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눈썹, 혹은 잃어버린 잠을 찾는 방법 : 도서부 친구들 이야기 - 꿈꾸는돌 37

속눈썹, 혹은 잃어버린 잠을 찾는 방법 : 도서부 친구들 이야기 - 꿈꾸는돌 37

$14.00
Description
“어쩌면 그렇게 세상은 유지되는지도 모른다.
작고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다정한 마음으로”

사계절문학상, 비룡소 블루픽션상 수상 작가
최상희가 펼치는 도서부 친구들 이야기
숨죽여 고양이를 기다리던 밤,
왠지 별이 많고 총총했던 검푸른 하늘,
내 사랑아, 내 사랑아, 하고 노래 부르던 어린 오란.
모든 게 왈칵 기억났다.
평범하고도 불가사의한 여름이었다.

작고 상냥한 세계에 귀 기울이는
씩씩한 소녀들의 비밀스러운 모험담

한국 청소년문학을 대표하는 감수성, 최상희 작가의 첫 연작소설 『속눈썹, 혹은 잃어버린 잠을 찾는 방법』이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도서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사랑받았던 앤솔러지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최상희 외 6인 지음)에 수록된 표제작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의 등장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도서부 세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도서관’, ‘고양이’, 그리고 ‘친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틀림없이 반할 만한 소설이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이제껏 한국 청소년문학에서 보지 못한 생생한 10대 여성 캐릭터가 돋보이며, 청소년의 일상을 최상희 특유의 문장력으로 담아내 누구나 단숨에 빠져들 법하다. 인물의 내면과 감성을 섬세하고 서정적으로 그려내는 한편으로, 오늘의 학교 현장이 처한 위기들을 외면하지 않고 단호한 목소리를 내는 작가의 시선이 미덥다.

예측불허한 웃음, 가슴 뭉클한 여운,
세 친구의 사랑스러운 케미스트리!

소설의 주인공 녹주, 차미, 오란 세 친구는 고양이, 곰 젤리, 그리고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도서부원들이다. 각자 엉뚱하면서도 속 깊은 매력을 지닌 세 친구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며 독자 또한 이들의 네 번째 친구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러나 이 작품은 청소년들의 일상을 유머러스하게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나아간다. 세 친구는 동물을 괴롭히는 이들에 맞서 길고양이를 돌보고, 도서관 신청 도서를 둘러싼 논란을 지혜롭게 해결하려 애쓰며, SNS상에서 혐오 표현을 받은 친구의 곁을 지킨다.
작가 최상희는 이번 신작에서 청소년의 일상과 고민에 사려 깊게 귀 기울이며, 그들이 자신의 힘으로 더 나은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껏 지지한다. 그러한 작가의 노력에 응답해 문학평론가 김지은, 책방 사춘기 대표 유지현 역시 자신 있게 추천했다.
『속눈썹, 혹은 잃어버린 잠을 찾는 방법』은 우정과 성장, 용기와 연대, 좋은 청소년문학이 갖추어야 할 거의 모든 것이 담긴 소설이다. 이들의 연대는 하나의 우산 아래 세 친구가 서로에게 우산을 기울여 주며 보폭을 맞추어 빗속을 걷는 걸음과 같다. 이 다정한 마음과 함께라면, 우리에게 “우산은 하나로 충분”하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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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상희

『그냥,컬링』으로비룡소블루픽션상,『델문도』로사계절문학상,단편「그래도될까」로제3회SF어워드중단편부문우수상을수상했다.
장편소설『하니와코코』『마령의세계』,소설집『바다,소녀혹은키스』『B의세상』『닷다의목격』,여행에세이『여름,교토』『빙하맛의사과』『숲과잠』등을썼다.

목차

우산은하나로족하다
더이상도토리는없다
고양이는부르지않을때온다
예상은빗나간다
대신전해드립니다

작가의말
추천의글

출판사 서평

예측불허한웃음,가슴뭉클한여운,
세친구의사랑스러운케미스트리!

소설의주인공녹주,차미,오란세친구는고양이,곰젤리,그리고추리소설을좋아하는도서부원들이다.각자엉뚱하면서도속깊은매력을지닌세친구의이야기를읽다보면어느새빙그레미소가지어지며독자또한이들의네번째친구가된듯한기분이든다.그러나이작품은청소년들의일상을유머러스하게전하는데그치지않고한걸음나아간다.세친구는동물을괴롭히는이들에맞서길고양이를돌보고,도서관신청도서를둘러싼논란을지혜롭게해결하려애쓰며,SNS상에서혐오표현을받은친구의곁을지킨다.

