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혼술이다 : 혼자여도 괜찮은 세계

인생은 혼술이다 : 혼자여도 괜찮은 세계

$14.00
Description
맛있는 인생을 살기 위한 혼술 라이프가 시작된다!
‘혼술’을 애타게 동경하다가 수행을 거듭한 끝에 드디어
‘혼술 마스터’가 된 어느 독신 여성의 유쾌한 경험담
50세에 안정된 직장을 과감히 그만두고, 남편 없고 아이 없고 냉장고도 없는 미니멀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작가 이나가키 에미코의 에세이 《인생은 혼술이다: 혼자여도 괜찮은 세계》(원제: 一人飲みで生きていく)가 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SBS스페셜 ‘퇴사하겠습니다’의 주인공으로 전작 《퇴사하겠습니다》를 통해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지 설파했던 작가는 이 책 《인생은 혼술이다》에서 혼술(혼자 술 마시기)을 시작하면서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특유의 쾌활한 문체로 써 내려간다.

즉 이 책은 오랜 세월 ‘혼술’을 애타게 동경만 하다가, 도무지 방법을 알 수가 없어 무턱대고 수행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혼술의 비법을 깨달은 작가의 경험담이다.
그런데 ‘혼술의 비법’이라는 게 있을까? 그전에, 과연 세상에 혼술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나? 이러한 의문에 작가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분명 이 책을 읽으면 누구든 반드시 ‘혼술’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건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러나, 대체 ‘혼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아니, 얼마가 아니라 과연 한 사람이라도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그렇다면 쓸데없는 간섭을 넘어서, 완벽하게 무의미한 글쓰기는 아닐까……?

아뇨, 사실 전 이런 생각을 합니다.
여러분, 혼술, 꼭 해보셔야 합니다. 그건 틀림없이 당신의 인생을 바꿔줄 겁니다. 좋은 방향으로요, 밝은 쪽으로요, 불안이 없는 쪽으로요.(5쪽)
저자

이나가키에미코

1965년생.아사히신문사에입사하여오사카본사사회부,《주간아사히》편집부등을거쳐논설위원,편집위원을역임했다.2016년쉰살을계기로조기퇴사하고,현재남편없고아이없고정해진직업없고냉장고없고가스도없는,‘즐겁게마감해가는인생’을모색하는중이다.사케마니아로도유명하며,이벤트를돕거나주최하고보급하는활동에힘쓰고있다.지은책으로《퇴사하겠습니다》,《그리고생활은계속된다》,《인생에는특별한것과평범한것이모두필요하다》,《먹고산다는것에대하여》,《피아노치는할머니가될래》등이있다.

목차

첫머리에

1장‘혼술못한다’는건무슨뜻?
도무지첫발을떼지못하다
막다른골목이출발점이되다
맨몸을참지못하다
백세인생을살아가기위한수행

2장앞으로돌격!
한여름밤의대작전
“아,어서오세요”에구원을받다
빈틈과싸우다
인생의폭이넓어진다?
이를악물고다음술집으로
선술집데뷔전
“그런것도몰라?”
입꽉다물고마시다
이게지금나의최선
실패의원인을고민하다
자신을크게보이려는어리석음
혼술을제패하는자,노후를제패한다?
그럼대체어떻게하면좋은가
드디어딥(deep)한선술집거리로
무엇보다얌전한마음가짐으로……
활짝웃으며“맛있어요!”
내,내가……해냈다!
눈앞에확실한길이열리다!
‘도라씨’의경지에이르다
‘얌전하게’란어떤걸까
나를지웠더니주변이보인다
인생의길이활짝열렸다!
스승에게하산하라는말을듣다

3장발표!혼술의비기12조
비기1‘혼술손님이많은곳’을골라라
비기21인용자리에앉아라
비기3우선조용히가게분위기를관찰하라
비기4할게없더라도스마트폰은만지작거리지마라
비기5첫술은빨리주문하라
비기6술안주는천천히온힘을다해주문하라
비기7술과요리에집중해서맛보라
비기8먹은(마신)다음에는고마움의마음을담아감상을말하라
비기9할게없으면다른손님의대화에가만히귀를기울여라
비기10대화란억지로하는게아니라는것을터득하라
비기11우선바테이블너머에있는술집사장님과대화를시작하라
비기12낯선옆사람의행복을빈다,그게바로혼술의행복이다

4장술집사장님에게묻다
우리는어떻게보일까

5장혼술,한발더!
단골을권함
술집고르기에실패하지않는다?
집술vs밖술
참고:우리집술상
매일의‘초단위안주’몇가지를소개한다
혼술하는여자

마무리하며
옮긴이후기_인생의메타포,혼술

출판사 서평

혼술,그것은맨몸으로혼자세계와마주하는경험
다른사람과경쟁할필요가없는세계도있다!

