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 (아시아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 타고르 평전)

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 (아시아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 타고르 평전)

$22.00
Description
고통에게 선택받아 예술을 낳는 창작자

《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는 아시아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 타고르의 평전으로 내면의 아픔이 치유의 언어로 승화되는 문학 창작의 신비롭고 진실된 과정을 면밀하게 담은 책이다. 예술가이자 교육자이며, 간디와 더불어 영국 식민 통치에 맞섰던 사상가로서 타고르가 보여준 고요한 실천과 창작의 원천을 그의 삶을 통해 통찰적으로 그려냈다.
저자

하진희

저자:하진희
인도미술사학자.홍익대학교산업미술대학원에서직물디자인을공부했고,인도산티니케탄국립비스바바라티대학에서미술사학석사및박사를취득했다.제주대학교미술대학및사회교육대학원스토리텔링학과에서후학을가르쳤다.인도관련강의와글을쓰며,겨울에는산티니케탄을찾아가집필을즐긴다.
《무심히인도》《천상에서내려온갠지스강》《평화를부르는타고르의교육도시,산티니케탄》《인도민화로떠나는신화여행》《인도미술에홀리다》《아잔타미술로떠나는불교여행》을집필했고,《인도의신화》를번역했다.
2,000여점의인도미술품을수집·소장하여제주대학교박물관,청계천문화관,충북대학교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대구대학교박물관,제주도립미술관등에서‘인도신화전’을개최했다.

목차


프롤로그
1921년,노벨문학상수락연설

증조할아버지가지은집,타쿠르바리
타쿠르바리에서태어나다
타고르증조부가지은집,타쿠르바리
내성적인소년타고르
자연과의교감
아버지와단둘이떠난히말라야순례여행
개선장군의귀환
변화와개혁의시대를살다

창작의길에들어서다
열세살,창작의길에들어서다
어둠이걷히고,시가다가오다
문학의세상에서신비적삶을시작하다
선과악의여신헤카테와카담바리의죽음
실라이다하에서《기탄잘리》의영감을얻다
우파니샤드어린이
노래하지못하게된새

타고르가의열린교육
타고르의아버지데벤드라나트,열린교육의선구자
타고르가문의여성들
인도의주권을되찾기위한시인의노력
나의아버지타고르
문학의등불이되었던형조티린드라나트
나의삼촌타고르

《기탄잘리》의탄생
여행으로세계와만나다
‘브라마차리야아슈람’의개교
산티니케탄에서가장큰아이로태어난타고르
산티니케탄을방문한간디
산티니케탄졸업생,노벨경제학상을탄아마르티아센
《기탄잘리》의탄생

타고르의내면
타고르의집‘우타라얀’
타고르의편지
아이들을위한교육
현대문명은인간의영혼을가두는동굴
같은듯다른카비르와타고르
타고르의초기시에영향을준시인들
연극을통해삶의지혜를깨우치다
타고르의단편소설<부서진둥지>
타고르의단편소설<재판관>

타고르의그림
낙서로태어난환상
우연처럼다가온그림그리기
그리움을담아보낸편지
명예대신사랑을선택한타고르의아들라딘드라나트
현대적미개미술에찬사를보내는비평가들
인간의내면을꿰뚫는인물화
시는나의연인
그림그리기에푹빠진말년
파리북역에서나눈마지막포옹
뉴욕에서날아온타고르의편지
학교의미래를걱정하며
타고르와영국인친구앤드루스의우정
조카인디라에게보낸편지
병상에서쓴마지막시
타고르의아내므리날리니데비

죽음
끈덕지게타고르를괴롭혔던죽음의그림자
이상과현실사이의끝없는갈등
간디와타고르

타고르의시
대중적인기를누리는타고르의노래
몬순이불어오는우기,창작하기좋은계절
계절의변화를노래한시
사랑과그리움의노래
자연과영적존재를향한찬미의노래
애국과헌신의노래

에필로그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고통에게선택받아예술을낳는창작자

《표현되었을뿐설명할수없습니다》는아시아최초노벨문학상수상자타고르의평전으로내면의아픔이치유의언어로승화되는문학창작의신비롭고진실된과정을면밀하게담은책이다.예술가이자교육자이며,간디와더불어영국식민통치에맞섰던사상가로서타고르가보여준고요한실천과창작의원천을그의삶을통해통찰적으로그려냈다.

