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지못하면어때?대신공정한판을만들자고!
불량수제자들이차별과편견을향해날리는
짜릿한앞차기,뒤차기,돌려차기!
태권도를7년이나배웠지만몸보다입이더빠른열세살소년배거봉은이론은빠삭해서말하는것만보면보통내기가아닌데,막상겨뤄보면태권도를입으로만배웠나싶다.북한에서온열다섯살천재태권소녀류수정은몸집은왜소한데,엄청난속도로퍼붓는주먹질과발차기가거의예술의경지이다.게다가입을열면쏟아지는창의적인북한욕은주먹질만큼이나맵다.수정에게첫눈에반한거봉은수정을낡디낡은변방의태권도장‘정도관’에데려간다.그곳에는툭하면‘요즘것들’에대한불평을늘어놓는일흔넘은관장,오남이기다리고있다.
제자다운제자한번키워보는게소원인오남과,상금을타서아빠를남한으로데려오려는수정,수정을유튜브스타로만들고싶은거봉은‘전국대회우승’이라는목표를위해의기투합한다.하지만그들은미처생각하지못했다.이기기위해선실력뿐만아니라배경도중요하다는것을말이다.‘높은분’에게제대로밉보인수정은제대로경기를해보기도전에위기에부딪히고만다.
그들은‘관례’라며이어져오던불합리한제도와‘높은분’이마음대로휘두르는권력에쉽게무릎꿇지않는다.그야말로거침없이나아가며공정하지않은판자체를뒤집기로한다.왜소한탈북민여자아이,친구에게괴롭힘당하는남자아이,변방에서근근이태권도장을운영하는노인.누군가는이셋을두고보잘것없다고할지도모르겠다.하지만《불량수제자》는똑똑히보여준다.보잘것없는사람들의반란이얼마나힘이센지말이다.때로는작은움직임이커다란변화를불러오기도한다.《불량수제자》의인물들이세상을향해외치는목소리가더욱의미있고소중한이유다.
거침없이나아가면서도섬세한눈으로약자를포착하는
용감한어린이와성장하는노인의이야기
환상의호흡이만들어내는매력넘치는성장담!
작가는시종일관시원시원한문장으로거침없이성장담을이끌어나가면서도,탈북민으로서수정이겪는어려움에대한섬세한관찰을보여준다.“한국에와서배부르게먹어서좋지?”,“북한에는엘리베이터있니?”,“북한에냉장고는있니?”같은물음이그것이다.수정의존재를타자화하고은근한우월감을느끼는주변인의태도는수정을한국땅에적응하기어렵게만든다.
《불량수제자》를수정의‘남한적응기’이상의의미를지니도록만드는요소는바로‘태권도’이다.태권도는수정에게이루고자하는꿈이며,공평한세상에대한희망이다.거봉과오남에게도마찬가지이다.세인물은태권도로인해세상의불합리와맞닥뜨리지만,또다시태권도를통해각자의방법으로불합리에맞선다.어린이와청소년이자신에게가해지는위해에당당하기목소리를낸다는점에서수정과거봉의행동은매우의미있게느껴진다.
오남의변화또한인상적이다.“조직에덤벼봤자결국손해보는건개인이다”라고말하던오남은부정판정으로자격정지를당한수정을위해권력에정면으로도전한다.어린이와청소년이용감하게목소리를내었을때,어른들은책임을지고그문제를해결해야할의무가있다.그렇기때문에“공정한판을만들기위해어른들이노력”하겠다는오남의늦된깨달음과성장이반갑다.
이이야기는결국북한소녀와남한소년,노스승의성장담이다.그와중에수정과거봉,오남의‘케미’가빛을발한다.한명이‘쿵’하면다른한명이‘짝’하고받는환상의호흡은작품을읽는재미를더한다.물흐르듯술술읽히는문장,쫄깃한말맛,간질간질한첫사랑의설렘은성장담을더욱매력적으로만드는덤이다.서로에대한애정,세상을향한정의감으로뭉친세사람의앞차기,뒤차기,돌려차기를놓치지않기를.재미와의미를모두갖춘작품은귀하다.《불량수제자》는책보다재미있는것이많은시대에책만이가질수있는가치를선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