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살아남아라, 아들아. 살아남아서 탈출하거라. 탈출해서 살아남아라.”
1975년 4월 17일, 검은 제복을 입은 무자비한 크메르 루주 게릴라들이 프놈펜에 진군함으로써 20세기의 역사에 참혹한 새 장(章)이 열렸다.
당시 핀 야싸이는 공공사업부에서 자격을 갖춘 기술자로서 일하고 있었다. 고등 교육을 받고 출세한 그는 부패한 론 놀 정권에 비판적이었으며 크메르 루주가 캄보디아를 구원할 애국자이리라 믿었다.
그때 즉각적인 프놈펜 소개(疏開)가 이루어졌다. 도시 밖으로 빠져나가는 도로는 미국의 공급을 두려워해 달아나는 사람들로 꽉 찼다. 핀 야싸이와 그의 일가 열일곱 명은 차를 몰아 피 흘리며 죽어가는 도시에서 탈출했다. 그들은 집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기 전 사흘 동안에 쓸 물건들을 모두 가지고 갔다.
그러나 그들은 돌아가지 못했다. 새로 나라의 주인이 된 자들의 냉혹한 명령에 따라 이 캠프에서 저 캠프로 옮겨졌고, 소유물은 몰수되거나 버려졌다. 나날이 다달이 되어감에 따라 그들은 ‘신인민’, 즉 도시인 출신으로서 쫓겨난 채 농부로서 살아가고 일하도록 강요받는 사람이 되었다. 그들은 계속 옮겨 다니면서 강제적인 육체노동으로 점철된 나날을 보냈으며, 점점 더 빈약해지는 공동 배급에 의존하여 살게 되었다. 사망자는 늘어만 갔는데, 영양 결핍 때문에 질병이 만연했던데다가 크메르 루주가 반체제 인사를 지목해 비밀리에 갑작스럽게 살해했기 때문이었다. 이 모든 것은 새로 탄생한 민주 캄푸치아의, 얼굴이 없으면서도 어디에나 편재하는 정부 당국인 앙카르, 즉 ‘조직’의 이름으로 행해졌다.
핀 야싸이의 가족은 이제 간단히 ‘싸이’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그 자신과 아내, 남은 아이 하나로 줄어들었다. 고통과 질병에 시달리고 가진 것을 모두 빼앗겼으며 생사의 경계에서 살아가고 있던 그들은 점차 고조되는 공포의 미래에 직면했다.
“살아남아라, 아들아….”
아버지의 유언은 싸이의 기억 속에 메아리쳤고, 이 말은 타이와 그의 아내 아니가 마지막으로 남은 아들을 캄보디아 병원에 내버려둔 채 필사적인 탈출을 감행할 것인지 정하는 가슴 아픈 결단을 내릴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탈출에 대한 설명은 곧 상상을 초월하는 악몽에 대한 묘사이기도 하다.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대량 학살은 단 3년 만에 대략 2백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유구한 전통문화를 파괴했다.
사실 많은 경우 킬링필드 생존자의 회고록은 외국인이거나 당시 어린 아이로서의 경험담이 전해졌다. 성인으로서 크메르 루주 치하에서 모든 고초를 겪고 살아 남아 생생한 증언으로 남긴 책은 굉장히 희귀하다. 핀 야싸이가 킬링필드를 빠져나와 쓴 『살아남아라, 내 아들아』는 개인의 생존뿐만 아니라 역사까지 아우르는 강렬한 이야기이다. 저자가 캄보디아어가 아닌 영어로 쓴 책으로 현재까지 17개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다.
당시 핀 야싸이는 공공사업부에서 자격을 갖춘 기술자로서 일하고 있었다. 고등 교육을 받고 출세한 그는 부패한 론 놀 정권에 비판적이었으며 크메르 루주가 캄보디아를 구원할 애국자이리라 믿었다.
그때 즉각적인 프놈펜 소개(疏開)가 이루어졌다. 도시 밖으로 빠져나가는 도로는 미국의 공급을 두려워해 달아나는 사람들로 꽉 찼다. 핀 야싸이와 그의 일가 열일곱 명은 차를 몰아 피 흘리며 죽어가는 도시에서 탈출했다. 그들은 집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기 전 사흘 동안에 쓸 물건들을 모두 가지고 갔다.
그러나 그들은 돌아가지 못했다. 새로 나라의 주인이 된 자들의 냉혹한 명령에 따라 이 캠프에서 저 캠프로 옮겨졌고, 소유물은 몰수되거나 버려졌다. 나날이 다달이 되어감에 따라 그들은 ‘신인민’, 즉 도시인 출신으로서 쫓겨난 채 농부로서 살아가고 일하도록 강요받는 사람이 되었다. 그들은 계속 옮겨 다니면서 강제적인 육체노동으로 점철된 나날을 보냈으며, 점점 더 빈약해지는 공동 배급에 의존하여 살게 되었다. 사망자는 늘어만 갔는데, 영양 결핍 때문에 질병이 만연했던데다가 크메르 루주가 반체제 인사를 지목해 비밀리에 갑작스럽게 살해했기 때문이었다. 이 모든 것은 새로 탄생한 민주 캄푸치아의, 얼굴이 없으면서도 어디에나 편재하는 정부 당국인 앙카르, 즉 ‘조직’의 이름으로 행해졌다.
핀 야싸이의 가족은 이제 간단히 ‘싸이’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그 자신과 아내, 남은 아이 하나로 줄어들었다. 고통과 질병에 시달리고 가진 것을 모두 빼앗겼으며 생사의 경계에서 살아가고 있던 그들은 점차 고조되는 공포의 미래에 직면했다.
“살아남아라, 아들아….”
아버지의 유언은 싸이의 기억 속에 메아리쳤고, 이 말은 타이와 그의 아내 아니가 마지막으로 남은 아들을 캄보디아 병원에 내버려둔 채 필사적인 탈출을 감행할 것인지 정하는 가슴 아픈 결단을 내릴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탈출에 대한 설명은 곧 상상을 초월하는 악몽에 대한 묘사이기도 하다.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대량 학살은 단 3년 만에 대략 2백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유구한 전통문화를 파괴했다.
사실 많은 경우 킬링필드 생존자의 회고록은 외국인이거나 당시 어린 아이로서의 경험담이 전해졌다. 성인으로서 크메르 루주 치하에서 모든 고초를 겪고 살아 남아 생생한 증언으로 남긴 책은 굉장히 희귀하다. 핀 야싸이가 킬링필드를 빠져나와 쓴 『살아남아라, 내 아들아』는 개인의 생존뿐만 아니라 역사까지 아우르는 강렬한 이야기이다. 저자가 캄보디아어가 아닌 영어로 쓴 책으로 현재까지 17개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다.
살아남아라, 내 아들아
$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