작가에따르면,혼술을할수있게되면인생이달라진다.결혼을하거나복권에당첨되는등이런엄청난계기가아니면크게달라지지않는게인생이다.그런데달라진단다.겨우혼술하나로.
고된하루업무를마친뒤친구나직장동료등다른사람의스케줄을신경쓸것없이혼자마음편하게한잔하고싶을때가있을것이다.집에서혼자마시는것도좋지만,특별한안주에다뭔가술맛을돋우는분위기까지챙기고싶다면?평소봐뒀던분위기있는술집에당당히걸어들어가서바테이블에앉아유유자적꼬치안주에맥주를마신뒤쿨하게집으로돌아간다.이거야말로뭐라표현하기힘든‘어른’의세계다.이런세계를한없이동경했지만,젊은시절의작가는“차라리무리해서구찌매장에는들어갈수있을지언정선술집에는도무지들어갈용기가나지않았”(43쪽)다고고백한다.
최근에는칵테일바같은곳에서혼술하는여성들도많지만현실적으로술집에서여성은아직마이너리티다.남성들도주저하기는마찬가지겠지만여성혼자술집에들어가는데는더많은용기가필요하다.어찌어찌용기를발휘해서들어갔다고해도지레어색해서끊임없이술과안주만먹거나스마트폰만들여다보고있다.이래서는집에서혼자마시는것과다를바가없다.
대화상대또는방패막이가되어줄친구나동료도없이,나에대해알고나를직함으로불러주는사람도없이혼자술집에들어간다는건기댈수있는게아무것도없는낯선상황속에서고독과마주하는것이라고작가는말한다.즉술집에서혼자술을마신다는건“맨몸으로혼자세계와마주하는경험”(23쪽)이다.‘경쟁이외의가치’는존재조차잊혀버린사회에서그러한경험은진정한나자신과마주하게해준다.

술집에서열심히명함을돌리거나,난데없이요가교사자격증이있다는설명을늘어놓을수는없는노릇이다.그대로의나.아무것도아닌나.그렇게되면대체어떤표정을짓고술을마시면좋을지알수가없다.그래서난술집에들어가기가무서운거다.(27쪽)

경쟁하는세계에서존중받으려면나자신을크게보여야한다.학교에서는공부잘하는학생이어야하고,회사에서는일잘하는사원이어야한다.마찬가지로술집에서존중받으려면술을잘아는사람이어야한다고믿었던작가는처음가본선술집에서어쭙잖은사케지식을뽐내려다어색한분위기를만들고만다.그리고이런민망한경험을통해세상에는‘경쟁하지않아도되는세계’가있다는걸깨닫는다.싸우지않아도,허세를부리지않아도사람들속에자연스럽게녹아들수있는세계,바로술집이다.그리고혼술을하고는싶지만어떻게해야할지모르는사람들에게그비법을전한다.
제3장‘발표!혼술의비기12조’에는작가가“혼술을하고싶어도대체어떤술집을골라야할지,어떤표정으로들어가야할지,어떤자리에앉아야할지……1도알수없었던지점에서출발하여,온갖함정에빠져허우적거리다겨우겨우기어나온기록,피와땀과눈물로쟁취한”(98쪽)혼술의비법이정리되어있다.제1조“‘혼술손님이많은곳’을골라라”외에도,작가자신이직접체험하면서얻어낸현실적인조언들이쭉이어진다.
이런‘비기’들이관통하고있는혼술의핵심은무엇보다술집과그곳에있는사람들을배려하는마음이다.‘내돈내고술먹는데왜이렇게까지해야하냐’고묻는사람들에게작가는다시한번강조한다.술집은경쟁하는곳이아니기때문이라고.“경쟁사회에서는‘이기는’것만생각하기마련이지만지금당신의목적은상대방(술집)을이겨먹는게아니다.상대방과호흡을맞춰춤을추는것이다.그것이바로당신의승리이자술집의승리니까.그러기위해최선을다하는게결국당신을위한길이다.”(110쪽)이는‘돈을지불했으니내마음대로해도된다’는생각이팽배한지금각자도생의시대에던지는유쾌한일침이기도하다.

