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위험하면 뻐끔거려 (이적온 시집)

이제부터 위험하면 뻐끔거려 (이적온 시집)

$12.00
Description
스물다섯의 하이브리드 상상력
기성과 전통을 넘어서는 미지의 감각
㈜시인의일요일이 이적온 시인의 첫 시집 『이제부터 위험하면 뻐끔거려』를 출간했다. 관례적인 등단 절차를 거부하고, 이 시집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는 이적온 시인은 올해 스물다섯 살이다. 총 39편의 시편으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스물다섯 살의 날카로운 언어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파열된 감각과 존재의 혼란을 포착한다. 기성과 전통을 넘어서는 독자적인 미학적 시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익숙한 세계를 낯선 시선으로 마주하게 하며, 깊은 사유와 새로운 정서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 시집은 ‘탈(脫)’의 시학을 통해 현대인의 삶을 깊이 탐색한다. 기존의 견고한 서정적 틀을 깨고 언어와 사물, 주체와 세계의 경계를 넘나들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관계망과 유동하는 윤리 속에서 인간 실존의 의미를 되묻는다. “잘못 쓰는 것 같다”는 시인의 자조적 고백처럼, 이적온 시인은 정답 없는 세계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질문하며, 때로는 뒤틀리고 혼란스러운 현실을 직시하는 시적 태도를 견지한다. 이러한 접근은 독자들이 일상의 익숙함을 벗어나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도록 이끌며, 자신과 세계를 탐색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시집 『이제부터 위험하면 뻐끔거려』는 파편화된 언어와 비일상적인 이미지를 통해 독특한 서정성을 구축한다. 특히 '플래시(Flash)'와 '플레시(Flesh)'의 중의적 의미를 담은 'Fla(e)sh', 'Fle(a)sh'라는 조어(造語)에서 볼 수 있듯이, 섬광처럼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와 인간 본연의 날것 그대로의 감각을 직조하며 삶과 죽음, 존재와 상실의 경계를 탐구한다. 시집은 독자들이 언어가 지닌 다층적인 의미를 경험하고, 파열된 관계와 모순적인 현실 속에서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도록 이끈다.

시집 곳곳에서 발견되는 날카로운 구절들은 독자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제부터 위험하면 뻐끔거려”라는 시집 제목이자 시구는 경고와 순응, 그리고 언어가 지닌 본질적인 한계를 동시에 드러내며 현대 사회의 모순을 응축한다. “나는 발목에 불을 댕긴다 불붙은 뼛조각이 뿌리로 옮으면서 엉킨다 탁탁 뿌리가 발목이 되어간다”라는 시구(「환영사」)는 시적 주체의 깊은 고뇌와 자기 파괴적 인식을 보여주며, “네가 안으로 들어가면 여기도 조각나기 시작할 테니까”라는 구절(「당신의 입장이 나의 입장」)은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존재의 유동성을 예리하게 짚어낸다. 또한 “우린 가족이잖아 지금도”라는 구절(「Fle(a)sh」)은 액체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형태의 연대와 유대감을 탐색하는 시인의 시선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시구들은 독자들이 시집이 제시하는 감각적이고 사유적인 세계에 몰입하게 하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탈」에서 화자의 목소리를 빌려 고백하였듯 시인 이적온은 “새벽처럼 비가 내리는 땅 위로 거꾸로 매달린 도마뱀과 같은 비일상적인 풍경 속에서 언어적, 신체적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 그의 시는 이러한 비일상성을 통해 현실을 재구성하고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묘한 매력을 발산 중이다.
저자

이적온

겨울에전부두고왔다.시집『이제부터위험하면뻐끔거려』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1부빛과일
脫/음-/우리어른정상영업합니다/Fla(e)sh/편집점/Fle(a)sh/이름은비워둘수없습니다/Berry/삼중추돌/선물

2부눈치못채겠지내강아지나좀이상하게볼뿐
환영사/당신의입장이나의입장/양/환승역을점거한파이광신도와오늘의메뉴/ESG(Eco-friendly,SocializedGeeks)/흔/잔문통/슬픔의유전적클리셰/EX/꿰맴:시침질/눈사람소조/꿰맴:홈질/풍경風磬/핑거스냅/꿰맴:박음질

3부평발이거나다지증인천사도있습니까?
Outro/종의묵음/from:since:until:/부고/부고장/인스턴트/아우로라/유레카를외치지않고서야물이넘치는슬픔을견딜수없었을것이다/칼레이도스코프/아우로라/나의영혼은노스탤지어를표류하고/원더풀마이라이프/(0)/아직이개같은

해설하이브리드상상력으로충만한독자적인미학적시도詩圖|염선옥(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디지털시대,새로운서정의실험

이적온시인의첫시집『이제부터위험하면뻐끔거려』는39편의시로이루어져있다.처음에는그적은시편이다소아쉽게보일지모르지만,읽을수록그러한우려는무의미해진다.이시집은분량의한계를사유의밀도와산문적시쓰기로전복하면서,응축된언어와자유로운형식속에서고유한리듬을만들어내기때문이다.산문적호흡속에서도시어는긴장을잃지않고,절제된어조는끝내깊은사변의울림으로번져간다.이적온의첫시집은바로이반전과여운속에서시가도달할수있는사유의두께를한껏증명해보인다.

이적온의시를끝까지읽고나면그의시세계가무엇보다도21세기‘Flash’의세계를살아가는실존(Flesh)들의고독과고통,무의미와상실,그리고애도의정동을숨김없이전면에내세우면서도,끝내삶쪽으로몸을기울이려는움직임을포기하지않는다는것을알게된다.삶과죽음의현장에서처음맞닥뜨린실존의어색한몸짓과말을비추어보면서,그는그나름의방식으로애쓰는개별적목소리가다시획득되는지점을더듬어간다.애도와공감,연대의순간이빠르게소비되고사라지는시대속에서도일종의‘반딧불의잔존’(위베르만)처럼끝내소멸하지않는어떤빛이여전히남아있음을조용히암시한다.삶의곤궁함속에서영혼은한곳에정박하지못한채표류하지만,그럼에도몇퍼센트의긍정이라도기어이받아들이려는,삶을향한미세한기울기를끝내놓치지않으려는결심이이시편들의바닥에서은근하면서도단단한빛으로번지고있다.

진지한고민이없다,무슨말인지모르겠다,불통의글쓰기다,시가쓸데없이길다,잔뜩멋부린다,초현실적글쓰기,몽타주를빌어막쓴다,음악을잃었다는등의혹평은어쩌면이러한시를끝까지따라가려는진지한비평의시간이아직충분히축적되지않았기때문일지도모른다.속도의사회에서“미친듯이발광하는새벽빛을외면하고잠들수있을까/단잠일까”(0)라고자문하는화자의목소리는,오히려현실을외면하지않겠다는문학의오래된기능을새로운방식으로떠맡으려는‘아이(i)’의고뇌에가깝다.이적온의시는그고뇌를통해,이미견고하게소비된세계속에서도다시안부를묻고,말의자리를내어주며,하이브리드상상력으로충만한독자적인미학적‘시도(詩圖)’를그리며오늘의감수성이도달할수있는또하나의문턱을조심스럽게두드리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