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 1

닥터 지바고 1

$16.07
Description
“러시아 혁명과 격정적 사랑이
차이콥스키의 비창처럼 흐른다.”

“‘라라’를 미워했던 기억.”
십대에 오독한 책들이 있습니다. 『폭풍의 언덕』의 히드클리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레트 버틀러 등, 주인공들이 너무 집요하거나 광기어리거나 능글맞으면 딱, 눈밖에 났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에게 공감하기보다는 거리를 두며, 버텨 읽었지요.
‘라라’도 그랬습니다. 미웠습니다. 한 가정을 파탄내고 끝까지 지바고 곁을 맴도는 게 정말이지 싫었지요. 유리(지바고)의 아내(토냐)를 응원하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사실은 유리(지바고)에게 문제가 더 많았는데요.
지금은… 이해합니다. 공감합니다. 그녀의 야성적인 본능과 매혹, 양심 사이의 갈등, 누가 그녀를 미워할 수 있을까요. 유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시인의 심장을 가진 이가 라라에게 닿는 거센 물줄기를 어떻게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
러시아의 내전과 혁명, 명멸하는 혁명가들, 방황하는 지식인들 또한 새롭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렇지만, 지금도 저는 이 소설을 ‘라라와 유리’의 사랑으로 읽습니다. 차이콥스키의 ‘비창’처럼.
저자

보리스파스테르나크

(1890.2.10~1960.5.30)

“조국을떠난다는것은내게죽음을의미한다.”

러시아의유명화가이자교수인아버지와재능있는피아니스트인어머니사이에서태어났다.어려서부터예술적영감이풍부한환경에서자랐는데,어린시절에톨스토이,음악가스크랴빈가족과교류하며진로에영향을받았다.
모스크바대학법학부에입학했으나철학과로전과하여문학활동을활발히하였다.마야콥스키를비롯한‘미래주의’시인들과교우,시쓰기(서사시포함)가그의생의근간이되었다.이어제1차세계대전,2월혁명,러시아내전,10월혁명,제2차세계대전을온몸으로겪으며,러시아에서예술가들의고초(체포,사살,자살등)를생생하게목도하였다.
1958년에『닥터지바고』로노벨문학상수상자로선정되었으나,소련정부와문학계의압력으로수상을거부했다.국외로추방하자는여론이들끓을때작가는위와같은내용의탄원서를보냈다.1960년러시아근교페레델키노에서생을마감했다.

목차

제1장다섯시급행열차/제2장다른세상에서온소녀/제3장스벤티츠키집에서의크리스마스축제/제4장피할수없는운명/제5장과거와의이별/제6장모스크바의야영지/제7장여행길/제8장도착

출판사 서평

〈노벨문학상〉으로더욱빛나는
러시아혁명기한지식인의삶과사랑

“전쟁과혁명의격랑속에서도
우리들삶과사랑은결코,희생될수없다.”

시베리아툰드라숲을뒤흔드는차이콥스키교향곡‘비창’처럼『닥터지바고』에는
‘러시아혁명’과‘격정적인사랑’이비장하게흐른다.작가는1,2차세계대전과러시아내전,혁명을온몸으로겪으며,러시안인의피에흐르는격정,우울,사랑,혁명등을
도도한강물처럼그려내고있다.

우리는세계적으로널리알려진『닥터지바고』로인해지은이를소설가로알고있지만,그는러시아서정시인이다.『닥터지바고』는그의유일한장편소설로,1958년에노벨문학상수상작으로선정되며“동시대서정시와러시아서사문학의위대한전통계승에기여”했다는평가를받았다.

이작품이처음출간된곳은이탈리아이다.소비에트출판계가출판을거부했기때문이다.이탈리아에서처음책이출간되고,그이듬해(1958년)에이책은노벨문학상수상작으로결정되었다.그러나소련정부와작가동맹은작가에게극심한비난과비평을쏟아붓고,결국작가는정치적인이유로수상을포기한다.작가동맹은그를제명하고정부는그의시민권을박탈한다.그뒤에작가는번역으로생계를이으며병마와싸우다가2년뒤에세상을뜬다.

『닥터지바고』는보통소설로이해되지만,작품이갖고있는다양한문학적특성과형식은이작품을특정장르로분류하기어렵게만든다.시적어조가자주등장하는부분은소설이아닌‘서사시’처럼보이기도하고,때론심오한철학비평서처럼인간존재와삶,예술에대한깊은성찰을보여준다.
참혹한러시아혁명기의중요사건들,혁명에유폐된비극적지식인의무력한모습들,걷잡을수없는사랑등,그야말로시대를아우르는세기의총서라고볼수있다.예술활동이제약받고자유로운창작이불가능했던당시의정치적상황에서,파스테르나크가선택할수있는유일한길이었을것이다.

그럼에도이소설을관통하는맥은하나다.이념이아닌인간존재자체의가치를되찾고,주장과구호대신소박한일상을누리며,자연과함께호흡하고진정한사랑을이루는것,이것이지바고가,파스테르나크가추구하는진실이다.혁명속이라도일상의삶과사랑은어떤이유로도유예되어서는안된다.이책을라라와유리의거침없는사랑으로읽든,혁명기의러시아역사로읽든,철학서로,서사시로읽든그것은독자의선택이고,어느선택도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