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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26회동양일보신춘문예소설부문당선.제9회직지소설문학상.제23회충북수필문학상.2018청주시생명글자판공모당선.제2회직지시낭송금상수상.2022신예작가선정.한국문인협회윤리위원,한국수필문학가협회이사,한국소설가협회회원,청풍문학회장역임,충북수필문학회장,충북소설가협회사무국장.충청북도교육청방과후학교지원단장역임.중부매일필진.1인1책프로그램지도강사.수필집『칡꽃향기』『정비공』장편소설『비망록,직지로피어나다』소설집『2022신예작가」(공저)』『메이저아르카나13번』
작가의말회귀回歸/9조짐/39매지구름/69떨켜/101지고이네르바이젠/133메이저아르카나13번/165반위/197샤프란/229해설_여성서사의파토스_김성달(소설가)/259
등단후역사장편소설「비망록,직지로피어나다」로독자들에게그존재감을깊게각인시킨이영희작가의첫소설집이다.여성이대부분인화자인이소설은세상의밝은빛보다는어둠의그림자를부드럽게포옹하고있다.어둠속에잠겨있는것들을직접보려는따뜻한응시가있고,그응시를더욱유심히바라보는동안에아련하게생겨나는대상에대한이해가있다.숱한말을통해이어가는소통이아니라순간속에시간의깊이를담아내는마주침이여기에있다.그러면서화자들의기억에서선연하게남은것들과그것에서느꼈던격정과상실의낙차가만들어내는흔적을명징한언어로그려낸다.소설의화자들은빛보다는그림자를,사랑이아닌사랑후의자리에서꾸준히견디며그현장을간절하게보듬는다.사랑이끝난뒤비로소상대를더깊이이해하는마음,그것이소설「메이저아르카나13번」의값진매력이다.「회귀」는부부간의비합리성을불가해한것으로그려내는것이아니라그이면에깔린부부의관계를섬세하게살피고있다.마두금이남편을잠재적가해자로만들어가는과정에서섬뜩해지는자신의내면을들여다보면서자신이더이상약자가아니라,남편을몹쓸놈으로몰아가는공모자의자리에서있다는사실을서늘하게묘사한다.여성의고통이갖는고유성으로부터촉발되는공감을말하고있는소설이다.「조짐」은시낭송대회에서만난첫사랑과이런저런대화를나누면서아련한추억속으로한없이빠져들기만했다면아마도평범한이야기에그쳤을것이다.하지만화자는회상이나추억의자리에자신이놓이는것을거부하고독립적인여성이자자존감높은예술가로변화하려고노력하는소설이다.「매지구름」의화자는살면서운명을탓한적이없는여성이다.사랑받으며성장하고공부도잘하는모범생이었는데고등학교이학년때한약방을하던아버지가빚보증을잘못서는바람에집안이기울어대학은포기하고9급공무원시험을봐서합격했다.결혼하고아이들이웬만큼컸을때주경야독으로대학원을마쳤다.엘리트자리에서몰락한피의자라는자학을넘어서우뚝서기위해‘최선을다하자’는삶을살아가는노정에는그늘한점보이지않고,여성의자리조차보이지않는다.여성이라는안온한봉함을찢고나온화자는모욕을견디며대차게반격하고,계속살아가기위해존재이유를찾아낸다.퇴원해서집으로돌아와보인그녀의눈물은환희나기쁨이아닌모든것을견디고일어서는의연함으로읽힌다.자신은물론자신을둘러싼사람들의고통을방관하지않겠다는결심을온몸으로증언하고있다「떨켜」는일란성쌍둥이동생으로태어난화자가자기혐오와연민을이기고올바른삶으로방향을잡아가는과정을선명하게보여준다.화자의자기모멸과자기부정이라는감정이강하게함몰된형태로진행되는이야기가진정성있게다가온다.「지고이네르바이젠」은에스파냐출신사라사태가1878년에작곡한바이올린독주곡제목인‘집시의노래’라는뜻의제목으로,혼자사는여성이자가격리를당하며일어난일을그린소설이다.우리의현실이매순간망각과함께흘려보낸과거의죽음으로구성되어있다는것을받아들일때이제우리가살면서보듬어야할대상은바로더불어함께살아가는사람이라는것을깨닫게해준다.표제작인「메이저아르카나13번」은이태원참사와타로카드의메이저아르카나13번상징이직조해낸이야기를긴장감있게들려준다.정현이살아오며일상에서우연찮게만난크고작은실수와대형재난을연결시키고그앞에서우리의선악이쉽게구별될수있는지묻는다.정현은아들명훈의목숨을구해준은인인영석에게그동안자신이보냈던말과표정이자꾸떠오른다.못마땅한아들의친구에게보낸그야멸찼던시선이평범한소시민정현자신의얼굴이었다는사실을깨닫는순간,이소설은평범한소시민들의가족을향한마음이무엇인지묻는다.또한우리가대형재난앞에서가지는부끄러움과죄책감이사회구조를바꾸는대신에가족안전으로회귀하지않았는지도아프게묻고있다.「샤프란」은바른생활사나이라부르는남편을의심하는여인의심리에천착한작품으로,오래전남편의애인이었던여자의이름에신경질적인죄의식과반감을표출하는여인의복잡한심경을따라간다.소설의화자는분노와욕망을분출하고질투와죄책감에시달리면서도여전히자신의감정을양가적으로표현하거나,스스로확신하지못한채머뭇거리고서성인다.변장하고남편을쫓는심리의표면과다르게서로를겨누고있는자신안의충동과불안을여실하게보여주면서도여성의욕망을진솔하게열어준다.그런의미에서이소설은여성욕망과가장밀착해있으며,기존서사의재현방식을쇄신하는현장이기도하다.여성이여성들에게물려주는모든사랑과증오의표피를과감히벗어던지고있다.「반위」는가족이나형제로오랫동안이어져온관계이지만특정한사건을통한이해와사유를통해마주하는인물들의속내를복잡다단하게보여준다.서로를반사하는거울들처럼그들의운명은구분되지않는듯이보이기때문에더욱그렇다.살아오면서우리가망각했지만잊어서는안되는것을다시전달해주고있다.소설「메이저아르카나13번」의화자들의목소리는더이상옅은자취를남기며달아나는메아리나모호한표정이아니다.여기실린소설들은그간여성소설의특권으로말해져왔던선병질적인광기와히스테리로뒤틀려있는상상력과는무관한지점이다.이영희작가의소설은초연한거리를유지하며시대와역사를탐구하고모순이중첩된시간을강력하게환기하면서또이시대를어떻게든끌어안으려는결기가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