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의 영토들 : 서평으로 본 현대 신학 - 비아 제안들 시리즈

신학의 영토들 : 서평으로 본 현대 신학 - 비아 제안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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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진혁

저자:김진혁

연세대학교에서신학과철학을공부하고미국하버드대학교에서목회학석사학위를,영국옥스퍼드대학교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큐메니컬연구소연구원,런던대학교헤이스롭칼리지박사후연구원,C.S.루이스연구소에서상주연구원으로일했다.현재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조직신학,철학,윤리를가르치고있다.

저서로『질문하는신학』,『우리가믿는것들에대하여』(이상복있는사람),『순전한그리스도인』(IVP),『예술신학톺아보기』(공저,신앙과지성사),『우리시대의그리스도교사상가들』(공저,도서출판100),『공적복음과공공신학』(공저,킹덤북스),『인간론』(공저,대한기독교서회),TheSpiritofGodandtheChristianLife(FortressPress),WileyBlackwellCompaniontoKarlBarth(공저,WileyBlackwell),HumanDignityinAsia(공저,CambridgeUniversityPress)등이있으며,『철학자들의신』(에티엔질송,도서출판100),『예배,공동체,삼위일체하나님』(제임스토런스,IVP),『예수와창조성』(고든카우프만,한국기독교연구소,알맹e)을우리말로옮겼다.그외에현대신학관련해제를여럿작성했다.

목차

머리말

제1부신학이란무엇인가
1.근대세계에일어난신학의인간학적전환
『종교론』(프리드리히슐라이어마허)

2.깨어진삶의자리로찾아오는하느님의희망
『로마서』(칼바르트),『도스토옙스키』(에두아르트투르나이젠)

3.신비로서신,상상으로서신학
『신학방법론』,『예수와창조성』(고든카우프만)

4.교리의본성과목적논쟁
『교리의본성』(조지린드벡),『교리의종말』(크리스틴헬머)

5.그리스도교진리의합리성과보편성
『조직신학서론』(볼프하르트판넨베르크)

6.아름다움은우리를구원할것인가?
『성령과아름다움』(패트릭셰리)

7.하느님말씀이거룩하니신학도거룩하라
『거룩함』(존웹스터)

8.모두를위한‘새로운신학’은가능할까?
『천상에참여하다』(한스부어스마)

제2부과거를읽는법

1.복음과교리사이에선역사학자로서신학자
『기독교신학과교회교리의형성』(아돌프폰하르낙)

2.본질과역사사이에서과거를읽는법
『그리스도교』(한스큉)

3.교회분열과교회일치의갈림길에선마르틴루터
『마르틴루터』(발터카스퍼)

4.과거의낯섦앞에선그리스도인
『과거의의미』(로완윌리엄스)

5.현실주의와상징주의사이에서창세기읽기
『창세기와만나다』(로널드헨델)

6.현대신학이라는여행의이유
『현대신학이란무엇인가』(로저올슨)

7.역사를통해배우는신에대해말하는법
『그리스도교의신』(폴카페츠)

8.교양과학문사이에서신학의역사
『사상으로서의편집자』,『신학을다시묻다』(후카이토모아키)

제3부현대개신교신학의대가들

1.세계관으로서그리스도교
『헤르만바빙크의기독교세계관』(헤르만바빙크)

2.‘오직은혜로만?’에관한현대적논쟁
『자연신학』(에밀브루너·칼바르트)

3.신학과철학의경계를넘어선
경계선위에서의사유
『성서종교와궁극적실재탐구』(폴틸리히)

4.유일하신하느님과역사속의인간
『책임적자아』(리처드니버)

5.윤리가몰락한세상에서윤리를다시묻다
『윤리학』(디트리히본회퍼)

6.바르트이후의삼위일체신학
『예배,공동체,삼위일체하나님』(제임스토런스),
『하나셋여럿』(콜린건턴)

7.장애인과비장애인모두의
해방을위한장애신학
『하나님나라의지평안에있는사회선교』(위르겐몰트만)

