한여자의조용한용서가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