혼술을할수있다는건,집과회사말고도설자리가있다는것
혼자여도괜찮은세계와만나다

성인이되고가족이란울타리밖으로나가사회에뛰어들어혼자생계를유지하며경쟁사회에서뒤처지지않으려고애쓴다.이런노력이쌓이다보면직함이달라지고,집도커지고,더젊었던시절엔꿈도못꿨던고급레스토랑에도당당히들어갈수있게된다.“이거야말로‘으른’의여유다”(25쪽)라고생각한순간,작가는혼자서는술집에들어가지도못하는스스로를발견한다.이래서야진정자립했다고할수있을까?
학교를다니면서,그리고회사를다니면서함께하는식사자리와다양한상황의회식자리에서별문제없이행동하는법은그럭저럭배울수있지만,혼자서도즐겁게밥먹는법은어디에서도가르쳐주지않는다.그래서오늘한잔하고집에갈까싶은날에도술자리를함께할친구나동료를찾는다.그러다거절당할수도있고,정작마음맞는사람은술을마시지못할수도있다.혼술을할수있게되면더이상같이마셔줄상대를찾아헤맬필요도,거절당할까봐마음졸일필요도없다.
혼술은고독을두려워하지않고,쓸쓸함때문에도망치지않고,당당하게사는삶의자세다.마음내킬때혼자불쑥술집에들어가우연히만난낯선사람들속에섞여주위에자연스럽게받아들여지고또다른사람들을받아들이면서익명의한인간으로편안히그시간을즐기는것이다.사교적이지않아도되고,말재주가없더라도상관없다.이런사람이야말로자립한한인간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그래서작가는혼술이사람을‘어른’으로만든다고말한다.

단체로온사람들은떠들썩하고즐겁게마시더라도주위사람들을눈여겨보지않는다.그들은그들의닫힌세계안에서만살고있다.하지만혼술하는사람은다르다.비록아무말하지않더라도,누군가에게말을걸거나누군가가불쑥말을걸어와도,마음은늘열려있다.혼자라는것은전방위로열려있다는뜻이다.그것만깨달으면고독도대환영이다.남편도자식도직장도없이혼자사부작사부작살아가는내노후역시,어떻게든될것이라믿는다.(97쪽)

코로나19이후주위사람과의관계보다고립과고독이더가까운단어가되었다.작가는“혼술을할수있게되면서고독하지도않고고립되지도않은채살아갈수있음을깨닫자,내인생의두려움이대부분사라졌다”(96~97쪽)고말한다.혼술은단순히‘혼자술마시는것’이아니라낯선곳에서도내‘설자리’를만드는것이기때문이다.
책말미에는혼술에대한관심이점점높아지고있는지금,집술에대한조언과작가가직접찍은초간단안주메뉴사진이실려있다.

책속에서

슬슬거절이시작된것이다.그것도물어보는사람마다죄다.‘왜냐고오?’마음속으로그렇게외칠무렵,선배가무심코뱉은말.“너랑마시러가면시끄럽거든…….”뭐라고?시끄럽다고?
……그렇구나,그것때문이구나.사케에관한내지식이축적되어가면갈수록어느새내가바로그TMI,입이근질거려가르치려드는사람이되어버린것이다.그게아무래도그들의자존심에상처를낸것같았다.아아,술꾼들이란…….(20~21쪽,‘막다른골목이출발점이되다’에서)
하지만여기서말해두고싶은것은,맛이있다없다를말할때어정쩡한식도락평론가처럼의심에가득차서향을맡아보거나색깔을확인하거나한게아니라는거다.그건결코지금의내가취해야할태도가아니다.그건술집에대한적대적행위이기때문이다.처음훌쩍들어왔을뿐인존재,다시말해불면날아갈듯한손님임을잊고,손님은왕이다,내가가게점수를매겨줄테니까딱기다려,하는태도처럼여겨지기때문이다.그런태도로는백만년을기다려본들혼술마스터가될수없다……는것을내가지금까지의실패를통해습득했음을독자여러분은이미알고계실것이다.(72~73쪽,‘활짝웃으며“맛있어요!”’에서)

세계(술집)와홀로직접마주하다보면세계란나스스로만들어낸게아닐까,다시말해그저‘내행동이나에게부메랑처럼돌아오는것’이아닐까하는점을뼈저리도록이해하게된다.그렇잖은가,내가실패한곳은사람들로늘붐비는인기있는가게고,나말고다른손님들은정말즐거운듯이먹고마셨으니까.다시말해‘좋은술집’임에는틀림없는것이다.그런데나혼자만그좋음을즐기지못했으니.결국적은바깥에있는것이아니라내안에있었다.어떤가게에가든내태도에따라그가게는천국이되기도하고지옥이되기도한다는사실을나는뼈아프게느꼈다.(57쪽,‘실패의원인을고민하다’에서)

이런술집은원래혼술하러오는손님을염두에두지않는다.
객석배치와점원숫자,서비스교육등등이모두두사람이상의손님을기반으로설계된다.그런데돌연혼술하러들어온손님을나가라고할수도없고,그렇다고해서어떻게하면좋을지알수도없다.그러니그건당연한결과다.다시말해잘못된장소에억지로끼어들어간내잘못이다.적재적소라는말은회사원의인사이동에만적용되는표현이아니다.(1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