8.왜그는그리스도를흑인이라불렀나
『아무에게도말하지않을거라고했지만』(제임스콘)

제4부한몸다른전통

1.부정신학을통해하느님의신비에다가가기
『동방교회의신비신학에대하여』(블라디미르로스키)

2.일상의결을타고찾아온하느님의은총
『일상』(칼라너)

3.지옥의공포를넘어선담대한희망
『발타사르의지옥이야기』(한스우르스폰발타사르)

4.한가난한사제의삶에비친그리스도교의신비
『25시에서영원으로』(콘스탄틴비르질게오르규)

5.그리스도교의희망을다시묻다
『희망으로구원된우리』(교황베네딕토16세)

6.해방신학의어제와오늘
『해방신학』(구스타보구티에레즈),
『시장종교욕망』(성정모)

7.삼위일체하느님의형상으로서교회
『친교로서의존재』(존지지울러스)

8.상처입은세계에서분노하는법
『바다의문들』(데이비드벤틀리하트)

제5부신학의새로운흐름

1.기후위기시대에일어난신학의기후변화
『기후변화와신학의재구성』(샐리맥페이그)

2.자유주의정치학에맞서는교회의정치학
『교회의정치학』(스탠리하우어워스)

3.과학과신학의접촉점으로서자연신학
『정교하게조율된우주』(알리스터맥그래스)

4.삼위일체하느님을향한기도와욕망의변주
『십자가』(새라코클리)

5.평화로운미래를위한‘번영의’신학
『인간의번영』(미로슬라브볼프)

6.복음주의신학의새로운물결
『교리의드라마』(케빈밴후저),
『하나님나라를욕망하라』(제임스스미스)

7.깨어진세계에서성령과함께남아있기
『성령과트라우마』(셸리램보)

8.나는하느님의피조물,개입니다
『강아지가알려준은혜』(앤드류루트)

감사의글
서평과해제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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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현대신학을알아가기위한유용하고꼭필요한길은그‘역사’를공부하는일이다.우리보다앞선사상가들은어떻게진리를알고그깨달음을전달할수있을까를자신이처한상황에서진지하게고민했다.우리는사상의역사를연구함으로써그들의생각에비추어나의견해를성찰하고,미처알지못했던지식의영역에접속하며,시야를넓히고,새로운생각의가능성을얻는다.생각의틀이유연하고다양해지면서사유하는힘은강해지고,실재를더충실히바라볼수있는시선의여유도갖게된다.그런의미에서노르웨이철학자군나르시르베크와닐스길리에는철학사를공부하는것은철학함의한방식이라고보았다.철학사가단지이차자료로쉽고편하게옛철학자들에대한정보를얻기위한것이아닌만큼철학자들은철학의역사를서술하는작업을반복한다.
신학도계시와전통을통한사유인만큼신학사를공부하는것은신학함의중요한방식이다.특별히현대신학사는‘오늘여기’서신학함의의미,교회의사명,그리스도인의책임을성찰할때우리가발디딜수있는넓고단단한지적배경이되어준다.현대사회가그리스도교에던지는도전에답할통찰을얻기위해,특정신학이나전통을절대화하지않기위해,다른관점을가진이와도진실하게대화하기위해,과거의지혜를무시한채현실을바꾸고자분투하다탈진하지않기위해,반대로과거가주는중압감에눌려새로움을받아들이지못하는우를범하지않기위해,무엇보다나의고민이나만의것이아님을깨닫기위해우리는현대신학의역사를공부한다.
---p.14

