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조각 미학 일기 : 미학생활자가 바라본 미술, 음악, 영화

조각조각 미학 일기 : 미학생활자가 바라본 미술, 음악, 영화

$24.95
Description
당신을 사로잡았던 어느 한 순간을 떠올려보라. 어떤 사람을 압도했던 순간은 저마다 다 다를 것이지만, 이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그것을 “말로 다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고백한다. “그 장면 앞에 서 있던 저와 그의 침묵을, 언어를 압도하고 짓누르는 그 숨 막히는 감각의 세계를, 절대로 언어로 다 말할 수가 없다는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9쪽) 하지만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간절해지는 것이 있다. 우리는 그 간절함을 시로, 노래로, 춤으로, 여타 수많은 예술 장르로 표현해 왔다. 좌절감, 그리고 그에 따른 묘한 흥분과 오기. 바로 이 지점에서 저자는 미학을 정의 내린다. “미학은 바로 그 이중적인 충동에 두 발을 딛고 선 학문입니다.”(9쪽)

그리고 저자는, 이렇듯 끊임없이 진동하는 토대 위에 자리한 미학으로 보고, 듣고, 쓰는, 이른바 “미학생활자”가 되어 많은 이의 일상을 스쳐지나간 여러 예술 작품을 붙잡고 그것을 미학의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해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자코메티의 조각이 될 수도, 노순택의 사진이 될 수도, 핑크 플로이드의 음반이 될 수도, 이창동의 영화가 될 수도 있다. 해석의 이론을 제시하는 사상가는 사르트르가 될 수도, 벤야민이 될 수도, 푸코가 될 수도, 데리다가 될 수도 있다. 저자는 딱딱한 개념과 낯선 이름들이 독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최대한 부드럽게 풀어 쓰고, 하나의 이론에 여러 예시를 들면서 독자가 걸어가는 사유의 방향을 같은 속도로 따라 걷고자 노력했다.

예술과 철학, 문화, 사회, 정치를 자유롭게 횡단하는 편린의 글쓰기-세계로 당신을 초대한다.

저자

편린

저자:편린
서울대학교에서미학과국문학을공부했고,동대학원에서미학을공부한다.아도르노와벤야민을비롯한20세기독일어권사상가들의미학이론을중점적으로연구하고있다.이들의이론을출발점으로하여근현대미학의계보를위아래로추적하고,그것이동시대에대해갖는역사적,정치적함의를규명하는것에관심이있다.단상을짧게메모한촌평들을오리고붙이고꿰매서글을쓰는일에서삶의의미를구한다.'조각조각미학일기'라는이름의미학에세이를이메일로연재하고있다.라디오헤드,김수영,올드라스푸틴,리버풀FC,카프카를좋아한다.
@fragments_aesthetics

목차


들어가는글

1.첫번째조각‘암호’
(1)예술,깨어있는꿈(앤디워홀,〈브릴로박스〉×아서단토)
(2)불안하다,그러나걷는다(알베르토자코메티,〈걷는사람〉×장폴사르트르)
(3)완전히붕괴되는시간(박찬욱,〈헤어질결심〉×알랭바디우)

2.두번째조각‘단서’
(1)토끼굴이얼마나깊은지보여주마(워쇼스키스,〈매트릭스〉ב시뮬라크르’)
(2)벽을넘어벽으로(핑크플로이드,《TheWall》×미셸푸코)
(3)예술가,자본주의의게릴라들(노순택,《얄읏한공》×발터벤야민)

3.세번째조각‘편지’
(1)신은용서할수있을까(이창동,〈밀양〉×자크데리다)
(2)왜우리는사진을불태우나?(케네스로너건,〈맨체스터바이더씨〉×롤랑바르트)
(3)너를기록한다는것(다르덴형제,〈로제타〉×한나아렌트)

미주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미학은,‘말할수없는것을말하는학문’입니다.
저는이책을통해서그사실을말해보고자합니다.”

예술과철학,문화,사회,정치를자유롭게횡단하는
글쓰기-세계로의초대

당신을사로잡았던어느한순간을떠올려보라.어느날고개돌려본석양,어느여름밤발을담갔던바닷물의차가움,이별을말하고돌아오던길거리의휘황찬란한불빛들,풀밭에누워서듣던노래,어느뒷골목에쭈그리고앉아서보았던가로등,그아래벌레들의어지러운군무,그얇은날개에서부서지던빛의조각들,미술관에서나도모르게30분내내그앞에서있었던어떤그림,저항할수없이눈물을줄줄흘렸던영화,그영화에겹쳐대보았던나의지난시간들,그시간마다에녹아들어간소리,냄새,빛깔과촉감들…….

