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빌드업

우리들의 빌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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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늘은 누구에게나 힘겹고 숨 가쁘지만
포기하고 절망하기엔 이르다.
우리들의 빌드업은 아직 진행 중이니까.
영상 속 C군이 족쇄처럼 발목을 붙잡아 아무런 꿈도 꿀 수 없는 천강호. 웃는 것도, 숨을 쉬는 것도 죄를 짓는 것만 같아 감정 없는 로봇처럼 하루하루 살아가는 강호가 과연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C군이냐, 천강호냐, 어떤 인생을 살지는 순전히 강호의 선택에 달렸다. 강호는 더 이상 C군으로 살지 않겠다고, 엄마, 아빠가 지어 준 이름 천강호를 되찾아 오겠다고 다짐하는데….

저자

최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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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말
소문
수호천사
지옥문
보호소년
최선의선택
너는누구의악몽일까
소식
우리에겐우리의세상이
숨은그림자찾기
악수
오늘도무사히
민아는멋있었다
결정적계기
새소년천강호
컨트롤
강적들
끝은시작이다
빌드업
제보
왼쪽날개의교훈
누구나스타가되고싶어해
미래의나에게

출판사 서평

줄거리

‘고의적인살인태클로촉망받는동료선수를다치게한C군’
그렇게강호는C군이되었다.가해자는강호였고,피해자는강호의친구이자라이벌인태수였다.실수였고사과하고싶었지만,태수는강호의꿈도같이부서지길바란것마냥쉽게용서해주지않는다.죄책감으로인해태수에게휘둘리며비행을일삼던강호는급기야소년원에가게되고,이제는C군에다‘소년원다녀온애’라는낙인까지찍히고만다.검정고시로고등학교에어렵게진학한강호는마음을잡고학교를다시다녀보려고하지만태수무리의압박은계속되고결국문제아들만모이는학교로강제전학을가게된다.전학간학교에서우연히중학교때같이축구를했던성빈을만난강호.어느날학교에새로운축구감독고영표가부임해오고,학교의전폭적인지원으로축구부에새로운바람이불기시작한다.비겁하게도망치지말라는고영표의말에강호는C군으로살것인가,천강호로살것인가다시한번진지하게고민한다.“당당해져야지.무슨일이있어도다시는숨지말아야지.”강호는이렇게다짐하며다시축구화를신는데….


책속으로

오늘도하루종일인터넷에올라온영상과댓글들을찾아읽으며시간을보냈다.나를향한무서운저주의말들을읽고나니온몸이떨려왔다.다른사람들말대로내가한아이의미래를,인생을망쳐놓았다.
-본문9쪽중에서

착각이었다.어떤설명도필요없이그냥있는그대로의내모습이받아들여진다고믿었던것은.어쩌면저아이들은나에게유예기간을준것이었을지도모른다.그동안은내가괴물인지아닌지가늠해보느라시간이걸렸을것이다.내가다짜고짜주먹을휘두를만큼폭력적이지는않은지,누구도막을수없을만큼또라이가아닌지숨죽여관찰했을것이다.자기들이상상한소년원출신의내모습과현실의내모습중어느것이진짜일지혼란스러웠을것이다.
결과는항상똑같다.
아이들은귀신같이알아본다.누가약자이고누가강자인지.
나는어느쪽일까.
-본문14쪽중에서

다음날,태수부모님은학교축구부밴드와전국의유소년축구관련사이트에영상을편집해서올렸다.오랫동안축구하나밖에모르고살아온아들의미래가좌절된것에대한부모로서의순수한분노였을것이다.그리고며칠뒤,한인터넷신문의스포츠란에‘고의적인살인태클로촉망받는동료선수를다치게한C군’의기사가떴다.다친선수와의경쟁에서밀려난뒤C군이앙심을품은것같았다는김군의인터뷰기사도있었다.특히피해자와가해자란단어에눈길이오래머물렀다.
나는그렇게C군이되었다.
-본문52~53쪽중에서

“지금처럼네가아무것도하지않고숨기만한다면바뀌는건없을거야.네가언제까지나C군으로살아야한다는뜻이지.만약그게싫다면…….”
고영표가나를힐끔보며말했다.
“다시뛰면돼.사람들에게달라진모습을보여주라고.그사람들이욕을하건말건경기장에서네이름을증명해보이는것.그게네가C군이아닌천강호로살수있는방법이다.비겁하게도망치지않고.”
한대맞은것처럼멍했다.달아오른얼굴이홧홧했다.
-본문92쪽중에서

때마침고영표가내게공하나를패스했다.나는그공을발끝으로잡아챘다.그러곤발밑에놓인공을뚫어져라쳐다봤다.둥근공의부드러운느낌이생생한걸보니꿈은아니었다.
왈칵,눈물이날것같았다.대체이게뭐라고…….
나는벅차오른가슴을진정시키려심호흡을했다.그러고는발바닥으로공의표면을살살굴렸다.발바닥전체에공의굴곡이느껴졌다.
그래.내발아래공이있다.그리고이작은공하나가내겐또다른세상이다.이사실을인정하기까지너무오래걸렸다.
‘그래,이왕시작한거,제대로해보자!’
나는한명씩앞으로튀어나가는아이들을보며속으로다짐했다.
-본문122쪽중에서

“야,근데넌왜나한테태수가괴롭힌다는얘길안했냐?나야말로진짜서운하다.”
실컷웃고난뒤에성빈이가정색을하고말했다.
“그게……솔직히말하기가조금그랬어.나도자존심이라는게있으니깐.”
정말그랬다.성빈이만큼내가태수꼬봉노릇을하고있다는걸모르길바랐다.이유야어찌되었건그게내마지막자존심이기도했다.결국지키진못했지만.
“하긴,그런상황이면나라도너처럼행동했을거같긴해.태수그자식소문안좋을때부터알아봤어야하는건데.”
“다나때문이지,뭐.”
“야,그게말이되냐?네가일부러그런것도아니고…….그건실수였다고.물론네입장도이해는하지만그래도태수가그걸이용해서널괴롭힌건분명잘못된거야.”
“태수도억울했을거야.축구하는애들그심정이어떨지알잖아.눈앞에서좋은기회를날려버렸는데내가얼마나미웠겠어.”
“짜식,넌그게문제라니까.너보단항상다른사람마음을먼저생각하는거.”
“내가좀멋있어서그래.”
“미친놈.”
성빈이가고개를절레절레흔들었다.
-본문126쪽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