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비로소밝아지는,참좋은울음터
김산의이번시집엔유독슬픔이많다.그럼에도(김)산이의슬픔의저간에는삿됨보다는애상의굽어살핌과맑음이감도니이는흉사가아니라상서로움의기미가아닐까도싶다.왜냐면슬픔이기피하거나불가피하게저항해야할부정성의요소로치부할터부가없기때문이다.어느새시인의일상이며어쩌면숙명의여줄가리이며시의본편을이루는소소하지만소중한밀생(密生)들이아닐까여기게된다.그러기에시는일종의복기(復碁)의기운이완연하다.방금의실황도어느새기억의옆구리살이되었으니어릴적할머니의옛날얘기같은기억의시편은시인(김)산이만이쪘다뺐다를할수있는감정의육(肉)일지도모른다.그런데그게딱히슬픔인것만도아니어서이제는감정과생각의기운처럼번져시의정수박이와내통하는지도모른다.
소통매체가급속도로발전하는요즘의상황에서도우리는기계적인소통만하는것은아닌가,라는회의에빠지곤한다.진정한소통보다는오히려매체를통한소외가한쪽으로쌓이는것은아닌가,하는의구심말이다.이런회의적인상황에일침을가하는(김)산의시구가낮벼락처럼돋아났다.낯모르는사람인데도“그동안살아줘서고마워,있어줘서그걸로됐어”라며사해동포주의의너름새를보는듯한시인의어느하루한순간은급기야“하마터면일어나서한명한명뽀뽀를할뻔했다”는지점에서조금은눈시울이습습해지곤한다.그럴때“가슴이벅차올라울컥하는”일이야말로지금의강퍅한세태에얼마나종요로운지점인가를새삼환기하게된다.이것이설령감상이라고하더라도이런감상성은지극한사람으로서귀하고미쁘고늡늡한속종일테니말이다.그러니더이해타산에물든이들은이런시편에골똘하니돈독하게물들어봤으면한다.
산이시인의슬픔은울음을추동하기도하고울음을담담히품고있기도하며세상을향해자비심으로펼쳐두려고도한다.그런데무엇보다도중요하고종요로운점은시인의울음은결코비탄이나감상이아니라존재의활력을도모하는기운생동의기미가완연하다는점이다.나는그점이미쁘고고맙고그야말로시인으로서‘백옥무하(白玉無瑕)’하다
■시인의말
나의20대는‘나는것’이었고,
나의30대는‘잘죽는것’이었다.
나는아득한그곳으로날아올랐고,
죽음너머에서손을흔드는애인을보았다.
알고있다고자위를하며다독거렸지만
당최알수있는건하나도없었다.
‘은하’와‘주원’이멀리돌아가면서
맑고밝은슬픔한덩어리를남겨주었다.
착실히늙고있는오늘에게
고마움과미안함으로큰절을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