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라 (최은묵 그림시에세이)

셀라 (최은묵 그림시에세이)

$18.00
Description
친애하는 것들에 대한
사소하고 비밀스러운 매혹
최은묵 시인의 시그림에세이 『셀라』가 시인의일요일에서 출간되었다. 시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에 시인이 직접 그림을 그리고, 짧은 시도 붙였다. 시그림에세이 『셀라』가 의도하는 것은, 어떤 무게도 없는 쉼이고 휴식이다. ‘셀라’는 히브리어로 그 어원과 의미가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거룩한 멈춤” 혹은 “음악이나 기도를 잠시 멈추고 침묵 속에서 성찰하는 순간” 정도로 해석된다. 시인은 이를 “지친 삶에 휴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닫는 말」에 시인이 직접 적어놓은 것처럼, 그림만 떼어 봐도 좋고, 그림 옆의 시만 따로 읽어도 좋고, 산문만 따로 읽어도 되는 그런 책이다. 차례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아무 데나 펼쳐 읽으면, 낯익은 동네 풍경과 다정한 이웃들의 표정이 따라온다.
등단 이후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 왔던 최은묵 시인은 이번 에세이에서도 자신만의 개성적 문체로 풍경과 사물을 관통하는 사유를 풀어내고 있다. 그가 지닌 문장의 시적 밀도는 여전하다. 하지만 독자에게는 시만으로는 좀처럼 알기 힘들었던 그의 속내를 조금 더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에세이 속의 이야기는 다양하다. 낙서 가득했던 어린 시절 골목 담벼락부터, 은행나무가 있던 옛집의 기억, 역전시장 생선가게 할머니 이야기, 경매장에서 데려온 강아지까지, 시인의 ‘마음 창고’ 모든 것들을 내보여준다. 그는 우리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그 풍경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그것을 옮겨 적으면서, 생의 비밀을 찾아가는 여정을 만들어낸다. 『셀라』는 최은묵의 시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차원의 감각을 선사하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저자

최은묵

2007년《월간문학》과2015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당선되었습니다.시집으로는『괜찮아』『키워드」『내일은덜컥일요일』이있습니다.
수주문학상,천강문학상,제주4·3평화문학상을수상했습니다.
오전에는전화를받지않고요.가끔집밖에나갑니다.

목차

1부길은바라보는것이다
동네풍경/산책/5시1분전/경계에서서/동창/씩씩하니까/약자가아니라/소수입니다/트라우마/제번호어떻게아셨어요?/오후/어쩌다가/사춘기/옅어진다/이상하다/꿈

2부누구나두개의창을품고산다
곁/오늘할일/양심/살며나를찾는일/윙크/대충이란어느정도일까요?/두리번거리다/카운트다운/계산없는인연/수요일/탁상달력/재개발/정치/대합실/큐브이야기

3부지금쉼하나떠오르지않나요?
나이/먼지/응시/반영/사회계급/값/옆집이또비었다/휴식/쉬다/헛/이유/속/파킨슨병/맛/마음창고

4부이제고개숙이지말아요
엑스레이/가양동을아세요?/家長/어떤잔상/몰랐습니까/동네이야기_이름/저기요,뭐라고부르면되죠?/바람이차다/아늑하다/아홉살/은퇴자들/이별후/버림과보냄사이의망설임/할머니가머문자리/여백

5부누구나두개의창을품고산다
이력을알수없는/부고/비정규직/시스템오류/Iam/끼리끼리/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비추어보는/한솔은지/수행자의길/질문있습니다/오디션/옹기종기/돌아보게하는

출판사 서평

머물수도없고되돌아갈수도없는,지친삶에휴식


최은묵시인의시적뿌리를엿볼수있는에세이다.자신이과거에살았거나현재살고있는동네를그림으로그려내면서,시로이야기하지못했던풍경을작가특유의섬세한관찰력과시적사유로담아낸다.일상속의미세한파문을포착해내면서자신만의감각으로사유를다듬어낸다.그렇다고거창한사유와미학적가치에집중하는것은아니고,삶의그늘속에가려져있는삶의가치를새롭게발견해내는데골몰한다.그만의오래고깊은어떤사랑에대한기록이다.

삐뚤어지고기우뚱거리고모나고어긋나고해답이없는질문앞에서선,박자를잃은숨소리나제멋대로튀어나오는삶의표정에게,최은묵시인은‘대충’이라는충청도식어법으로토닥인다.울퉁불퉁한세상이야기들을풀어놓으며세상살이에무슨높낮이가이리많냐며궁시렁대면서도,밋밋한삶보다는재밌지않냐고되묻는다.얼핏보면누군가를다독이고쓰다듬고보듬어주는모양새지만한걸음떨어져서보면스스로를달래는듯하기도하다.쓰면서혼자웃기도하고눈물도훔쳤다는최은묵시인은,이책이함께나누는동안쉼이되었으면좋겠다고소박하게밝히기도한다.어쩌다가시작했다는이그림시에세이는시와그림과산문의경계를무너뜨리며새로운미학적세계를건설하는귀한경험을독자에게선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