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인간의 도리를 말하다 : 이상적인 인간관계가 존재하나요? - 고전으로 만나는 진짜 세상 3

공자, 인간의 도리를 말하다 : 이상적인 인간관계가 존재하나요? - 고전으로 만나는 진짜 세상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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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공자가 생각한 이상적인 인간관계와 국가의 모습

대한민국 사회에 유교의 부정적인 잔재가 많다. 군대 내 상명하복 문화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때 명령에 따라 움직인 일부 군부의 움직임을 보면 역사의 시곗바늘이 되돌아갔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 간담이 서늘하다.
비상계엄 상황에서 정치인, 언론인, 법조인에 대한 체포 명령이 하달되었고 이들에 대한 구금, 살해 계획마저 있었음이 드러났다. 당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은 체포 명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위기 상황에 군인들은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강하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성적 판단을 배제하는 맹목적인 ‘충성’을 올바르다 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유교의 부정적인 잔재는 과연 공자가 의도한 것이었을까?
중국의 역사는 통일과 분열 과정의 연속이었다. 기원전 770년 주나라 왕실이 낙읍으로 천도한 뒤부터 진나라 시황제가 중국을 통일할 때까지의 시기를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라고 부른다. 공자는 그 전반기 중에서 BC 6~5세기에 해당하는 춘추(春秋)시대에 활동한 사상가였다. 춘추전국시대는 전쟁이 끊이질 않고, 자고 일어나면 나라가 뒤바뀌는 그야말로 잔혹한 세상이었다.
혼돈의 시대를 끝내겠다며 수많은 사상가가 저마다 뜻을 펼쳤는데, 이들을 제자백가(諸子百家)라고 부른다. 춘추시대에 공자는 혼탁한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아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간 내면의 도덕성인 ‘인(仁)’의 회복을 강조하며 유학(儒學)의 기치를 올렸다.
기독교에 ‘사랑’이 있고, 불교에 ‘자비’가 있다면, 유교에는 ‘인’이 있다. 인은 유학에서 최고의 도덕적 덕목이고, 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가장 확실한 기준이다. 공자 사상의 핵심이기 때문에 《논어》에는 ‘인(仁)’이란 글자가 수시로 등장한다. 제자들과 사람들은 공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그때마다 공자는 인에 관해 설명하고 답을 준다. 인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평가한 대목도 눈에 띈다.
공자가 인을 강조한 까닭은 잔혹한 세상을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다. 약육강식을 세상의 이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을 향해 공자는 옆에 있는 사람이 경쟁 상대가 아니고 싸워야 할 적이 아님을 알리고자 했다. 각자가 세상에 태어난 똑같은 ‘사람’임을 깨닫고, 주변 사람을 아끼고, 상대방이 힘들 때 손을 내미는 것이 인이라고 설파했다. 공자는 효(孝), 충(忠), 지(智), 용(勇), 예(禮)를 포함해서 유교가 내세우는 덕목 중에서 인(仁)을 으뜸으로 보았다. 공자는 올바른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꾼 사상가였다.
공자는 입으로만 학문을 떠드는 사람이 아니었다. 덕이 있는 임금을 만나 현실 정치를 펼치기 위해 쉰다섯 살 때 모국을 떠나 14년간이나 천하를 주유한 것도 그런 기회를 찾기 위한 여정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공자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유가(儒家) 경전을 정리하고 제자를 양성하는 일로 만족해야 했다. 자고 일어나면 전쟁이 터지고, 나라가 망하는 세상에서 인간의 도리를 말하는 공자의 가르침이 세상물정 모르는 탁상공론(卓上空論)처럼 들렸기 때문이었다. 혼란한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사상은 인을 강조하는 유가가 아니라 법에 의한 통치를 주장한 ‘법가(法家)’였다. 춘추전국시대를 끝내고 천하를 통일한 진나라는 어지러움을 다스리기 위해 사상을 통제하고 나섰다.

저자

이성주

저자:이성주
재기발랄한상상력으로재미와유익,영감을주는역사강사로활동했다.《러시아vs일본한반도에서만나다》,《조약,테이블위의전쟁》,《괴물로변해가는일본》,《미국vs일본태평양에서맞붙다》,《파국으로향하는일본》등의‘전쟁으로보는국제정치’시리즈를통해전쟁의막후에있는수많은이해관계와정치적결정을더듬어보며전쟁의본질을파헤쳤다.이후이를재정리해《전쟁국가일본의성장과몰락》이란통합본으로출간했다.
청소년을위한‘고전으로만나는진짜세상’시리즈는다양한동서양고전을쉽고재미있게소개한다.1권으로《플라톤,이상국가를말하다》,2권으로《아리스토텔레스,행복한삶을말하다》,3권으로《공자,인간의도리를말하다》,4권으로《묵자,차별없는사랑을말하다》,5권으로《한비자,나라다스리는법을말하다》를펴낼예정이다.

그림:신병근
디자인을하면서그림을그리기시작했고,그림을그리면서디자인을계속하고있다.몇해전부터는도봉산과수락산언저리에서마음맞는친구인혜원,주리와디자인하고그림그리는작업을함께하고있다.《이제는대학이아니라직업이다》,《이제는대기업이아니라강소기업이다》,《이제는진학이아니라진로다》,《내몸은내가접수한다》,《숙덕숙덕사모의그림자탈출기》등의그림을작업했으며,현재생각비행‘고전으로만나는진짜세상’시리즈도서디자인을총괄하고있다.


