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 소설은
매년 꾸준하고도 왕성하게 작품을 발표하는 김동형 소설가의 중편소설집이다. 「NLL은 알고 있다」는 연평도 포격 사건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고, 표제작인 「그 여인의 탄원서」는 일제강점기 징용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세월의 촉」은 국가의 규제법 부작용을 실감 나게 그리고 있는데, 이 세 편의 중편을 수록하고 있다.
특히 「NLL은 알고 있다」는 설은진의 파란만장한 삶을 회고하는 거대담론의 스케일이 큰 작품이다. 고향이 같은 은진은 진우를 유달리 따른다. 유복자인 그녀는 다섯 살 위인 진우에게 의존하지만, 그녀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가출하면서 헤어지게 된다. 은진의 엄마는 전처에게서 두 자녀를 둔 남자와 재혼하는데 이를 견디지 못한 은진이 집을 나간 것이었다. 은진의 아버지는 육군 중위로 월남 퀘논에서 소대장으로 42명의 부하 병사들을 데리고 수색작전을 나갔다가 적을 만나 장렬하게 싸우다 전사한 용사이다. 은진은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의 생일이나 현충일, 국군의 날에 동작동 국립묘지를 찾아 엄마가 시키는 대로 아버지 영혼 앞에 술잔도 올리고 절을 하였다. 가출한 은진은 러브호텔에서 주인아줌마의 심부름이나 해주며 밥을 얻어먹다가 17살 때 유부남 건축업자 엄길준에게 농락을 당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부부가 된다. 열다섯 살이나 위인 엄길준은 건축업과 장사를 해 사는 것은 괜찮았지만 폐암으로 수십억 재산을 남기고 죽고 만다. 아들 형욱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형욱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대학 건축학과에 합격하고 은진과 단란하게 살다가 해군에 지원해 NLL에서 근무하게 된다.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 25분 서해북방 한계선 남쪽 3마일 연평도 서쪽 14마일 해상에서 일어난 제2차 연평해전에서 은진의 아들 형욱이 참수리 357호에 타고 있었는데, 교전 중에 적이 쏜 포탄에 맞아 결국 세상을 뜬다. 남편과 아들을 전쟁에서 잃은 은진은 조국이 싫어졌다며 육촌 언니가 있는 일본 후쿠시마로 떠난다. 육촌 언니의 아버지는 휘문고보 출신으로 후쿠시마 탄광에서 십장 노릇을 하는 바람에 조선인 노무자의 원수가 되어 해방 후 일본에 정착했다.
그곳으로 간 이후 연락이 뜸하던 은진은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당하고서야 진우에게 연락한다. 진우가 어서 한국으로 들어오라고 하지만 은진은 부도덕한 정치인들로 질서와 도덕이 무너진 잔인한 그 땅이 엄마 품속 같은 조국이라도 가지 않는다고 거절한다. 그런 은진의 완강한 태도에 진우는 할 말을 잃었고, 결국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진우는 은 세슘에 오염된 상태로 몸속 세포가 죽어가고 있는 은진의 생각에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 낯선 하늘 아래 낯선 땅에서 정처 없이 떠돌고 있을 은진의 남은 삶에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빌고 또 빌 뿐이다.
「NLL은 알고 있다」에서 김동형 작가의 8·15 전후의 현대사 개관은 해박한 전문지식에 그 바탕을 두고 있는데, 이만큼 한국 현대사를 꿰뚫어보는 식견이 흔치 않다. 김구에 대한 비판의식과 반비례해서 이승만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민족사적 시각의 객관성과, 한미관계의 이해에 대한 서사를 통해 우리의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또한 과거가 현재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가를 숙고하고, 더불어 현재적 관점에서 과거를 재구성하여 근현대의 시간성을 재현하려는 수고가 값지기도 하다. 더불어 은진의 서사는 인간이 견뎌야 할 숙명이자 삶의 본질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 견딤의 시간에 기반한 은진의 개별적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개별성이 우리의 근현대의 사건에 가닿도록 성실하게 탐구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 소설을 정독하면서 과연 작가는 ‘NLL이 무엇을 알고 있다’는 것인지 천천히 깨닫게 될 것이다.
