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그림에 답할게요 (8인의 시인, 8인의 화가 천진하게 들끓는 시절을 추억하며)

당신의 그림에 답할게요 (8인의 시인, 8인의 화가 천진하게 들끓는 시절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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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8명의 시인이 각자 친애하는 화가를 한 명씩 고르고, 그들의 그림을 각자의 언어로 탐구, 향유했다.

안희연 시인은 특정한 사조로 분류할 수 없을 만큼 독특하고 신비로운 그림 세계를 구축한 스위스 화가 ‘파울 클레’를, 서윤후 시인은 뜨겁게 불타오르는 성정을 우키요에라는 불멸의 장르로 승화시킨 일본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를, 오은 시인은 강렬한 색채를 자유분방하게 사용해 ‘야수주의’라는 사조의 시초가 된 프랑스의 거장 ‘앙리 마티스’를, 김연덕 시인은 간결하고 깔끔한 선과 색채로 천진하여 더욱 애달픈 연인 연작을 그려낸 프랑스 화가 ‘헤몽 페네’를 골랐다. 신미나 시인은 순박하고 꾸밈없는 농촌 생활을 화폭에 담은 프랑스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를, 이현호 시인은 영조와 정조 시대에 활약하며 기인, 미치광이, 주객 등의 별칭으로 전국팔도에 이름을 떨친 조선 후기의 천재 화가 ‘최북’을, 최재원 시인은 풍성한 색채와 영롱한 빛 표현으로 독보적인 화풍을 개척한 프랑스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 ‘피에르 보나르’를, 박세미 시인은 오랜 시간 서로의 예술에 크고 작은 영감을 선사하며 우정을 나눈 한국의 동시대 화가 ‘이소화’를 골랐다.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인 시인과 화가. 이 둘을 나란히 놓고 감상함으로써 우리는 두 개의 예술이 서로를 흡수하여 하나가 되는 합일의 예술을 목격한다. 어쩌면 글로 그림을, 그림으로 글을 100퍼센트 완벽히 묘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가능성의 결핍이 그들을 계속해서 책상과 이젤 앞에 앉히고, 끊임없이 쓰게 하고 그리게 하는 것 아닐까?

시인과 화가가 접촉한 순간은 한 편의 산문이 되어 지금 여기에 도착했다. 이 글은 또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 생경한 촉감을 남길 테다.
저자

김연덕,박세미,서윤후,신미나(싱고),안희연,오은,이현호,최재원

1995년서울에서태어났다.한국예술종합학교서사창작과를졸업했으며2018대산대학문학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재와사랑의미래』,산문집『액체상태의사랑』이있다.모든그림엔각기다른형태의거칠고확실한사랑들이깃들어있다고믿는다.

목차

들어가며

안희연×파울클레…………외발로하는멀리뛰기
서윤후×가쓰시카호쿠사이…………순간중심
오은×앙리마티스…………그누구도소외되지않는춤
김연덕×헤몽페네…………강하고천진한연인
신미나×장프랑수아밀레…………GodHelptheOutcasts
이현호×최북…………생활과영혼그리고영원
최재원×피에르보나르…………상상-기억의그리움
박세미×이소화…………아직건너오지않은그림

출판사 서평

8인의시인×8인의화가

그림을향유하는시인들의언어
시공을초월한여덟번의만남
“그리고나는다시그림앞에선다.같은그림을본다.”

안희연,서윤후,오은,김연덕
신미나,이현호,최재원,박세미

8명의시인이각자친애하는화가를고르고
그들의그림을언어로써향유한
사랑스러운합일(合一)의기록

시와그림을나란히놓고보자.단순하게구분하자면한쪽은글로쓴예술이고,한쪽은선과색으로그린예술이다.보다엄밀한설명도가능하겠지만그건너무도복잡하고심오한세계라이쯤에서넘어가본다.

시와그림은자주한데엮였다.말하지않음으로써,말을줄임으로써말해지는무언가가담겨있다는공통점때문일까?대상을구체적으로도추상적으로도표현할수있지만,어느쪽이든결국읽고감상하는이의관점에따라무한히다르게해석될수있다는공통점때문일까?아무래도좋다.시와그림은조용히우리의마음을부수고깨뜨리고치유하고복원한다는점에서,이토록희미한세상의한구석을한결같이예리하게투사해헤집어놓는다는점에서,가장잘어울리는한쌍이니까.

“새로운도시에가면일단미술관에간다.미술관에가려고새로운도시에간다.
전후로는무조건든든히먹는다.
하나의그림은말없는하나의도시,한사람의무음의세상,
여러세계를넘나들다보면배가고프기마련.”(최재원)

『당신의그림에답할게요』는이러한시와그림을적나라하게사랑하고싶어서기획된책이다.고유한세계관과예리하게벼린시어로이미시를사랑하는독자들에게단단히각인된시인여덟명이한자리에모여그림을논했다.