인도의작은마을산티니케탄(평화의마을)은일찍이타고르가세운대안학교가있는열린교육마을공동체이다.저자하진희는이학교가성장하여조성된국립비스바바라티대학교에서인도미술사학으로석박사를취득한학자로,타고르가일군살아숨쉬는작품인‘산티니케탄’에서타고르의정서를깊이체험한장본인이다.저자는운명적인고통을체험한타고르가자연과시골의평범한생활에서터득한지혜를이책을통해공유한다.산티니케탄에서는지금도매주수요일이면시낭송회가열리고,타고르의노래를부르며,타고르를기억한다.

타고르의노벨상수상이유와지금타고르를읽는이유

2024년노벨문학상을수상한대한민국의작가한강은노벨상수락연설을통해자신이글쓰기를계속해올수있었던동력이되어준핵심두질문을밝힌다.
“세계는왜이토록폭력적이고고통스러운가?동시에세계는어떻게이렇게아름다운가?”
한강작가의이말에대해해석의여지없이공감할수밖에없는이유는현재우리가바라보는세상에대한느낌과일치하기때문일것이다.뿐만아니라이공감의바탕에는글쓰기라는지난한과정에순명한작가에대한존경과그과정을견뎌준작가의인내가어두운터널을지나는누군가에게빛이되어주는선순환에대한감사가섞여있다.

타고르는1913년노벨문학상을수상했지만,그의수락연설은8년뒤인1921년에서야이루어졌다.1914년부터시작된제1차세계대전이1918년에끝나고전쟁의상흔을치유할시간이필요했던유럽의상황때문이었다.타고르의노벨상수락연설은그저상을받은기쁨의메시지가아니었다.전쟁의아픔과상처를지닌유럽인들에게상생을위해세계가다시화합하고평화롭게살자는메시지였다.

벵골어로쓴《기탄잘리》를타고르자신이영어로번역하여영국을찾았을때,예이츠를비롯한문인들은감동하였고,대중에게발표될수있도록도왔다.타고르는노벨상수락연설에서서양인들이그토록환대해준이유에대해“젊은시절도시로부터멀리떨어져은둔했던그시절제가누렸던마음의평화가바쁘게살아가는서양인들에게절실히필요한것이기때문이지요.”라고답했다.이것은《기탄잘리》가발표된지한세기가훌쩍지난오늘날우리가타고르라는인도의예술가를살펴보아야하는이유이기도하다.

평생눈물로엮은목걸이를걸고살아야하는고통과창작

그누구도찾아오는상처와고통을피할도리가없다.평탄한나날속에서근심걱정없이살기를바라지만,대다수는거스를수없는운명속에괴로움을견뎌내야한다.역설적이게도예술은무거운고통속에서움튼다.표출하지않고서는견딜수없는에너지를동반한다.이렇게인고속에태어난창작물은누군가의영혼을달래고평안으로이끄는약이된다.

완벽한듯보이는환경에서자란타고르역시선천적으로민감한면도있었지만평생무거운고통을견뎌내야만했다.먼저소년타고르가드러낸저항은획일적인학교교육을거부한사건으로시작된다.타고르는자퇴를선택했고이는성인이된후산티니케탄에서학교를만든결정적인계기가된다.그리고어린시절어머니를시작으로사랑하는사람들의죽음은타고르의내면에씻을수없는상처가되었다.결혼직후형수의자살,젊은아내와계속되는자식들의죽음등등.특히일곱살부터함께지내온형수카담바리의자살은타고르에게형언할수없는아픔으로남았다,“평생눈물로엮은목걸이를걸고살아야하는것”이라회고했다.타고르에게카담바리는형수이전에친구이자누이였으며문학적동지이자어머니와같은존재였다.타고르는카담바리가세상을떠난지17년이지나서야발표한소설<부서진둥지>를통해고통의고해성사를드러낼수있었다.

