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 갈 거란 계획 (도복희 시집)

몽골에 갈 거란 계획 (도복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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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이스크림 튀김 같은 시
뜨거운 고소함과 차가운 달콤함의 조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한 도복희 시인은 습작 시절 “시는 우주의 언어”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단번에 이해되지는 않지만 시는 그에게 막연한 동경과 그리움 자체였고, 숨겨둔 비밀처럼 가슴에 파고들어 시인을 방황하게 만들었다. 시인은 지금도 여전히 삶 속에서 헤매고 있지만 시의 고리를 놓을 수는 없다고 고백한다.
지방신문 기자로 일하면서 취재와 기사 마감의 압박 속에서 시인으로 살아내는 것이 쉽진 않지만, 시에 다다르고 싶은 열망으로 그 시간들을 버텨내며, 삶의 모든 중심을 시에 두고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도복희의 시는 아이스크림 튀김 같다. 뜨거운 튀김옷 안에 감춰진 차가운 아이스크림. 높은 온도에서만 튀길 수 있는 시라는 형식 속에 삶을 돌아보는 차가운 시선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시에서 중요한 것이 뜨거움과 차가움의 ‘사이’이다. 그는 이 ‘사이’에 웅크리고 있는 마음을 옮겨 적는 일은 시인의 몫이라 여긴다. 중심이 아닌 주변을 것들에 더 눈길을 주고, 마음을 쓰고, 그 사이에서 멈칫거린다.
저자

도복희

충남부여에서태어났다.
2011년《문학사상》으로등단했다.
시집『그녀의사막』『바퀴는달의외곽으로굴렀다』
『외로움과동거하는법』이있다.
현재동양일보취재부장으로재직중이다.

목차

1부
물푸레나무숲에는/몽골에갈거란계획/일요일의언어
/엄마는12월의화투를좋아했다/꽃잎의시간/시인으로사는일/비의이유
/난청의시간/이별메뉴/부드러운은둔/몬트리올400일
/1985,기억을베어무니송곳니가시리다

2부
사소한날의억양/드림하우스103호/오후3시의전생/싱싱한유서/화가가살던곳
승차시간/바다소리펜션여주인/언제부터서로에게모든기대를내려놓게되었나
/정원에는비밀이자란다/4개의파편/아무도몰랐지303호에천사가세들어사는걸
/여수의시간/명륜당구절초는웃자르지않는다

3부
산속책방에관한상상/읍사무소가보이는화요일/가을이오면
/6월에서10월이오는동안/장미허브가자라는집/일기를쓰는날들
/마로니에시공원이있는풍경/길고양이가사는골목
/우리는때로돌개바람앞에흔들리는미루나무가된다/4월의폭우/당직
/월요일의새삼스러운다짐/청미래덩굴이자라는시간

4부
손가락/랄라,나의스물한살/미희/나는데이지꽃을좋아합니다
노조미키류-나는모범생딸이었습니다/확진/입추무렵의L씨/전복된저녁
‘덜컥’하고보내온시집/골목의비밀/물새떼내려앉는개펄/꽃피는희망

해설
앵글;멈칫거림의자리에서포착한세계|최은묵(시인)

출판사 서평

고요에서길어올린마음의무늬들
‘사이’그려낸삶의옴니버스


도복희의『몽골에갈거란계획』은삶의경계에서마주친갈등을옴니버스영화처럼펼쳐놓는다.앵글은시인의눈을투시하기도하고때론주변의표정을클로즈업한다.줌인
(zoomin)의과정에서형성되는깊이는도복희시인의첫시집『그녀의사막』에서도엿볼수있다.어느요일이든떠날수있는(혹은돌아올수있는)세계를상징하는“사막”의방황이얼마간하나의방향을이루었다면,이번시집은삶의고뇌를보다구체적이고명확한위치에서들여다보고있다


시는집착으로얻어지는예술이아니다.어떤‘사이’에웅크리고있는마음을옮겨적는일이시인의몫이다.끊임없이나를비우고나를벗어나는애씀이필요하다.“한계절에한번쯤은돌개바람에흔들리는미루나무처럼그곳에서있어볼일이다”(「우리는때로돌개바람에흔들리는미루나무가된다」)라는시인의목소리가오래도록귓가를맴도는이유를우리는놓치지말아야한다.중심이아닌주변을응시한다는건쉽지않다.“문밖으로눈이펄펄쌓”이는“12월”에“나이든딸과/더나이든엄마가/슬래브집에서화투를”치는이야기는함께따뜻해지려는구체적몸짓이다.도복희시인에게시란체온같은것일지도모른다.다시천천히「엄마는12월의화투를좋아했다」를읽어보자.“잠금쇠단단히걸어둔한평방에는/찐호박고구마놓여있고/벚꽃,난초,홍싸리무더기로들어온다/숨막히는꽃들의싸움으로/모처럼환한겨울밤이다”라는마지막이미지는오래도록따뜻하다.이만큼의온도가바로도복희가세상에손을내미는방식이라면더이상그의시가어디로향할지방향을묻지않아도좋겠다


『그녀의사막』에서말했던“사막”이언제든떠날수있고언제든돌아올수있는세계였다면,“몽골”은“사막”으로부터더확장된시세계를제시한다.“몽골”이란종착지가아니라기착지이다.여기서부터도복희의새로운동행은시작된다.우리는가만가만시인의앵글을따라가자.그걸음에또다른“물푸레나무숲”을만난다면거기멈춰“손목이시큰할때까지”“숲의주술”을함께옮겨적는일도마땅히좋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