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롭지않은듯이야기하지만,
우주로달려가는상상력,생의의미를묻는화두들
고성만시인의이번시집은일상에서마주치는다양한경험들을대수롭지않은듯이이야기하지만,그안에는산넘어바다건너우주로달려가는상상력이있고,생의의미를묻는다양한화두가살고있는데,그것들이통일된의미로모아지기보다는의문이분화되는양상으로던져진다.도대체무슨뜻이지?곱씹어보는데이시집의묘미가있다.그의미는「갖고싶은,가질수없는」것이어서끝내의미를찾을수없다하더라도그의미를생각해보는것자체가곧시를즐기는것이다.
나는고성만시인의새시집을읽고‘가상의고성만시인’에게물었다.
“시란무엇입니까?”
“평상심이곧시입니다.”
이결론은비약일수있겠다.그럼에도나는고성만시인의이번시집은평상심시시(平常心是詩)를시도한시라고감히말한다.여기서평상심이란시를위해조작된것이아닌있는그대로의마음자체이다.이태도로시작에임한다면,시를쓰기위해애쓸필요가없다.조작되지않는시심(詩心)을받아적는것자체가시이기때문에,시심이읽어주는시를그대로받아적기만하면된다.그렇다고시가자동으로생산되는것이아닌것은우리의마음이이미조작에길들여져있어서,조작된마음을덜어내는것이필요한작업일수있다.문제는조작된마음을덜어내는것또한조작이될수있다는것인데,이를해소하는방법이곧‘시를사는것’이다.
고성만시인이많은작품을쓸수있는이유를나는그가‘평상심이곧시’라는마음으로‘시를살고있기때문’이라고본다.대부분의사람들에게는대수롭지않게여겨질일들이그에게는중요한시적모티프가되고,스쳐지나갈이미지들이그에게는지워지지않는사진이나영상으로찍히며,웃어넘길일이건통곡할일이건넘겨짚을일이건그에게는잘풀리지않는화두가되어,이것들이종합적으로고성만표시가된다.그리하여나는이번시집에이르러고성만특유의‘자연스럽게’‘만들어지는’‘고성만표시’가완성되었다고보는것이다.
시인의말
초등학교4학년때쯤
백일장대회에나가난생처음
상을받았다.부안군장원이었다.
학교에서는명예를드높였으니
부상으로‘송아지낳을소’를준다했는데
아버지는소키우기가번거롭다는이유로거절하셨다.
그때썼던글짓기의주제가아마
‘먼곳’이었던것같다.
그후나는자주먼곳으로갔다.
몸은여기매어있지만
먼,그곳으로가서영영
돌아오지않는꿈을꾸기도한다.
-2024년봄
연제호숫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