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탈역사 : 예술의 종말에 관한 단토와의 대화

예술과 탈역사 : 예술의 종말에 관한 단토와의 대화

$18.00
Description
예술의 종말을 고해 미술계와 철학계 모두에 일대 파란을 몰고 온 철학자, 아서 C. 단토. 그의 주장은 오랜 기간 비틀리고 왜곡되고 오인되어 왔다. 이탈리아의 미술 비평가인 데메트리오 파파로니는 단토 생전에 그와 개인적·학문적으로 깊은 우애를 나누었고, 1990년대부터 단토 타계 직전까지 장기간에 걸쳐 동시대 예술에 관한 대화를 이어나갔다. 단토와 파파로니는 미국의 팝 아트와 미니멀리즘에서 추상과 차용, 그린버그의 모더니즘 이론과 중국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범위의 주제를 논한다. 하지만 그들의 대화는 단토의 사유에서 핵심이 되는, 지금도 여전히 동시대 예술의 의미와 미래에 관한 질문들을 낳는 도발적 개념인 ‘탈역사’와 ‘예술의 종말’로 재차 되돌아간다.

이 책은 두 사람이 풍성한 주제를 아우르며 주고받은 진지한 대화와 서신을 소개하면서 단토의 사유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중요함을 입증하며, 독자로 하여금 단토의 지적 흥분을 몸소 경험하고 자유분방하면서도 학구적인 사색에 빠져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때로는 미술가 밈모 팔라디노와 철학자 마리오 페르니올라가 대화에 참여해 토론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서론에 해당하는 파파로니의 에세이도 주목할 만한데 이 글은 단순히 보론이라기보다는 1~4장의 대담과 별개로 그 자체로도 탁월한 통찰이 돋보이는 흥미로운 에세이로, 단토의 사유를 명료하게 분석해 소개하는 동시에 단토와 파파로니가 서로에게 배운 것은 무엇이고 또 두 사람의 의견이 갈리는 지점은 어디인지를 잘 드러내 보여 준다.
저자

아서C.단토,데메트리오파파로니

저자:아서C.단토(ArthurC.Danto)
미국의철학자이자미술비평가.웨인주립대학교에서미술과역사를공부했으며판화가로활동하면서컬럼비아대학교에서철학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컬럼비아대학교에서다양한교수직을역임하다가1966년에정교수가되었다.1984년부터2009년까지『네이션』의미술비평가로활약했으며미국철학회장과미국미학회장을역임했다.그의주관심사는사고,감정,예술철학,표상이론,철학적심리학,헤겔미학,그리고메를로퐁티와니체,장폴사르트르의철학에이르기까지광범위했다.단토는1964년앤디워홀의〈브릴로상자〉를보고‘어떤인공품은예술품이되고,또어떤인공품은예술품이되지못하는가?’라는논지의화두를미술계에제기해이목을모았다.같은해발표한논문「예술계」로이문제를본격적으로해부하면서철학적미학의흐름을바꾸어놓았다.2013년10월89세를일기로타계한단토는수많은평론과저서를남겼다.주요저서로는『예술의종말이후』와1990년미국도서평론가협회평론부문을수상한『만남과성찰』을비롯해『일상적인것의변용』『브릴로상자를넘어서』『비자연적인기적들』『미래의마돈나』『앤디워홀』『무엇이예술인가』『미를욕보이다』등이있다.

저자:데메트리오파파로니(DemetrioPaparoni)
이탈리아의미술비평가이자큐레이터,작가,편집자.카타니아대학교에서근현대미술사를가르쳤으며지금은이탈리아신문『도마니』에서미술비평가로일하고있다.1983년에현대미술매거진『테마첼레스테』와동명의출판사를설립하여2000년까지운영했다.주요저서로는『악마:시각적역사』(2019)등이있다.단토생전에그의담당편집자로일했으며,단토와주고받은대화를정리해본서로출간했다.

역자:박준영
한때영화를만들었고,미학을잠시공부했다.현재는미학을실천하는내나름의방식이란핑계로번역을하고있다.관심분야는분석철학과현대예술이며,옮긴책으로는나이절워버턴의『그래서예술인가요?』와벤체나너이의『미학』이있다.

목차


참고도판

영어판서문1-배리슈왑스키,보이지않는미래를향해
영어판서문2-데메트리오파파로니,우연히시작된대화들
해설-데메트리오파파로니,주디의방에서

1.역사와탈역사(1995)
2.양식과서사,탈역사(1998)
3.천사대괴물(1998)
4.분석철학으로서의예술비평(2012)

역자후기
색인

출판사 서평

예술의종말을고한이시대의철학자,아서C.단토
그와나눈뜨겁고날카로운대화들

‘도대체왜어떤인공품은예술품이되고,또어떤인공품은예술품이되지못하는가?’
예술의존재이유를설명하려면이제는철학이필요하다

1964년,단토는앤디워홀의〈브릴로상자〉를보고깊은충격을받는다.그충격은단토의미학에서일종의신호탄역할을했다.왜어떤인공품은예술이되고,또어떤인공품은예술이될수없는가?앤디워홀은하고많은상품중왜브릴로상자를택했는가?이것이예술이될수있다면,이제예술을뭐라정의내릴수있는가?예술에서철학은어떤역할을하는가?……그리고통찰의끝에,그는예술의종말을선언한다.이테제는단토의많은저서들에서여러번논의된바있지만,그만큼대중으로부터여러번비틀리고왜곡되고오인되어왔다.이책은그가거듭주장한탈역사와예술의종말개념을재확인하고오해를바로잡으며,더나아가워홀말고도다양한현대미술가들의작품을그가어떻게바라보고있는지알수있는소중한기록이다.