도스토옙스키의넓디넓은문학세계에서바르트와투르나이젠은왜하필죄와은총에관심을두었을까?이들이도스토옙스키의작품속으로빨려들어가게된계기는1915년에접했던『죄와벌』(1867)이었다.오늘날독일에서는이작품의제목을‘죄와벌’이라는원제에가깝게‘페어브레헨운트슈트라페’VerbrechenundStrafe로번역하지만,바르트와투르나이젠이읽었던옛독역본은신학적함의가매우강한‘죄와속죄’라는뜻의‘슐트운트쥐네’SchuldundSuhne라는제목으로출간되었다.‘죄와속죄’라는대립구도는스위스에서이책을집어든두목회자의사고방향과글쓰기방식에즉각영향을미쳤다.이들은도스토옙스키에게‘죄의굴레를벗어나지못하는인간’과‘인간을용서하는하느님의은총’둘중하나를택하여대립을해소하기보다는,둘사이의긴장을사유와언어속에서포착하는‘변증법적’방식을배웠다.달리표현하자면,여기에인간이있고저기에하느님이계시다.여기와저기사이의간격을넘을인간의방법은없다.이가운데은총은인류가상상해온실재의허상을깨부수는방식으로찾아온다.백일몽에서벗어났을때비로소드러나는세계의모습은낯설고거칠다.
---p.62

절대자로서신개념은결과적으로‘우상타파적’인기능을하지만,유일신론적문법에서신은‘인간적’이기도하다.즉,신은초월적이지만동시에사랑이자도덕의원천으로이해되고,약자를향해우선적관심을보이기도한다.이러한이유로서구문명과그리스도교의유일신개념은역사를무의미한시간의흐름이아니라‘사랑과화해’의공동체를형성해가는과정으로이해하게만든다.인간을더‘인간화’하는신개념이없다면,우리의역사속활동은윤리적지향점을잃은채권력추구에매달리게될것이다.이지점에서눈썰미있는독자는눈치챘겠지만,카우프만은신과세계와인간개념을상호연관성속에서파악하려한다.즉,그는신은절대화하고,세계는상대화하고,인간을더인간화하는‘실용주의적’관심사에따라구성작업의틀을마련한다.
---p.75

19세기이후개신교내자유주의와복음주의는근대성의도전에사뭇다른방식으로반응했지만,개인의이성이나경험을전통의권위보다앞세우는근대적인간중심주의를전유한다는점에서공통점이있다.여기에덧붙여부어스마는둘사이의특이한공통점을하나덧붙인다.바로(신칸트주의의영향을받은)자유주의와(성서중심주의를내세우는)복음주의모두그리스도교사상에서오랫동안핵심적위치를차지했던플라톤주의를거부했다는사실이다.그렇다고로마가톨릭신학에서플라톤주의를한결같이숭상한것은아니다.근대성을심각한위협으로여긴19세기말로마가톨릭교회도토마스아퀴나스의사상을주지주의화·교리주의화하면서신토마스주의(혹은신스콜라주의)를주도적신학으로공식화했다.20세기를넘어오면서이에대한반작용으로프랑스어권젊은로마가톨릭신학자들은신학과일상에서신비의위치를되찾고자플라톤주의를동반자로삼았던교부신학으로거슬러올라가는새로운방법과형태를지닌신학을시도했다.
이쯤에서근원적질문을던질필요가있다.왜20세기초중반활동하던프랑스로마가톨릭신학자들뿐만아니라,복음주의를배경으로성장한부어스마까지플라톤주의-그리스도교적종합이이루어졌던‘위대한전통’으로‘되돌아가기’ressourcement를촉구하고있는가.왜이들은그리스도교와현대문명이봉착한위기의근본원인중하나로플라톤주의가신학에서추방된역사를주목하는가.부어스마의논지를살려간략히답하자면,그리스도교인은지상에속해있으면서도하늘에참여하기를갈망하고,천상적삶을믿고희망하고사랑함으로써현실을차별화되게살아내는것을신앙의핵심으로삼기때문이다.이는바울이래그리스도교인들이꿈꿔온바였다.그리고초기교부들은플라톤주의와그리스도교의종합을통해그꿈을구체화하는방법을찾았다.천상에의참여라는놀라운신비를표현할언어와논리가아직없었을때,교부들은자신들의성서주석을기반으로플라톤주의를비판적으로수용했다.그럼으로써“주변의세상안에서하느님의진리와선하심과아름다움”을보게하는실재이해를끌어냈다.‘성사적존재론’은바로이플라톤주의와그리스도교의만남을압축적으로표현한개념이다.
---p.156-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