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춤을 추어요 (윤진화 시집)

함께 춤을 추어요 (윤진화 시집)

$12.00
Description
잘 지냈나요?
나는 아직도 봄이면서 무럭무럭 늙고 있습니다
㈜시인의일요일에서 윤진화 시인이 세 번째 시집 『함께 춤을 추어요』를 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냉혹한 현실 속에서 삶의 고통과 희생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도, 결국은 좌절하지 않고 함께 연대하며 춤추는 인간의 모습을 깊이 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번 시집 『함께 춤을 추어요』는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의 ‘고도를 기다리는 시간’처럼 지난한 삶의 여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현대인의 내면에 잠재된 다양한 감정들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다. 시인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 고통 속에서 연대의 의미를 발견하는 끈질긴 인간 정신을 탐색한다.
무엇보다 『함께 춤을 추어요』는 기존 시집들과 차별화되는 강렬한 감성과 독특한 서사를 특징으로 한다. 윤진화 시인은 일상적인 소재에서부터 종교적, 철학적 사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내는데. 특히 '선퇴(蟬退)'라는 개념을 통해 삶의 순환과 재탄생의 의미를 시집 전체에 걸쳐 탐색한다. 그는 시를 통해 인간의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고, 독자들은 단순히 시를 읽는 것을 넘어,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존재의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시집을 관통하는 주요 정서는 ‘비루함 속의 연대와 부활’이다. 시인은 삶의 비루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서 발견되는 인간적인 연결과 회복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개인의 고통이 타인과의 유대를 통해 승화되고, 나아가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표제작 「함께 춤을 추어요」가 보여주는 처연함이 바로 그 정점에 있다. 자신이 살아오면서 경험한 삶의 모순과 부조리함 속에서도, 함께 춤추며 나아가려는 의지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울림을 선사한다.
이 시집이 다른 시집들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현실의 날카로운 단면을 포착하면서도 그 이면에 숨겨진 따뜻한 시선과 비유’이다. 시인은 자본주의 사회의 비정함, 가족 간의 갈등, 개인의 고독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직설적이면서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동시에 그 속에서 인간의 연약함과 강인함, 그리고 서로를 보듬는 따뜻한 마음을 놓치지 않는다. 특히,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물이나 현상에 깊은 의미를 부여하여 독자들이 스스로의 삶을 재해석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윤진화 시인의 이 스텝은 우리가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적 세계이다.
저자

윤진화

2005년《세계일보》신춘문예로등단했다.
시집『우리의야생소녀』『모두의산책』이있다.

목차

1부
묘비/12월25일/수박/키스/혓바늘/복숭아나무옮겨심는법/성베네딕도수녀원앞에서/갈라진아스팔트에소녀가반창고를붙이고있다/코끼리똥을머리에이고/코끼리코트/화두話頭/1월1일/사과/도박/웨스턴바바밤바/개관식

2부
신이만든계절이기록되지않았다/우리,집으로가자/너희는손하나까딱할필요없다/민족해방/왜꽃그늘아래서슬픔을찾나요/백패킹(Backpacking)/해방촌오르는길/구름/안녕/바나나우유를마시며/상대방이전화를받지않습니다

3부
매미/제가그곳으로가겠습니다/사춘기/11월11일/후암동재개발구역/길/양들의침묵/당신의집근처에서/바라건대우리에게보습대일땅이있었다면/곧죽어도겨울/빈어택(BINAttack)/평범한사람/환전/가위바위보/앉았다일어서면/참외/함께춤을추어요/8월,가배嘉俳/동물원

4부
선퇴蟬退/내마/신열/반영反映/서울역7017,휘파람을부세요/미수금/그렇다고우리를데려가실건아니잖아요/반함飯含/생명보험/가시연꽃/꽃밭/수련

해설고도를기다리는시간,함께춤을추어요|이주영(연극평론가·대진대교수)

출판사 서평

고도를기다리는시간,함께춤을추어요

윤진화시인의세번째시집『함께춤을추어요』는버팀의방법론으로누군가의기다림을택한다.시적화자에게그는예수이자부처이며,때로알라이며,심지어샤먼이기도하다.언젠가이절대자가올것이라는믿음,마치사무엘베케트SamuelBeckett의〈고도를기다리며〉에서그토록고도를기다렸던디디와고고의모습과흡사하다.그런점에서본시집의첫시「안부」는고도를향한안부라하겠다.속없이,그렇기에애처롭게“잘지내나요?”라고묻는시적화자는“‘잘늙는다’는것에대해고민”하는중이다.늙고지는,생의끝이좀더가까워보이는그는아직“세계라는아름다운단어”를믿고있다.하여고도가보낸편지속“혁명”을꿈꾸고,“시를섬기며살겠”다하며,“부끄럽지않게봄을보낼”거라고다짐한다.그나마혼자가아닌함께다.자신과비슷한처지의고도를기다리는자들과함께춤을추며봄을기다린다.이즈음되면,잘늙어감을고민하는자도알고있는듯하다.세계의민낯을.


믿음과인식의시간사이4부인최초의선퇴로돌아간다.자신의이름으로울고자했던,세계의비정함을온몸으로받았던자는“나무에서부활”하고있었다.아직신이“우리위에서”울고있을때이다(「선퇴蟬退-여자여,왜우느냐」).아픔과고통의강도는같지만버틸만한세상이었다.“온몸이뜨거워서신을벗었”지만앞서의경우처럼발의행방이묘연하지않다.오롯하게느낄수있는“맨발”이다(「서울역7017,휘파람을부세요」).“사직서품은옷을입고출근하는사람이하나둘늘”어나고있는중이었지만(「미수금」),죽은친구의아들이,친구의예쁨이눈에들어오는세계였다(「반영反映」).어디서부터잘못된것일까.왜선퇴는매번상황을달리하였던것일까.왜그토록맴맴울어야만했던것일까.“산새소리바람흐르는소리돌구르는소리”를들으며“연꽃을찾아오는문상객”들은어디로간것일까.그들과“함께운”,부활한자는어쩌다우리안에갇혀사람답게울수밖에없었던것일까(「수련」).『함께춤을추어요』는이질문을던지며마무리한다.부활의첫선퇴를맨마지막에배치한이유는이시집이그저불행한결말로마무리짓는이야기가아니기에그러하다.춤추는자들이다시한번고도를기다리는시간,우리밖으로뛰어나와부활을꿈꾸는평범한인간들의이야기이다.이순간,고도를기다리는평범한인간의태도가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