어떤사람을압도했던순간은저마다다다를것이지만,이들에는한가지공통점이있다.바로,우리는그것을“말로다할수없다”는것이다.알고있는가장아름다운형용사를붙이고최상급강조부사를붙인다해도우리머릿속과마음속에선연히떠오르는그순간을“차마말로는”다할수없는것이다.저자는이렇게까지고백한다.“그장면앞에서있던저와그의침묵을,언어를압도하고짓누르는그숨막히는감각의세계를,절대로언어로다말할수가없다는것을저는확신합니다.”(9쪽)하지만불가능하기때문에더간절해지는것이있다.우리는그간절함을시로,노래로,춤으로,여타수많은예술장르로표현해왔다.좌절감,그리고그에따른묘한흥분과오기.바로이지점에서저자는미학을정의내린다.“미학은바로그이중적인충동에두발을딛고선학문입니다.”(9쪽)

애초에미학은줄곧진동하는학문이다.그렇기에어려운지도모른다.아니,어렵다고여겨지는지도모른다.하지만“미학생활자”인저자는이책을통해미학이얼마나우리곁에가까이있는지를강조한다.그는많은이의일상을스쳐지나간여러예술작품을붙잡고그것을미학의시선으로들여다본다.해석의대상이되는것은자코메티의조각이될수도,노순택의사진이될수도,핑크플로이드의음반이될수도,이창동의영화가될수도있다.해석의이론을제시하는사상가는사르트르가될수도,벤야민이될수도,푸코가될수도,데리다가될수도있다.저자는어느한쪽이다른한쪽을위해도구로전락하는것을경계하며,“미학이론과예술작품사이의끊임없는대화이자,연결”(12쪽)을포착하기위해주의를기울였다.또한딱딱한개념과낯선이름들이독자들에게부담을주지않도록최대한부드럽게풀어쓰고,하나의이론에여러예시를들면서독자가걸어가는사유의방향을같은속도로따라걷고자노력했다.

불완전한조각,
그리하여무궁한가능성을지닌조각

당신의조각은무엇인가요

이책은동명의제목으로연재되던메일링구독서비스에서출발했다.그리고이번에한권의책으로엮이면서총세가지조각,즉3부로꼴을갖추었다.

첫째조각,‘암호’는인간이라는문제적존재의존재방식,인간과타인의관계,예술작품의본질등난해한존재의수수께끼에대답하고자하였던예술작품및이론들을얽은결과물이다.여기서는앤디워홀의〈브릴로박스〉와알베르토자코메티의〈걷는사람〉,박찬욱의〈헤어질결심〉을각각아서단토,장폴사르트르,알랭바디우와함께살펴본다.

둘째조각,‘단서’는인간과예술가,그리고예술작품이모두위치해있는‘사회’의구조적지평을탐지하고드러내는탐침(探針)으로서의예술작품,그리고예술의그러한소명에대해말한이론들을모은것이다.여기에서예술은우리에게가해지는억압을폭로할수있는결정적인증거이자,영원히멀게느껴지는해방의결정적인단서로해석된다.여기서는워쇼스키스의〈매트릭스〉와핑크플로이드의《TheWall》,노순택의《얄읏한공》을각각시뮬라크르,미셸푸코,기드보르와발터벤야민과함께살펴본다.

셋째조각,‘편지’는‘너’에게로가는무한한길을그린작품,그리고그길위를걸어야하는인간의삶의지침에대한이론을겹쳐본글들입니다.편지는송신자와수신자를전제로하는글,즉‘나’와‘너’를전제로하는글이다.그리고너에게로가는길이곧‘윤리’라면,‘편지’는예술과윤리의관계를탐구하는미학의윤리학적사유가될것이다.여기서는이창동의〈밀양〉,케네스로너건의〈맨체스터바이더씨〉,다르덴형제〈로제타〉를각각자크데리다,롤랑바르트,한나아렌트와함께살펴본다.

‘말할수없는것’안으로접속하는
작은구멍이되어줄책

조각하나하나는미미(微微)할지모른다.하지만조각‘들’이합쳐져하나의세계를이룰때우리는아름다움[美]이모양을갖추는과정을목도하게된다.그아름다움이유쾌하고편안한감정만을선사하는건아니다.그세계안엔비극도,고통도,추함도,흠집도있다.이책은그런조각들을함부로표백하지않고그러모아하나의미학적세계를가꾼다.어느한쪽으로치우치지않는폭넓은시야를바탕으로예술이그리는굴곡과그변곡점들을돌아보는것.그래서이책은저자의말마따나“비평집도,이론서도,입문서도,수필집도아닌,애매한그무엇”(11쪽)이되어버렸지만,어쩌면그리하여“말할수없는것을말하”(6쪽)는미학그자체가될수있었다.

“이책의모든글을저는문을내겠다는야심이아니라구멍을뚫겠다는반역심으로썼습니다.그러니그구멍으로몰래빠져나가시기를.‘말할수없는바로그것을말하고싶다’라는덧없는열망을품고,‘아름답다’라는패배의단말마를뱉으시기를.기나긴실패의여정을시작하시기를.”(15쪽)

예술과철학,문화,사회,정치를자유롭게횡단하는편린의글쓰기-세계로당신을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