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읽는 시간

독도를 읽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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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소설 『표절』과 『베트남 탈출의 기억』으로 독자들에게 선연한 기억으로 남은 차호일 작가의 신작 소설집으로 12편의 다양한 이야기가 다채롭게 그리지고 있다.
「不一門」은 보통 절에서 만나는 불이문이 아니라 불일문이 있는 절을 세운 남악파 마지막 스님과 불우회 일행인 화자의 인연을 그린 소설이다. 불우회는 자립이 쉽지 않은 절을 찾아가서 수리와 보수를 해주는 모임이다. 스님은 화자인 나에게 “불일이란 모든 현상은 인연 따라 일어나므로 하나가 아니라는 이치를 알려주면서” 남악파의 후예가 되기를 원했으나 나는 외면하면서 삶의 고민을 절감한다. 「고향으로 가는 길」은 고향을 찾아가는 시인의 심경을 과거 어린 시절 회상을 통해 감성적이면서도 연좌제 등의 비극적 서사로 서술하고 있다. 「그 하루 무덥던 날」은 40이 넘어 실직한 아들을 80이 넘은 아버지가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고통을 피할 수 없으면 받아들여야 하는 인생의 진리를 값지게 들려준다. 「세로로 긴 그림」은 몇 번의 중국여행을 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조합하여 “세로로 보는 세상은 수평의 눈을 가진 우리가 이해하기에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형상화하고 있다. 「여자의 일생」은 김 선생의 숙모를 비롯해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여자의 일생은 본인이 여자로서 원하는 인생으로 살아지지 않는 운명이라는 것을 극적으로 들려준다. 「두 개의 절망」은 몽골 여행의 양잡이 파티에서 만난 양의 슬픈 눈을 잊지 못하는 문 선생의 슬픔이 짙은 독백처럼 서늘하게 느껴진다. 「어두운 시간」은 중앙선 기차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로 우연히 만난 사내가 군대 선임하사로 확신하는 화자의 중첩적인 심리를 통해 출구 없는 마음의 오래된 길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있다. 「여자의 마음」은 남편과 함께 국립극장에서 오페라를 본 여자의 이중적인 심리를 통해 엄마와 여자의 마음이 일으키는 갈등을 잔잔하게 들려준다. 표제작인 「독도를 읽는 시간」은 독도와 통일에 대한 작가의 탁견을 읽을 수 있는 수작으로, 보따리 장사를 하다가 만난 왕소군 씨를 통해 풀어가는 구성의 묘미가 색다르다. 「하마와 코뿔소」는 동물에게 가해지는 잔혹 행위를 방지하고, 동물의 권리와 복지를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 동물보호연대 회원들의 이야기를 시사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백제의 여인」은 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화자가 동해안별신굿의 전설적인 인물 김석출 씨와 그의 딸, 그리고 곰 토템 이야기와 여인의 이야기를 설화처럼 재미있게 들려준다. 「인간의 길」은 목회자들의 여행을 안내하는 베트남 가이드의 이야기로 “과연 신이 있는 것일까? 있다면 신의 길은 무엇일까?”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 「치킨게임」은 농장에서 계사(鷄舍)를 관리하는 화자의 하루하루를 견디는 삶의 무의미성과, 그가 계사에 사육하는 닭의 시선을 두려워하다가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화자로 하여금 자신의 운명은 자신의 것임을 받아들이게 만든다.
이처럼 차호일 작가의 소설 『독도를 읽는 시간』 은 허망하고 소용없는 일이어도 결국은 자기 몫의 절망과 고뇌를 끝까지 감수하는 것이 인생의 의무라는 것을 뛰어난 소설적 형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삶을 받아들이는 소극적인 수동성이 아니라 적극적인 수동성이라는 점에서 패배주의적인 운명론과는 다른 길인 것이다. 뿐만아니라 인간은 자신의 마음에 신의 마음 같은 숭고미와 신성성을 획득하면서 삶 또한 삶다워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충일하게 보여준다. 또한 욕망을 초월하려면 그 욕망만큼 절망적이면서도 희망적인 욕망을 포기하는 것이 우리의 삶을 신성한 것으로 만든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독도를 읽는 시간』 과정을 말하지 않고 보여주는 문체와, 심리와 사건의 진행형으로 이루어진 문장으로, 독자들에게 질문 자체가 대답에 가까운 인물들의 일상과 사유를 조망하고 있다.
저자

차호일

저자:차호일

서울출생,문학박사.《문예한국》,충청일보등에작품을발표함으로써등단.저서<비명소리>,<달빛끄기>,<그해여름의이상했던경험>,<아주오래된기억>,<내마음그깊은곳에>,<디지털시대우리문학다시읽기>,<베트남탈출의기록>외여럿.

목차

不一門
고향으로가는길
그하루무덥던날
세로로긴그림
여자의일생
두개의절망
어두운시간
여자의마음
독도를읽는시간
하마와코뿔소
백제의여인
인간의길
치킨게임

후기

출판사 서평

작가의말

과거에도이런도전이없었던것은아니다.팔봉은‘단편서사시’를소설과시의혼합양식으로보았고,또소설과서정시를연결하는과도기적인양식으로보는견해도있었다.비슷한의미를가진용어로‘이야기시’,‘담시’,‘서사시’,‘서술시’,‘단편서사시’,‘운문이야기’같은것이있지만정확하게개념규정이되지않고있다(문학비평용어사전).그러나시소설은위와는다른차원이다.

이문학적틀이전통적인틀을넘어문학적으로살아남을수있을지는미지수이다.그러기위해서는이런류의작품이많이등장해야할것이다.그러나필자는이영역이많은문학교육현장에서또일반현장에서도이루어질수있는것이라는것을확신한다.설사살아남을수없더라도현장의소설창작수업에는획기적인한방법이라고생각한다.현장에서소설창작수업은쉽지않다.그러나시소설을통해서소설창작교육도주어진시간에가능할수있다.

추천의글

「불일문」을읽고나는문득모든스님과불자들에게편지를쓰고싶었다.‘스님,그리고사바세계의모든불자님들,꼭불일문을한번읽어보시기바랍니다.불일문은그스토리도아름답지만그스토리속에담겨있는기막힌진리가혼자보기에너무아깝습니다.무엇보다불일문은우리불자들이어떻게살아가야하는지를일러주고있습니다.’감동,감성의작가,차호일작가의짙은숨결이여기서도영롱하게빛나고있다.
-청주에서독자

일본과의문제는어느것하나쉬운것이없다.그렇다고마냥외면할수만도없는문제이기도하다.더욱이일본의유익은우리의불행이되는경우가많아스트레스받을때가한두번이아니다.독도문제만해도그렇다.차호일작가의독도와통일에대한탁월한생각은우리에게시사하는바가많다.경제중심의통일정책은나라에서도한번생각해볼만하다
-전주에서독자

「여자의일생」과「여자의마음」을재미있게읽었다.이두작품은이중적인여자의두성향을잘그리고있다.여자가먼저일까?엄마가먼저일까?최근이두문제가잔잔하게대두된적이있다.아직까지우리는엄마를더우선하고있는것같다.세상도그런것같다.그러나세상이변해갈수록조만간이문제는새로운화두로등장할때가있을것같다.모든여성들에게일독을권한다.
-부산에서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