타고르특유의창작방식

타고르의창작영역은문학,노래,그림에이르기까지다양했다.그중문학작품의창작과정을살펴보면다양한장르가서로긴밀하게연결되어있음을알수있다.맨먼저편지에생각과느낌을기록한후가지치기로군더더기를덜어내어수필을완성했다.마지막으로금속을제련하듯여러차례담금질을통해최대한본질만남기면시가남는다.타고르는언제나편지쓰기를통해수많은생각과느낌이사라지기전에저장해두곤했다.편지가생각과기억의창고라면,수필은일련의정련과정이며,시는결정체였다.편지쓰기는타고르의평생을두고이뤄진창작의바탕이었다.

말년의타고르는편지쓰기에대해이렇게밝혔다.“편지는마음의상태를오랫동안보존하는데아주효과적이다.하지만이제는생각을표현하기전에무엇을생각하는지찾아내려고편지를쓴다.”

또한가지는큰아들라딘드라나트가밝힌타고르의특이한작업패턴이다.타고르는기분에따라이방에서저방으로옮겨다니며글을썼다.장소를바꿀수없는상황에서는칸막이를설치하고,또그것이싫증나면칸막이를치웠다.기분에따라밤사이에실내의가구배치와장식을바꾸기도해서주변사람들을놀라게만들었다고한다.심지어산티니케탄에있는집에는흙으로다섯채의작은집을지어이집에서저집으로옮겨다니며글쓰기를하기도했다.결국타고르는쉼없이글쓰기를이어갔다.어려서부터시작한요가와명상으로내면과체력을단련해온타고르였기에하루종일글을쓰고많은사람들을만나면서도지치지않을수있었다고한다.

타고르만의독특한창작방식중하나는낙서다.그는단어나문장을고칠때그주변의여백을활용해낙서를하는습관이있었다.그것은그저낙서가아니라생명력넘치는선들로이뤄진기이한형태를띄고있었으며,타고르는“그선들이울부짖는모습을보면어쩔수없이선을더보태는노력을하게된다.어떤형태로든완성해생명력을불어넣어야할것같은의무마저느낀다.”라고표현했다.그의초기낙서들이말년의회화작품보다더매력적으로느껴지는것은무의식적표현과생명력의조합때문일것이다.이낙서들은어떤형태로태어나고자하는선들의절규로서타고르의또하나의작품으로평가받고있다.

아시아최초노벨경제학상수상자아마르티아센이기억하는타고르

아마르티아센(AmartyaSen,1933~)은산티니케탄에서태어나타고르가세운대안학교에서고등학교까지졸업했으며,1998년아시아인최초로노벨경제학상을수상했다.산티니케탄이라는작은마을에살았던두사람이각각아시아인최초로노벨문학상과노벨경제학상을수상한것이다.타고르는아이들의웃음소리를들으며《기탄잘리》를썼고,센은어린시절경험한사회빈곤층의기아와질병퇴치를위한경제이론을펼쳤다.

센은산티니케탄학교의교육방침에대해여러가지면에서획기적이었다고기억한다.“교사들은학생의성적보다그학생이얼마나진지하게생각하고집중하는지를더중요하게생각했다.교사들은성적이뛰어난학생에게칭찬이나관심을보이지않았다.오히려어떤분야에대해창의적으로생각하거나뛰어난관찰력을가지는것을칭찬했다.그래서학생들은성적에경쟁적일필요가전혀없었다.”고말했다.센은훗날어른이되어서야타고르의학교가자신에게어떤영향을끼쳤는지알게됐다고했다.진정한교육은아이들에게경쟁심을길러주는것이아니라,좋아하는일을찾아내고집중하도록시간과자유를주면서기다리는것이라고말이다.

타고르는격동의시대를살며인도의운명을바꾸기위해자신이할수있는일이무엇인지깊이고민한인물이다.그가찾아낸방법은두가지였다.하나는인도의오랜지혜를문학작품에담아내세상에알리는것이고,또다른하나는세계의젊은이들이만나는학교를세우는것이었다.그리고평생을이를실천하는데게을리하지않았고,산티니케탄은타고르가만든최고의작품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