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늘 첫사랑만 해요 (김광명 시집)

난 늘 첫사랑만 해요 (김광명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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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첫사랑의 달인을 꿈꾸는
시인의 후회와 욕망
2022년 『시와사상』을 통해 등단한 김광명 시인의 첫 시집 『난 늘 첫사랑만 해요』가 출간되었다. 현실과 비현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탁월한 상상력과 깊이 있는 통찰이 응축된 시집 『난 늘 첫사랑만 해요』을 통해, 시인은 독자들에게 삶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김광명 시인은 현대 사회의 다양한 단면들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이를테면 시 「노랑 구역」은 ‘지역감정’이나 ‘젠더’와 같이 사회를 양분하는 갈등의 요소를 ‘노랑’이라는 상징적인 색채로 치환하여 보여주는데, 이는 단순한 사회 비판을 넘어, 우리가 무심코 받아들이는 경계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유동적이고 때로는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그는 복잡한 사회 현상을 직설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시적 상상력을 통해 독자들이 스스로 사유하고 결론에 도달하도록 이끌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또한 이 시집의 특징 중 하나는 인간 내면의 심리적 풍경을 탐색하는 시인의 독창적인 시선이다. 시인은 ‘앨리스 증후군’을 통해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표현하거나, ‘피노키오’의 코를 통해 진실과 거짓, 그리고 그 경계의 모호함을 다루며, 인간 본연의 심리적 상태에 집중하려는 시적 자세를 보여준다.
시집 『난 늘 첫사랑만 해요』에는 순수하고 열정적인 마음으로 지금의 현실을 돌파하고, 현실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으며 자기 본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시인의 본원적 의지가 녹아 있다. 두려움 없는 순정과 용기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살아내고, 지금의 사랑을 완성하려는 의지는 오직 첫사랑의 욕망에서만 가능하다. 김광명의 ‘첫사랑’은 인간의 내면까지 통제하려는 현대 사회의 시스템에 대한 저항의 사유이며, 가두고 갇히고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테두리를 만들지 않음으로 자유를 얻는, 물불 가리지 않는, 매번 새롭게 재생되는, 치열한 시적 갈망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김광명

저자:김광명
2022년《시와사상》으로등단했다.

목차


1부-새가쪼아먹었으면좋겠어,내가버린내심장
드로잉,앨리스/세번째로,같은길을지나쳤다/매그놀리아하우스/저글러수열/인기척/세에라자드/알코올램프/허밍/짖지않게해주세요/오늘의날씨는다맞는게아니었어/회전목마/남은방은1개인데

2부-여긴진짜자제를못하겠어,생각도없이나아직도이야기하는거야?
제브리나,재즈,가이드북/키모토아엑시구아/망고의초대/콜/진짜거짓말/파운드푸티지/글래스비치/이스터에그/가문/행인들/결정/노이즈캔슬링이필요해/원숭이손은약손

3부-엄마는처음이었던적없어?
다운사이징/혼잣말;종이를반으로열번접으면천계의문이열린다/DIY사이프러스관짜기/빈/뷰파인더/봄날,36.8MHz/10시입니다당신의아이들은지금어디에있나요/논현동/악수의형식/노랑구역

4부-아키비스트성냥UK
열린결말을좋아합니다/당신과나사이에모노드라마가펼쳐진다/우리가어울릴가능성에대해/호두나무휴게소/호루라기부는사람/반지하/출발2056/이직한회사에는텃새가산다

해설세상과맞서는시원한상상|최은묵(시인)

출판사 서평

세상과맞서는시원한상상

시집『난늘첫사랑만해요』는주관적관점과상상으로재구성한허구적진실을통해삶의보편적진실에다다르고자한다.이러한보편적진실은공동체가믿길바라는,또는시인이믿고싶은가치의범주에속한다.물론상상으로빚은세계에서진실을찾아내는일은수월하지않다.그럼에도시인이품은내적갈등이어디로어떻게몸짓하는지분명하게살필필요가있는데,<시인의말>에서그이유를만날수있다.
“시를쓰는매순간/후회를치료하는약이발명되었다”는말처럼김광명시집은어떤후회로부터파생된현실을상상의영역을통해비현실의세계에서복구하려는정신적심리적몸짓이다.아울러“친구를이해하려면,아물지않은살갗속으로들어가야해요”(「망고의초대」)라는문장은이시집으로들어서는여러키워드중하나로작동하고있는데,우리는시인이제시한“아물지않은살갗”이현실과비현실을연결해주는상징적고리이며,이것이각시편에서어떻게작동하고있는지,시집전체를어떻게관통하고있는지찾는수고로움을마다할이유가없다.

김광명시인이세상의부조리에문학으로저항하는이유는“못가진자들은기도가너무많아망할”(「글래스비치」)것만같아서때문은아니었을까.마치자신이못가진자들의목소리를너무나잘알고있다는듯,“하느님부터찾아보자,아빠”(「다운사이징」)라는음성을직접듣기라도한듯,“가면을벗어도얼굴이없는”(「허밍」)사람들의처음표정을알고있다는듯,그래서결국“의사가되지못하고선장이되지못하고전기기술자가되지못하고디자인이나자연과학도하지못하고봉준호가되지못하고언니의친구가되지못하고고등어가되지못하고십자가도되지못하고”(「결정」)어쩔수없이,운명처럼,소수와약자의목소리를기록하기위해시인의길을선택한것은아니었을까.

사람은무의식적으로자신을다른무언가에투영한다.그것을구체적으로표현하는이가시인이다.거기에얼마나자신의언어를쏟아내느냐,또얼마나깊고넓어지느냐는각자의고민에따른다.현상에이데아를스미기위해시인이선택한화자는결국누적된자아의발현이다.그러므로이시집의모든화자는시안詩眼으로세상을보려는김광명의시세계에부합한다.
“어지러운발자국을세고또세던,/한무더기의엄마들”이형상화된시인의내면이라면“어지러운발자국”을뒤따라살피는일은독자의역할일것이다.“흔들어도흔들리지않는”(「뷰파인더」)삶은없다.그들과기꺼이함께흔들리기를주저하지않는시인이라면그가만나는모든세상은매번두근거림으로다가오지않을까.후회를치료하는새로운첫사랑처럼말이다.

저자의말

시를쓰는매순간
후회를치료하는약이발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