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들며 살아갑니다

스며들며 살아갑니다

$18.00
Description
그리운 곳, 거제에 살고 있습니다
삶의 변곡점을 지날 때 사람들은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응하며 성장의 기회로 삼을까? 《스며들며 살아갑니다》의 저자는 삶의 배경이 바뀐 일상을 스스로 변화하며 나아가는 계기로 삼았다.
태어나서 자란 도시를 떠나 다다른 낯선 곳, 거제. 윙윙거리는 기계 소리와 철컹거리는 금속 부딪히는 소리가 섬 전체를 깨우는 곳. ‘한화 오션’과 ‘삼성중공업’이라는 거대 조선소가 자리한 대한민국 조선업의 중심지. 이곳에서 저자는 낯선 사람과 질서 속에서 겉돌며 점점 외로움과 두려움에 휩싸였다. 태어날 딸아이에게 몇 년이라도 아빠와 함께 지내는 시간을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어디든 사람 사는 건 비슷하다고, 여행하듯 살면 된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적응하려고 했지만, 거제에서 마주한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고 견고했다. 그는 겹겹이 부딪히는 벽 앞에서 외부 환경이 아닌 자신에게 시선을 옮겼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 삶의 기준, 남과 비교하며 경쟁하는 습성 등 몸에 밴 여러 가치와 기준을 촘촘히 되짚었다.
이삼 년 살다 쉽게 떠날 줄 알았던 거제 생활을 십 년 넘게 이어오면서 저자는 떠나야 할 이유보다 머물러야 할 이유가 늘었다고 말한다. 낯선 곳에서 혼란을 느끼거나 어디로 가야 할지 머뭇거리며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자기 내면을 따뜻하게 살펴볼 시간을 마련해 준다.
저자

장영아

저자:장영아
나와타인을이해하기위해읽고쓰는사람이다.결혼후거제에정착해엄마이자딸,한사람의반려자로살고있다.
낯선섬생활은낯선나를마주하게했고낯선삶으로이끌었다.자연과가까워지면서환경공동체활동에참여하고있으며,현재학교도서관에서사서로일하고있다.혼자읽는즐거움이함께읽는기쁨으로넓어져독서모임을꾸렸으며,그림책강의와심리학공부로책과사람을잇는일을하고있다.그렇게쌓인일상이모여책이되었다.
낯설고고단했던거제생활의흔적과그안에서피어난마음의변화를책에담았다.이글이당신의하루에작은쉼이되기를바란다.

목차


프롤로그

1장낯선곳

찬란한오해
그게왜궁금하죠?
그가잠든밤
초라해서단단해지는기분
창업을꿈꾸는느린토끼
회색작업복
고요한저녁식탁
거제의숨은고수들

2장거제에스며들다

우연이운명이되는곳
바다위의공존
새벽2시,무인카페에서만나요
감각이돌아온계절
휴가는도시로
방콕녀의첫캠핑
아빠,여행하듯만나요
메러디스빅토리호로시작된이야기
모두의어린이날
숫자에발목잡히지않고

3장아이와함께한날들

어느날,남편이떠나겠다고했다
불편함속에머문다는것
이기적모성주의자
내작은보호자
밥에담긴마음
비가내려도뛰지않아도돼
선을넘는다정함

4장거제와어울리다

파도처럼다가온것들
익숙해지지않는이별
편견에고하는이별선언
마음이머무는자리
이곳이아프다
유가족과생존자
차근차근나에게로
그대로있어줘

출판사 서평

느린속도로사는법

조선소와연결된원청업체와협력업체사이의차별과갈등,편의점아르바이트조차쉽게구할수없는경력단절여성이겪는무기력함,상대를의식하지않고선을넘는사람들의태도,지하철커녕버스조차드문환경,도시에서당연하게누리던각종인프라의부재까지.거제생활은어느하나적응하기쉽지않았다.그러다문득,두살아이를안고차를몰아달리던해안도로에서,바다가끝없이보이는카페에서,숲과해변이한눈에들어오는언덕에서마음속으로억눌리던것들이녹아내리며숨통이트이는것을느꼈다.그제야비로소거제의구석구석보이지않던모습이눈에들어왔다.그리고주위환경과사람들에게벽을쌓고있는자신을발견했다.시선을돌리자마음을짓누르던기준,내몫이아닌책임,남의빛에눌린열등감까지적나라하게보였다.흙내음,바람이내는휘파람,잎사귀가부딪히는소리와나뭇가지가흔들리며내는울림,자연의움직임도가깝게다가왔다.주변을돌아볼겨를없이앞만보고바쁘게사는도시생활에서는잊고지낸감각이,치유되지않고방치된어릴때상처가,거제의느린속도에맞춰하나씩되살아나며치유되었다.

우연이운명이되는곳,거제

한두명만건너면다아는사람이라는거제의촘촘한관계망은,사람들과적당한거리를두는게편하다고여기던저자에겐부담스럽기만했다.너무가까워도불편하고지나친관심과간섭은참기어려웠다.그런그에게갑자기훅들어오는주변의손길이당황스러울수밖에없었다.하지만스스로쌓고있던편견과오해의벽을조금씩부수자일상에서오가는사람들의정서가자연스럽게다가왔다.그렇게맺어진관계는끈끈한유대감을만들었다.독감이나코로나19가기승을부릴때,주말에도일하는아빠들을대신해엄마들이공동육아로힘을모을때,환경동아리를만들어해변쓰레기를주울때,아이와부모가함께하는독서모임을가질때.고비때마다서로의손을내밀어함께하는이들이든든하고따뜻한동아줄이되었다.
남편이LNG선기관수가되어떠난뒤에도저자는거제에남아독박육아워킹맘생활을하고있다.남편이없는거제를떠날수도있었지만,점차머물러야하는이유가쌓이는중이다.거제를더알고싶고거제의자연을지키며거제에스며들고싶다.행복이라고부르기엔소박하고기쁨이라고하기엔평범해보이는일상의감정이하루를채운다.서두르지않고하루를계획하며해야할일보다하고싶은일을먼저떠올린다.부족한듯,넘치지않게사는오늘을오히려감사하며살아간다.

삶의무대가바뀌거나뭔가새로운일을시작할때,많은사람이외롭고불안하고두려움에주춤한다.자신의자리가어디일까고민하면서도막상무엇을해야할지헛갈리며판단마저무뎌진다.저자역시거제라는낯선곳에서방황했다.그는낯섦을이해하려고애쓰며,이름조차붙이기어려운흐릿한감정을면밀히관찰하며나아갔다.그변화흔적을《스며들며살아갑니다》에고스란히녹여냈다.과거의상처,편견,사람과의관계로고민하거나자책하는이들에게이책을위로의메시지로권한다.독박육아워킹맘이낯선생활에적응하는일상이야기를보다보면자신의삶을따뜻하고다정하게바라보는눈을뜨게된다.자기만의속도로살아갈용기도얻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