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까 했는데 아직 3라운드

포기할까 했는데 아직 3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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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앨범처럼 넘기는 라운드의 페이지
한 사람의 삶이 앨범이라면, 사진마다 보이지 않는 땀 냄새와 박동이 붙어 있다. 프로레슬러 김남훈의 《포기할까 했는데 3라운드》는 그런 은밀한 체온을 숨기지 않는다. 책의 문을 열면 링의 조명이 아니라 ‘내 방으로 들어온 친구에게’ 건네는 낮은 목소리가 먼저 들린다. 계획은 언제나 근사하지만, 삶은 불시에 카운터를 꽂아 넣는다는 사실, 그럼에도 다시 두 주먹을 그러쥐는 훈련은 삶 전체를 건너가게 하는 태도라는 사실을, 몸소 증명해 보인다.

에세이의 소제목들은 마치 라운드 콜처럼 울린다. 〈두려움을 딱 하루치로 쪼개며〉, 〈몸에 센서를 심었다〉, 〈전원을 끄는 것이 곧 존재를 켜는 일이었다〉, 〈아웃파이터처럼 살 것인가, 슬러거처럼 뚫을 것인가〉…… 이 제목들에는 ‘이기는 법’이 아니라 ‘버티는 법’이 담겨 있다. 김남훈은 직업과 부상, 생계와 자존, 관계와 회복의 문제를 번갈아 붙잡으며, 승패의 이분법으로는 번역되지 않는 삶의 장면들을 하나둘씩 꺼내 보인다. 에필로그에서 그는 "당신이 내 방의 문턱을 넘어와 내 앨범을 함께 넘겨 주었다"라고 고백하는데, 이 책이 독자에게 남길 온기가 무엇인지 정확히 가리키는 문장이다.
저자

김남훈

저자:김남훈
‘포기할까’싶은순간마다“아직3라운드”를외치며다시일어서는링위의철학자
링위에서는프로레슬러,해설석에서는해설위원,그리고책상앞에서는글을쓰는작가.
2001년프로레슬러로데뷔한이래20년이넘는시간을링위에서보냈다.킥복싱,쿠도,복싱등다양한격투기를수련했으며,UFC와WWE해설위원으로활동하며대중과소통했다.쉰을넘긴나이에도여전히매일아침체육관으로향하고,복싱대회에출전하며스스로를단련하는현역격투가이기도하다.
몸으로부딪혀깨달은삶의진실들을특유의담백하고힘있는문장으로길어올리는그는,이미12권의책을펴낸저술가다.전국의학교와기업,소년원을오가며사람들에게말을건네는강연자로서,자신의경험을통해얻은‘버티는기술’과‘다시일어서는법’에대한이야기를나누고있다.
그에게삶은거창한구호가아니라,땀과상처,부상과재활,그리고작은루틴을통해하루하루를쌓아올리는지난한과정이다.이책은그가온몸으로통과해온시간의기록이자,포기하고싶은순간마다‘아직3라운드’라되뇌며자신의싸움을계속하고있는우리모두에게건네는묵직한응원이다.

전UFC,WWE,AFC,ONEFC,벨라토르해설위원
한국PWFROTC챔피언,PWS스트리트챔피언
일본DDT프로레슬링14대익스트림급챔피언
한국2025고양시복싱대회50대부우승및MVP
PWS대외협력이사
사단법인대한프로레스링협회사무부총장
고등학교‘진로와직업’교과서등재

