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라는 쓸쓸한 한마디

잘 자라는 쓸쓸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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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랑을 피해 갈 수 없는 자의 외로움
사랑에 대한 거의 완벽한 고백
신윤서 시인은 2012년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대상 시부문을 수상하고, 2013년 《실천문학》에서 주관한 오장환신인문학상 수상하며 이미 재야의 검증을 받은 시인이다. 오장환신인문학상의 심사를 맡았던 송찬호·최금진 시인은 심사평에서 “신인으로서 지녀야 할 도전정신과 참신성, ‘재치’를 ‘가치’로 바꿀 줄 아는 능력, 그리고 투고작들의 한결같은 완성도를 높이 샀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시적 재능은 등단 10년 만에 출간하는 첫 시집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천년대 이후 등장한 대부분의 신인들은 아주 낯설고 때론 고통스런 감각을 내세워 시적 파장을 최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 신윤서 시인은 그런 흐름에서 한발 벗어나 ‘당신과 나의 관계에 대한 존재론적 고찰’에 몰두하고 있다. 예술과 욕망, 사랑의 조화를 통해 빚어내는 삶의 찬란한 순간을 시로 만들어낸다. 시인의 영혼과 감수성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사랑의 비망록이다. 발랄한 상상력과 개성 넘치는 비유는 우리의 삶과 정열을 더욱 생생하게 펼쳐 보여준다.
「휘핑크림 바케트 딸기요플레」 「라일락은 라일락이므로 문밖에서 서성이고」 「빙하기」 「안녕 사과 씨」 등의 작품에서 보여주는 그의 관능적 어법은 우리 시문학사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다. 이 개성적 문법으로 욕망과 번민을 직조해낸 시인은 사랑의 아픔과 상처를 통해, 사랑이 아름다운 시대로의 회귀를 꿈꾼다.

신윤서는 시의 흐름을 너무 가볍거나 무겁게 방치하지 않는다. 감정의 호흡을 가다듬어 시적 흐름을 안정적으로 통제하면서 사랑에 임하는 감정 역시 과장하거나 가장하지 않는다. 사랑에 대한 근원적 욕망을 충실하게 형상화하면서 자신만의 시적 매력을 강화하고, 드디어는 자기 삶의 행복을 완성시킨다. 다만 이전에 보지 못했던 관능의 어법이 독자를 자극할 수도 있겠다.
저자

신윤서

대구에서태어나부산에서성장했다.
2012년토지문학제평사리문학대상시부문,2013년오장환신인문학상을수상하였고2021년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받았다.

목차

1부
휘핑크림바게트딸기요플레
브라우티건풍으로
호두파운드케이크
이상한멜로디
침대위의고양이
오월의나귀
라일락은라일락이므로문밖에서서성이고
실내식물이있는방
4인용식탁
저녁의독서

2부
집으로가요
빙하기
그남자의첼로
친애하는Mr.K
안녕사과씨
늙은신(神)의저녁
너는
오카리나부는밤
창밖의기억
안개주의보2
나의나라
리셋증후군
북쪽분홍새우

3부
베르나르브네의기억
동해폭설
돌아오지않는아침
파르테논
나나
아침의태풍
안개주의보1
트렁크1
트렁크2
트렁크곁에서
바닥의습관

4부
날아라기러기

유월의단추
손톱끝의달
저녁의음악
바다로가는마을버스
저녁은손톱끝으로온다
유월장마
누이의열무김치
스웨터
1958년산포터트럭
겨울기모반집업셔츠
소선이모
나사리

해설
예술,욕망,사랑의조화로빚은삶의행복|권온(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욕망과관능으로빚어내는사랑의환희
등단10년만에출간한신윤서시인의첫시집

시집『잘자라는쓸쓸한한마디』에는2012년부터2022년에이르는10여년의시간이축적되어있다.신윤서의이책은시인으로서,인간으로서또여성으로서그녀의거의모든것을담은빛나는보석이다.이글은첫시집에서12편의시를엄선하여독자들과함께시인의시세계를파악하려는시도이다.신윤서의시는솔직하다.그녀는꾸미거나가장하지않는다.‘나’가‘당신’이나‘너’와같은대상과함께펼치는변주곡은매력적이다.시인은자유시와산문시를자유자재로구사하면서현대시의영토를극적으로확장하였다.신윤서는또한‘말’이나‘글’또는‘책’등을포괄한‘언어’를향한지속적인탐색을보여주었다.특히현대사회의‘욕망’을포함한‘사랑’을위한강렬한탐구는주목받아마땅하다.

신윤서는‘언어’에집중한다.그녀는이시에서“거짓말들”,“혓바닥들”,“말들”,“발설”등을거론함으로써이를입증한다.시인의상황을조성하는어휘로는“속도”,“외설”,“배설”,“환멸들”,“수작들”,“목숨들”등이있다.여기에는현대인이탐닉하는다양한요소들의빛과그림자가제시된다.현대사회를살아가는많은이들이추구하는스피드와섹스,그것의이면에숨은짙은어둠이강렬하다.신윤서는또한‘발설’과‘외설’과‘배설’을연결함으로써언어유희를실천한다.곧공통점으로서의‘설’을도출하여‘놀이’로서의시학을완성한다.

신윤서는다수의시편에서“도시”의“욕망”을제공한다.그것은적지않은현대인들이공감할수있는주제이기도하다.인간의욕망을노래한다는것은상처를응시하는일과다른말이아니다.시인의상처에개성을부여할수있는이유는그곳에“모딜리아니”나“라파엘로”의회화,“에곤실레”나“고흐”의미술이연결되어있기때문이다.요컨대그녀는욕망과상처의배후에예술을배치함으로써“침대위의고양이”를우리들자신의자화상으로끌어올리는데성공하였다.

신윤서시편에깃든다양한예술의영향은시적대상이나사물의내적인의미를성공적으로비춘다는점에서매력적이다.그녀의시는성적욕망을솔직하고꾸밈없이표현한다는점에서인상적이다.그리고시인은사랑을주고사랑을받을줄아는,곧삶을즐길줄아는사람이다.자신의시를통해서예술과욕망과사랑이충실한세계를형상화한신윤서는우리에게지금,여기에서삶의행복을온전히누릴것을제안한다.그녀의시세계가확장되고깊어져서다가올미래에는한국시의지형을더욱크게바꿀수있기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