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사항 (정수남 시집)

희망사항 (정수남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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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정수남 소설가가 10년이 넘도록 투병 중인 아내를 간병하면서 틈틈이 적은 시를 묶은시집으로, 긴 슬픔과 깊은 아픔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쓴 편편이 독자의 심금을 울린다.

시집 『희망사항』은 뇌출혈로 쓰러져 몸이 불편하고 치매로 영혼마저 온전하지 못한 아내에게서 일거수일투족을 떼지 않고 돌보고 챙기는 남편(남자)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24시간 같이 아내 옆에서 지내는 남편의 아내에 대한 사랑의 온기를 십분 느낄 수 있는 시어가 독자들의 가슴을 뻐근하게 저리게 한다.
저자

정수남

1984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소설「접목」이당선되어등단.
작품집으로「분실시대」「별은한낮에빛나지않는다」「타성의새」「아직도그대는내사랑」「시계탑이있는풍경」「길에서,길을보다」「앉지못하는새」「아주이상한가출기」「생명의기원」등이있으며,장편소설로「행복아파트사람들」중편소설「개들의전쟁」,시집으로「병상일기」「너,지금어디있니?」산문집으로「시한잔의추억(1)(2)」과어린이글짓기책으로「소설가정수남선생과함께떠나는365일글짓기여행(1)(2)」이있다.자유문학상과,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한국소설문학상,문학저널창작문학상,전영택문학상,경기문학상,이범선문학상,시선소설문학상을수상하였고,현재‘정수남문학공작소’와파주중앙도서관에서문학을가르치고있다.한국문인협회,국제PEN클럽한국본부회원으로활동하고있으며,창작21작가회상임고문,한솔문학고문,고양작가회의고문을맡고있다.

목차

1부_아내의이름

아내의이름/너,지금어디있니?/아직은아니야/사랑법/행복/아들의전화번호/내가그리는바다는/아내의운동화/요즘나는울면서산다/행복이라는것은/착각/이사/어느여름날오후/꽃샘추위/내가두려운것은/황혼을바라보며/거울이나에게/지하철에서/둘이있어도우리는혼자다/폭염/의자가있는자리/아내는강이다/삼계탕


2부_사랑한다는것은

나도아플때가있어요/아내의일흔아홉번째생일/자전거타기/꽃/된장찌개를끓이며/아내는거짓말쟁이/너,살아났구나/인연/소꿉장난/나의기도/그대이름은/아직모르겠니?/사랑한다는것은/무좀약을바르며/나도만나고싶다/나는누굴까/문/아내의음악소리/형님산소에서/우리집과‘우리집’/몰라/내몸이나를떠나겠다고위협한다/내아내는화가다!


3부_내가웃는까닭은

아내는시한폭탄/모과가웃는다/내가웃는까닭은/공원에서/어느날밤에/이루의하루/여름날/카톡이왔다/아내의시간여행/내가누구지?/아내의다리/꿈(1)/꿈(2)/꿈(3)/감사할제목/부부의힘/친구의한마디/나무/아버지산소에서/로또복권/가족사진/아버지말씀/의류수거함


4부_아내의시간

결혼기념일/팔월/기역,니은,디귿/목/돌멩이하나/아내의구두를닦다/농담같은/아내의시간/딱,두번/아내는일류배우다/치매환자/나이팔십은/희망사항(1)/희망사항(2)/아내의핸드폰/남성을보다/아내도때로는나처럼울까/오늘하루도/분리수거의날/버스에서본여자/아내의엄마/무제/라면한컵도


해설
긴슬픔과깊은아픔을이겨내기위하여_이승하

출판사 서평

정수남소설가가10년이넘도록투병중인아내를간병하면서틈틈이적은시를묶은시집으로,긴슬픔과깊은아픔의고통을감내하면서쓴편편이독자의심금을울린다.
시집『희망사항』은뇌출혈로쓰러져몸이불편하고치매로영혼마저온전하지못한아내에게서일거수일투족을떼지않고돌보고챙기는남편(남자)의심정이고스란히전달되고있다.24시간같이아내옆에서지내는남편의아내에대한사랑의온기를십분느낄수있는시어가독자들의가슴을뻐근하게저리게한다.함께산세월이60년이다된아내가자신의이름이김영자인지를모른다.불러도대답이없다.60년을같이살면서불러본“여보!”에대해아무런반응을보이지않는다.그때남편의가슴은얼마나아프고찢어질까?그래서이렇게쓴다.

내아내이름은김영자입니다/본은연안이고/꽃불영,아들자를씁니다/그런데아내는자기이름석자를불러도/대답할줄모릅니다//아내는이름을잃어버렸습니다/60년가깝게함께살면서/내가이름대신부르던/여보,당신,해도대답하지않습니다//나는/이름을잃어버린아내가/내아내같지않아서/이따금낯설게느껴집니다//그래도아내가/말을모두잃어버린건아닙니다/내가누구지,물으면/내남편이라고/그것만큼은아주또렷이말합니다//다행입니다/나는그런아내가예뻐서/그럴적마다가만히안아주곤합니다//내아내의손은아직따듯합니다.(「아내이름은김영자」전문)

그래도나를알아보는아내가예뻐서가만히안아주는정경은슬프고도아름답다.시집『희망사항』이처럼남산에서데이트를하면서첫키스를하고부부가된아내가10여년전뇌경색으로쓰러진후아내를보고느꼈을남편의심정과절망과아픔을솔직하게그린다.해가뜨고지는것을모르는아내,봄,여름,가을,겨울계절이바뀌는것을모르는아내,자기이름조차잊어버린아내를보면서남편이절실하게느끼는삶의질긴비극을이렇게쓰고있다.

요즘나는울면서산다//한평생시를쓴다고한들/여름한낮저푸르름도그리지못하는것을//한평생노래를부른다한들/여름한낮산새들의지저귐만도못한것을//한평생사랑한다고한들/여름한낮짝찍기하는저노루의열정만도못한것을//요즘나는울면서산다//10년넘게지키고있으면뭐하나,/아내를한번도걷게하지못하는것을(「요즘나는울면서산다」전문)

아내의팔다리역할을한지도어느새10년이되었지만여전히제대로걷지못하는아내.함께외출하는것자체가즐거움이었는데그것이불가능해진나는울면서산다.하지만그절망속에서도남편은아직은아니라고희망을노래한다.

아직은아니야//당신이말하지않아도/무슨말을하려는지/눈빛만봐도다알아/그럼,/60년을같이살았는데/그걸모를까?//그래도/아직은아니냐/조금더살다보면/좋은날이다시돌아올거야//이대로끝난다면/그건/너무슬프잖아/너무아프잖아//한번은훨훨걷기도하고/뛰어도봐야하지않겠어?(「아직은아니야」전문)

간절한희망이고,애절한소망이다.이세상에영원한것은아무것도없다.화무십일홍이요,달도차면기울고생로병사는만고불변의진리이다.그래도옆에숨쉬는아내가있으니,그래도남은생을함께할동반자가있으니희망의심지가꺼진게아니다.아직은아니다.그래서아내가차린밥을부부가같이먹는소소한행복,아침출근할때“일찍들어오세요”인사를듣는크나큰기쁨,아내의손을잡고옛날데이트장소에가보는즐거움,아내의노랫소리를들으며느끼는하늘을나는기분,이네가지희망사항을안고남편은오늘도씩씩하게살아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