안희연시인은특정한사조로분류할수없을만큼독특하고신비로운그림세계를구축한스위스화가‘파울클레’를,서윤후시인은뜨겁게불타오르는성정을우키요에라는불멸의장르로승화시킨일본화가‘가쓰시카호쿠사이’를,오은시인은강렬한색채를자유분방하게사용해‘야수주의’라는사조의시초가된프랑스의거장‘앙리마티스’를,김연덕시인은간결하고깔끔한선과색채로천진하여더욱애달픈연인연작을그려낸프랑스화가‘헤몽페네’를골랐다.신미나시인은반고흐가존경한화가이자순박하고꾸밈없는농촌생활을화폭에담은프랑스화가‘장프랑수아밀레’를,이현호시인은영조와정조시대에활약하며기인,미치광이,주객등의별칭으로전국팔도에이름을떨친조선후기의천재화가‘최북’을,최재원시인은풍성한색채와영롱한빛표현으로독보적인화풍을개척한프랑스의후기인상주의화가‘피에르보나르’를,박세미시인은오랜시간서로의예술에크고작은영감을선사하며우정을나눈한국의동시대화가‘이소화’를골랐다.

우리의시절을관통한그림들
우리의시를관통한화가들

시인들은저마다다른시선과언어로그림을향유했지만,한가지공통점이있다.그들이고른화가와그그림이시인들의한시절을예리하게관통하고있다는점이다.

이를테면서윤후시인은가쓰시카호쿠사이를두고“이십대의방황속에서우정을짙게나눈작가중한사람”이라고부르며“마치언젠가소식이끊겨버렸지만한시절의깊은우정을나눴던친구처럼내기억속에남아있다”고추억한다.시인은호쿠사이의〈가나가와해변의높은파도아래〉속성난파도를바라보며,펄펄끓어올랐던호쿠사이의정열과갓시인이되어조급하고서투른마음으로안달했던자신의이십대를병치한다.

또한김연덕시인에게헤몽페네는열세살에처음만나“한낮의서점에서,잠깐의순간에도그의연인들에매혹”되게만든화가다.시인은“나는오직페네를위해,책에서20페이지도차지하지않는그부분을읽고간직하기위해그것을계산대로가져갔다.그의그림은거의내가들고다니는노트에한낙서같았고그게낙서라면,내가태어나보았던낙서들중가장이상하고아름다운것이었다.”고말하며유년시절을강렬하게사로잡았던페네의그림을추억한다.시인은열세살꼬마에서스물여덟이되었고,그사이시인에게찾아온사랑들의“겉과안은여전히아프고어렵게느껴진다.”그리고이때,페네가그린천진한연인들은다시부활하여시인과조우한다.

한편안희연시인에게파울클레는최승자와더불어그의이십대를정의하는아이콘이었다.그는한때“클레의작품을보고신선한충격에사로잡혔고그것을언어화하려는야심찬계획”을세웠지만결국“나의시도는미수에그쳤다.제목과주석만초라하게남은저광활한실패를보라.아마시를쓰면서처음으로마주한장벽이아니었을까.모든자극이다시가되지는않는다는것,어떤그림은그자체로크고넓어언어가되기를거부한다는것.”이라는사실을깨닫는다.시인이십여년만에다시만난클레의그림에는허공을바라보며소리지르는여인이,어딘가로빨려들어갈듯기우뚱한전나무가,겁을집어먹은듯처연하게눈물한방울떨구고있는인물이그려져있다.기억을거슬러올라간뒤시인은고백한다.“지금껏써온나의시들이상당부분클레에게빚지고있었음을알게됐다.”

시쓰는사람이되기위해,아니,시쓰는사람으로‘인정’받기위해청춘을달려온시인들에게그림은때론위안을,때론공감을,또때론조언을해주었다.시인이되고시집을펴내며마주한고민의시간과다양한인연들속에서아파한이들에게그림은때론사랑을,때론상실을,또때론연민을불러일으켰다.시인들의한때가짙게묻은그림을보며독자들은시인이품고있는기억의한구석을그들과공유하며,그것이산문으로발화하는과정을찬찬히따라가게된다.

놀라지마세요
그것은끈끈하게엉겨들어한덩이가된시와그림이
여러분에게가닿는느낌입니다

예술이라는이름으로한자리에모인시와그림.글과색.펜과붓.문장과색채.그리고시인과화가.이둘을나란히놓고감상함으로써우리는두개의예술이서로를흡수하여하나가되는합일의예술을목격한다.어쩌면글로그림을,그림으로글을100퍼센트완벽히묘사하는것은불가능에가까운일인지도모른다.하지만그가능성의결핍이그들을계속해서책상과이젤앞에앉히고,끊임없이쓰게하고그리게하는것아닐까?

시인과화가가접촉한순간은한편의산문이되어지금여기에도착했다.이글은또새로운누군가를만나생경한촉감을남길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