김남훈337유튜브채널운영중
youtube.com/@knh337

목차

누구나계획은있다.한대맞기전까진/8
길거리싸움에서100%이기는법/13
내자리가생겼다/17
침대부터정리하라/22
정찬성의경기에해답이있다/26
토요일까지만장사해요/30
두려움을딱하루치로쪼개며/35
단일주일만에프로레슬러로데뷔한A씨의하소연/40
구마모토에서들은낯익은목소리‘쉬어’/45
복싱대회에서깨달은록키의명언/49
몸에센서를심었다/54
부력이라는이름의취미/59
새해첫날운이좋은남자/63
고민하는후배에게―행복한인생이란/67
할수있는것이없습니다/72
내가진짜원하는삶/76
복싱체육관에서장학금을받았다/82
카페가사라졌다/87
타인을원망하는것은불필요한감정낭비다/91
나를만드는여섯가지루틴/94
한낱키보드에서빵한조각으로/99
길에서/101
내무릎은참호속에서비명을지르고있었다/104
KBS아레나의밤/109
상처는그냥두면고름이되지만,다듬으면방패가된다/113
과속방지턱이나를알아봤다/117
전원을끄는것이곧존재를켜는일이었다/120
삶을건너는방법,태양에게서배우다/123
형님,한번만안아주세요/126
헬멧을벗으면강연이시작된다/130
벚꽃비와블루스,그리고제주고씨형제/134
만약이라는이름의감옥/137
아웃파이터처럼살것인가,슬러거처럼뚫을것인가/141
새롭게발견한헬멧덕트의용도/145
병원이냐체육관이냐,중년의스파링/149
왼쪽무릎연골이사라진자리에서/152
희망은농담처럼다가와진담처럼남는다/156
생선까스와스페이스바주카/161
출전전야/167
후회라는서먹한친구/170
인생은터프솔라처럼/173
함께빛난문경의1박2일/176
통곡의벽/180
윤형빈―어떤사내,스스로링에오르다/186
고민수―바디샷과불고기버거/190
이호선―마음의불을옮기는사람/195
홍혜걸―석양의책임감,한이단아에대한단상/201
전충훈―전장의지휘자,도시의공정통제사/206
문신과뚝배기/212
청산자산부존재증명/215
크립토나이트,나의금성텔레비전/219
헐크호건불멸의사나이에게보내는작별인사/224
복서강지숙론―끝이있기에오늘을잡는다/228
사각의링그리고우리들의계절/233
맺음말:내방으로들어온친구에게/237

출판사 서평

스파링과일상의교차편집
이책은사건의연대기가아니라태도의편집본이다.챕터는대체로세흐름으로모인다.

몸을다시세우는기술:〈길거리싸움에서100%이기는법〉이‘비겁함없는생존법’의윤리를묻는다면,〈몸에센서를심었다〉는통증과컨디션을숫자로읽어내는자기인식의공학을다룬다.〈병원이냐체육관이냐,중년의스파링〉,〈왼쪽무릎연골이사라진자리에서〉같은장에서는부상과회복이오가는경계선에서‘멈춤’과‘재개’를어떻게결정할지를탐색한다.

생활의루틴을축으로:〈침대부터정리하라〉,〈나를만드는여섯가지루틴〉,〈전원을끄는것이곧존재를켜는일이었다〉는일상관리의미시전략을논한다.전기스위치를끄듯잡음을줄이는행위가곧존재를선명하게한다는통찰은,파이터의체계가일상의윤리로확장될수있음을보여준다.

관계가건네는불씨:〈형님,한번만안아주세요〉,〈벚꽃비와블루스,그리고제주고씨형제〉,그리고동료들을향한초상〈윤형빈―어떤사내,스스로링에오르다〉,〈홍혜걸―석양의책임감〉,〈전충훈―전장의지휘자〉,〈복서강지숙론〉들은‘함께싸우는법’을복기한다.누군가의어깨에서옮겨붙는불씨가결국자기에게도빛이된다는사실을,그는‘인물의감정선’으로증명한다.

초반부는〈정찬성의경기에해답이있다〉,〈록키의명언〉같은장면을통해‘패배를견디는문장들’을모으고,중반부는〈카페가사라졌다〉,〈청산자산부존재증명〉,〈크립토나이트,나의금성텔레비전〉처럼생업과부채,상실과유머가교차하는생활의모서리를포착한다.후반부는〈KBS아레나의밤〉,〈통곡의벽〉,〈사각의링그리고우리들의계절〉로이어지며링과삶의은유를겹치고,맺음말에서독자를‘내방의친구’로호명한다.이책이제안하는결론은명확하다.라운드는끝났어도삶의경기는아직남아있다는것.

‘쇼’의그늘에서‘서사’의빛으로
한국에서프로레슬링은한때국민적오락이었다.그러나산업과취향의교체속에서장르의인프라는쇠퇴했고,지금은몇몇동호와젊은선수들의헌신으로명맥을잇는단계로평가된다.이런조건에서현역선수이자기록자로서김남훈이수행한일은문화적기억의축적이다.그는레슬링을조롱의어법에서꺼내,관객의상상과선수의체력,연출과윤리가교차하는서사적스포츠로다시설명해왔다.이러한시각은언론기고와인터뷰,지역무대에서의실험(예컨대대구서문시장야외흥행,팟캐스트시도등)과함께축적되었고,레슬링을둘러싼대중의인식을조금씩이동시켰다.