특히 「NLL은 알고 있다」는 설은진의 파란만장한 삶을 회고하는 거대담론의 스케일이 큰 작품이다. 고향이 같은 은진은 진우를 유달리 따른다. 유복자인 그녀는 다섯 살 위인 진우에게 의존하지만, 그녀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가출하면서 헤어지게 된다. 은진의 엄마는 전처에게서 두 자녀를 둔 남자와 재혼하는데 이를 견디지 못한 은진이 집을 나간 것이었다. 은진의 아버지는 육군 중위로 월남 퀘논에서 소대장으로 42명의 부하 병사들을 데리고 수색작전을 나갔다가 적을 만나 장렬하게 싸우다 전사한 용사이다. 은진은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의 생일이나 현충일, 국군의 날에 동작동 국립묘지를 찾아 엄마가 시키는 대로 아버지 영혼 앞에 술잔도 올리고 절을 하였다. 가출한 은진은 러브호텔에서 주인아줌마의 심부름이나 해주며 밥을 얻어먹다가 17살 때 유부남 건축업자 엄길준에게 농락을 당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부부가 된다. 열다섯 살이나 위인 엄길준은 건축업과 장사를 해 사는 것은 괜찮았지만 폐암으로 수십억 재산을 남기고 죽고 만다. 아들 형욱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형욱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대학 건축학과에 합격하고 은진과 단란하게 살다가 해군에 지원해 NLL에서 근무하게 된다.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 25분 서해북방 한계선 남쪽 3마일 연평도 서쪽 14마일 해상에서 일어난 제2차 연평해전에서 은진의 아들 형욱이 참수리 357호에 타고 있었는데, 교전 중에 적이 쏜 포탄에 맞아 결국 세상을 뜬다. 남편과 아들을 전쟁에서 잃은 은진은 조국이 싫어졌다며 육촌 언니가 있는 일본 후쿠시마로 떠난다. 육촌 언니의 아버지는 휘문고보 출신으로 후쿠시마 탄광에서 십장 노릇을 하는 바람에 조선인 노무자의 원수가 되어 해방 후 일본에 정착했다.
그곳으로 간 이후 연락이 뜸하던 은진은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당하고서야 진우에게 연락한다. 진우가 어서 한국으로 들어오라고 하지만 은진은 부도덕한 정치인들로 질서와 도덕이 무너진 잔인한 그 땅이 엄마 품속 같은 조국이라도 가지 않는다고 거절한다. 그런 은진의 완강한 태도에 진우는 할 말을 잃었고, 결국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진우는 은 세슘에 오염된 상태로 몸속 세포가 죽어가고 있는 은진의 생각에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 낯선 하늘 아래 낯선 땅에서 정처 없이 떠돌고 있을 은진의 남은 삶에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빌고 또 빌 뿐이다.
「NLL은 알고 있다」에서 김동형 작가의 8·15 전후의 현대사 개관은 해박한 전문지식에 그 바탕을 두고 있는데, 이만큼 한국 현대사를 꿰뚫어보는 식견이 흔치 않다. 김구에 대한 비판의식과 반비례해서 이승만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민족사적 시각의 객관성과, 한미관계의 이해에 대한 서사를 통해 우리의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또한 과거가 현재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가를 숙고하고, 더불어 현재적 관점에서 과거를 재구성하여 근현대의 시간성을 재현하려는 수고가 값지기도 하다. 더불어 은진의 서사는 인간이 견뎌야 할 숙명이자 삶의 본질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 견딤의 시간에 기반한 은진의 개별적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개별성이 우리의 근현대의 사건에 가닿도록 성실하게 탐구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 소설을 정독하면서 과연 작가는 ‘NLL이 무엇을 알고 있다’는 것인지 천천히 깨닫게 될 것이다.
그 여인의 탄원서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