책은크게두부분으로이루어져있다.하나는단토의예술철학을비판적으로개관하는서문이고,나머지는파파로니와단토가주고받은대화록이다.특히본서의주된부분을차지하는대화록은그형식의특성상딱딱한논문에서는포착하기어려운단토의미묘한생각과태도를엿볼수있게해준다는점에서매우의미있다.‘예술의종말’이라는단토의유명한테제는그토록잘알려져있음에도불구하고많은오해를낳고파악하기힘든것으로도유명하다.이런상황에서단토의예술철학을대담의형식으로,그러니까일상의언어로접할수있다는것은그의사유를입체적으로헤아려볼수있는무척좋은기회가된다.또한그가미술,그중에서도예술철학과분석철학에입문하게된내밀한이야기도엿볼수있다.

단토의지적흥분을생생히체험할수있는유일한기록
토론과비판으로선명하게드러나는
‘탈역사’와‘예술의종말’의진정한의미

이탈리아의미술비평가이자큐레이터,편집자인파파로니와의대화는그의넓은식견과탐구정신으로단토사유의여러측면을잘드러내보여준다.이대화(화가밈모팔라디노와철학자마리오페르니올라가참여할때도있다)에서우리는서로날카로운질문을주고받는대담자들의생생하고즉흥적인토론을지켜볼수있다.

본서의대담자들은저마다전문분야가다르지만모두어느정도는철학자고,미술가며,미술비평가다.사안을바라보는시각이조금씩은다를수밖에없으니상대가자신의말을제대로이해하지못할수도있고,서로오해가생길수도있다(이런오해는때로자기논리의허점을회피하는의도적혹은무의식적전략이되기도한다).그래서이야기의초점이미세하게틀어지기도한다.때문에정합성을갖춘1인칭의건조한글에서는느낄수없는우발성의소소한즐거움을발견할수있다.대담자들은상대방의의견을경청하면서때로는자신의의견을분명하고솔직하게,그러나절대오만하지않게전달한다.이렇듯상호존중과배려의분위기속에서도시종팽팽하게유지되는지적긴장과거기서오는지적희열은독자가이책에서맛볼수있는또하나의즐거움이다.이런어긋남을지켜보며독자는화자들,특히단토의논지를오히려더깊고선명하게이해하게된다.

“역사는끝나지만삶은계속됩니다.”
단토의기존저서로는메우기힘들었던,
아주작지만결정적인틈새를보완해줄지적길잡이

“내가말하는것은역사의종말이지예술의죽음이아닙니다.우리는역사로구축된세상에얼마간살고있었습니다.그리고이제는‘탈역사’시대로접어들었습니다.우리에게는남은이야기가없습니다.그래도사람들은이야기를단념하지못하는데인간의마음이늘사태를서사적관점에서보고싶어하기때문입니다.하지만우리는조만간이야기에대한갈증을해소하고사태를있는그대로보게될것입니다.”(94)

단토가이시대에던진두가지화두인‘탈역사’와‘예술의종말’이가리키는방향은곧다원주의시대다.이런점에서단토의사유가가닿는영역은비단예술에만한정되지않는다.이책의담화가예술과철학,미학의범주내에서이루어지는것이긴하지만그내용은우리가지금발디디고살아가는이세상과시대,사회의현재와과거와미래를되돌아보고가늠해볼수있는비전을제공한다.

대서사들의시대가막을내리고무엇이라도가능한시대,소서사들의시대가열렸다.거실에서는TV가사라지고셀수없이많은유튜브채널들이존재한다.우리는이책에서예술계의오늘과어제와미래를조망한다.예술계는우리가사는세상의특수한구역이아니라바로이세상을축소한모델―어느영역보다세계의흐름에예민하고민첩하게변화가일어나는곳―이다.이런뜻에서『예술과탈역사』는예술의범주에서더나아가한권의인문·역사서로도기능한다.나아가단토가제기한두가지화두,탈역사개념과다원주의비전은우리가현시대를진단하고각자의지난날과앞날을조망하는데도유용한시사점을제공한다.

이책을국내독자들에게처음소개하게된2023년이단토의타계10주기다.이탈리아어초판은2020년에,개정을거친영어판은작년에출간되었다.시점이시점이니만큼한가지의미를부여해이책을소개한다면,동시대의가장중요한예술철학자의성취와자취를뒤돌아보고기리는책이라고할수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