작가최상희는이번신작에서청소년의일상과고민에사려깊게귀기울이며,그들이자신의힘으로더나은다음으로나아갈수있도록힘껏지지한다.그러한작가의노력에응답해문학평론가김지은,책방사춘기대표유지현역시자신있게추천했다.

『속눈썹,혹은잃어버린잠을찾는방법』은우정과성장,용기와연대,좋은청소년문학이갖추어야할거의모든것이담긴소설이다.이들의연대는하나의우산아래세친구가서로에게우산을기울여주며보폭을맞추어빗속을걷는걸음과같다.이다정한마음과함께라면,우리에게“우산은하나로충분”하다.

책속에서

차미를가운데두고서로부둥켜안은모양새로엉거주춤,서툰춤을추듯걸으며나는우산속에서가만히웃었다.차미와오란이녹주,녹주,하고불러주는게어쩐지좋아자꾸우산밖으로나가서또녹주야,딱붙어,너두꺼비야,뭐야,비가그렇게좋냐?다젖는다,녹주야,하는소리를자꾸자꾸들으며그러다보니나는차미와오란과오래전에만난적있고그때우리는도서관오두막집안에서무릎을맞대고책을읽거나소곤소곤이야기하다잠이들고,잠든우리를아무도발견하지못하고모두도서관을떠나밤새도서관을뛰어다니며놀았던친구가아니었나싶다가그런일은결코일어나지않았지만,그러한일이일어났을수도,책장너머의세상에서우리는만났을수도있다고생각해보았다.

우산은내쪽으로상당히기울어우산을든차미의가방은흠뻑젖고오란의앞머리가축축해져이마에착달라붙었다.나는어째콧물이나올것같아고개를젖혔고눈길이닿은우산안쪽에는푸른하늘과뭉게구름이그려져있었다.바람이솨아아불어빗방울이우산속으로들이쳐팔과얼굴을적셨다.차갑지않고시원했다.우리세사람은발을맞춰빗속을걸었다.그것은어떤가하면느슨한걸음이었다.우산은하나로충분했다.
---p.31~32

“나도책장속으로사라진적있어.”
“진짜?”
대답대신차미는묘한웃음만지었다.그러고는모퉁이를돌아사라졌다.
차미가사라진그곳에는가로등이희미하게서있고희붐한빛속으로차갑고부드러운것이떨어졌다.빛줄기를타고눈송이가어린새의깃털처럼떠다니다천천히낙하해속눈썹에내려앉았다.나는속눈썹을찾았고속눈썹을찾은건어디였을까기억을더듬다속눈썹을잃어버린곳을알지못하는것과마찬가지로알수없을거라고,하지만이제사라지는것은두렵지않고조금은슬프지만견딜만하다고생각했다.눈이온다고차미와오란에게말하고싶어나는어둠속을뛰었다.
---p.41

고개를들어하늘을올려다보았다.검푸른하늘가득부연점들이쏟아졌다.차갑고부드러운것이눈썹에닿자마자사르르사라졌다.첫눈이었다.나는핀란드에가보고싶다고생각한적없지만오란이가겠다면함께떠나곰젤리를잔뜩사고얼어붙은호수와하얀자작나무숲을지나오로라를보러가고싶다.깊고어두운밤꿈처럼어렴풋이밝아지다신비롭게타오르는빛을올려다보며,두사람과함께라면두렵고슬프더라도완전히혼자이진않아견딜수있을거라고,어쩌면우리는밤하늘을올려다보며내사랑아,내사랑아,노래부를지도모른다고생각하니조금웃기고이상하게두근거렸다.하얀입김을후후내뿜으며나는차미와오란과함께나란히눈속으로걸어갔다.
---p.200~201

도서관은내게그런곳이었다.도서관은,그안의책들은나를다른곳으로데려갔고어쩌면조금더나은사람이될수있을지모른다는희망을품게했다.(…)이책은내가좋아하는것들로가득하다.(…)책이가지런히꽂혀있는도서관,작은책방과책방을찾는고양이들,검푸른밤하늘에희미하게빛나는별을올려다보며내사랑아,내사랑아,노래부르는나지막한목소리,작고상냥한세계에귀기울이는총명하고씩씩한소녀들,그들은마음을나누지만각자비밀하나쯤은간직하며서로의비밀을존중한다.어쩌면그렇게세상은유지되는지도모른다.작고소중한것을지키려는다정한마음으로.
---p.203~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