목차

여는말
등장인물

1장공자가꿈꾼세상
인간관계를결정하는요인이있을까?
01절망을이겨내기위한몸부림
02절름발이유교를위한변명
03공자,동아시아의철인(哲人)

2장《논어》의가르침
《논어》를읽기전에
04《논어》의핵심
05정명(正名),바른이름이란?
06올바른인간관계
07충서(忠恕)의도(道)

맺는말

출판사 서평

대통령이대통령답지않으면어떻게해야할까?

유가는주나라시절의질서를옹호하고과거로돌아가자는생각을유포했다.이때문에경전을불태우고학자들을산채로매장하는분서갱유(焚書坑儒)로가장큰피해를본대상이바로유가였다.사상을통제하려한진나라는얼마가지못하고한나라가패권을잡게된다.진나라와달리한나라는자유를용인함으로써민심을회복하고경제를안정시켰지만,왕권은갈수록약해졌다.

이를타개하기위해한나라7대황제인한무제는동중서라는신하의의견을받아들여유학을국가의통치철학으로삼는다.동중서는왕(王)을‘천(天),지(地),인(人)을잇는(관통하는)존재’라고해석함으로써왕을하늘과땅과인간을연결하는고귀한존재로격상했다.또한나라를다스리는군주가곧‘나라의근본’이란논리를펼치고,사회체계를확립하기위해‘삼강(三綱)’이라는규범을내놓았다.

삼강(三綱)이란‘군위신강(君爲臣綱),부위자강(父爲子綱),부위부강(夫爲婦綱)’을말하는데이는‘신하는임금을섬기는것이근본이고,아들은아버지를섬기는것이근본이며,아내는남편을섬기는것이근본이다’라는뜻이다.이런사고를그대로받아들이면아들은아버지를따라야하고,아내는남편이하는말을그대로따라야하고,신하는무조건임금을섬기게된다.

하지만이는공자가이야기한‘정명론(正名論)’을왜곡한것이었다.제나라의경공이어떻게하면나라를잘다스릴수있느냐는질문을했을때공자는“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고답했다.이는‘왕은왕답게행동하고,신하는신하답게처신하고,아버지는아버지답게행동하고,자식은자식답게제할도리를다하면된다’라는뜻이다.‘이름(名)’의본뜻대로행동해야한다는정명론(正名論)의핵심이었다.그런데동중서는이를‘지배와종속’의개념으로슬쩍바꿔놓았다.

왕이왕답지못하더라도계속섬겨야할까?남편이하루가멀다고아내를때리고구박한다면,그런사람의말을계속들어야할까?가만히생각하면동중서와공자의생각사이에너무나큰괴리가있음을알수있다.동중서의논리를따른다면임금과남편은‘의무’없이‘권리’만주장하는셈이된다.공자는올바른‘인간관계’를정립하고‘인간의도리’를실천할것을강조했으나,그의생각이한나라시대에이르러‘정치적인목적’을위해왜곡된인간관계를강요하는통치철학으로변질되고만것이다.후대에성리학은뒤틀린유교를종교의영역으로발전시켜왕조가바뀌어도기득권질서를공고히유지하는수단으로전락시키고말았다.

오늘날한국사회에여전히지대한영향을끼치고있는유교문화는공자가애초주창한유학사상과는동떨어져있다.지배체제를떠받치는목적으로변질된‘절름발이유교’를공자가설파한것으로오해하지않도록,《논어》를제대로읽고이해할필요가있다.

12.3내란은한국정치에중대한사건으로기록될것이다.헌정질서를유린하고민주주의와법치주의의원칙을위협했을뿐아니라,권력을남용하는대통령이대한민국의안위를얼마나위협할수있는지를온국민이실시간으로경험했기때문이다.하지만내란의밤이지나자전국방방곡곡에서1020세대가탄핵시위에참여했다.젊은세대는촛불대신응원봉을들고춤추고노래하며대통령탄핵소추를이끌었다.사회곳곳에뿌리내린유교문화의폐단도있지만,대통령이대통령답지않을때국민이나서서탄핵하는저력이우리에게있기도하다.과연어떤쪽이유교의본질일까?

역사의시곗바늘을되돌리려한내란세력에맞서이땅의민주주의를수호한이들과함께,인간의도리를바탕으로이상적인나라를만들려했던공자의진면목을,대한민국의미래를생각하며살펴볼때다.

철학이일상속으로가볍게들어오는시간

생각비행‘고전으로만나는진짜세상’시리즈는다양한동서양고전을쉽고흥미롭게소개한다.철학을어려운언어의나열혹은암기의대상으로인식하지않고재미있게즐기게해준다.고전이탄생한시대적상황과사회적문제를인식하고,이를해결하려한위대한사상가들의고민을탐색하게해준다.이를통해청소년각자가진짜세상을발견하고삶을풍부하게하는행동양식을스스로발견하도록안내한다.플라톤의《국가》를필두로아리스토텔레스의《니코마코스윤리학》,동양의《논어》,《묵자》,《한비자》에이르기까지후대에큰영향을끼친고전을가려뽑아선보일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