더나아가김남훈의글쓰기는몸의언어를문장으로번역하는미학을보여준다.타자와의충돌을통해서만도달가능한통찰(“맞아봐야아는것들”)이문장으로정제될때,그것은패배의서사가아니라회복의언어가된다.그의문장은화려한수사를경계하고,훈련일지처럼구체적인동사와명사로추진력을만든다.〈두려움을딱하루치로쪼개며〉같은제목이상징하듯,거대한공포를‘하루치단위’로쪼개관리하는태도는오늘의불안사회에서의미있는생활철학이다.

이책의사회적공명은분명하다.한국의많은노동이프로젝트단위의파편적삶으로이동하면서,계약과정직함이신뢰의전부가아닌시대가되었다.여기서필요한것은거창한성공담이아니라‘작은승리’(SmallVictory)를반복적으로보여주는루틴이다.책이보여주는루틴(운동·독서·글쓰기·당근마켓·식단·외국어)은남의성공습관을베끼는‘자기계발’의도식이아니라,몸을통해검증된실험의기록이다.

‘레슬러-작가’라는하이브리드정체성
김남훈은여러권의책으로독자와만나며‘레슬러-작가’라는이중정체성을구축해왔다.《포기할까했더니아직1라운드》는넘어짐이후의재기감각을,《허세라서소년이다》는청소년·청년에게건네는조언을,《청춘매뉴얼제작소》는생활전략을보여주었다.그밖에도《WWE프로레슬링의진실혹은거짓》,《싸우는사람들》,《트위터,그140자평등주의》등은문화·대중·IT의접면을가로지르는시도를담았다.이목록은그의저작활동이일회성이벤트가아니라,대중문화-신체-서사를횡단하는꾸준한프로젝트였음을입증한다.

매체의호명도일관된다.쇠퇴한인프라속에서도링을지켜온결기,악역전문레슬러로서의무대감,지역무대와팟캐스트등대안적플랫폼실험은인터뷰와칼럼의단골소재였다.이서사들은신화적승리보다‘견딤의품격’을강조하고,그리하여김남훈을동시대의증언자로위치시킨다.

그의대중강연·방송활동이력또한‘실전언어’의신뢰를더했다.격투기해설,공개강연,방송출연등에서축적된화법은책의문장에도배어있다.몸으로검증된말이어떻게설득력을가지게되는지를보여준다.

지금이책을읽어야할이유
첫째,실패를관리하는태도의교과서이다.오늘의한국은실패를허락하지않으면서도‘다시해보라’고말하는역설속에있다.이책은패배를부끄러움으로은폐하지않고,루틴과회복의설계로전환하는절차를기록한다.

둘째,중년의신체와생계,돌봄의현실을정면으로다룬다.부상·통증·치료·재활은취미나헬스의담론이아니라노동과생계의조건이다.〈병원이냐체육관이냐,중년의스파링〉같은챕터는‘버틸수있을만큼만싸우는법’을고민하게한다.

셋째,관계의윤리를복원한다.이책의인물초상들은‘승자의얼굴’이아니라‘불씨를건네는사람들’의얼굴이다.서로의체온을옮겨붙이며공생의승리를만든다는감각은,냉각된일터와커뮤니티에서특히절실하다.

넷째,소소하게이기는법을제안한다.삶은KO승부가아니라판정의누적이다.침대정리,전원끄기,하루치두려움,데이터로읽는컨디션같은미시적실천은누구나당장내일아침에실행할수있는‘작은승리’의목록이다.

맺음말―“우리의라운드는아직끝나지않았다”
에필로그의어조는따뜻하다.그는독자를‘내방으로들어온친구’라부르며,자신의앨범을함께넘겨본시간에감사한다.김남훈의문장은챔피언벨트의광채보다체육관구석의땀방울을더오래응시한다.그래서더현실적이고,그래서더오래간다.《포기할까했는데3라운드》는제3의라운드를이미치르고있거나이제막들어가려는모든이에게건네는‘생활의전술서’다.싸움은끝나지않았다.아직우리의라운드가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