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산이 현대사 2 사회 문화 : 전우용의 근현대 한국 박물지

잡동산이 현대사 2 사회 문화 : 전우용의 근현대 한국 박물지

$25.00
Description
281개의 물건들로 현대 한국인의 생활양식과 가치관을 읽다!

우리가 쓰는 물건은 언제 이 땅에 들어와 우리 삶에 스며들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지금의 한국인을 만들었는가?

현대 한국인을 만든 온갖 잡동사니들의 박물지적 역사 탐구
'오래된 물건’들은 지난 한두 세기 동안 한국에서 전개된 역사의 말 없는 증인들이었다. 그 물건들 하나하나가 한 시대에서 다른 시대로 넘어가는 가교 역할을 했다. ‘전등이 없는 시대에서 있는 시대로’, ‘자동차가 없는 시대에서 있는 시대로’, ‘냉장고가 없는 시대에서 있는 시대로’ 등. 이런 물건들은 사람들의 삶을 바꿨을 뿐 아니라, 그들의 의식과 욕망, 가치관까지 바꿨다.

『잡동산이』는 조선 후기 안정복이 지은 잡기로, 당대의 전적들과 다양한 지식을 정리한 백과사전적인 유서다. 이후 ‘잡동산이’는 ‘쓸모없는 잡다한 여러 가지 물건’이란 의미로 쓰였는데, 이것이 ‘잡동사니’라는 말의 유래다. 전우용의 『잡동산이 현대사』는 지금 우리에게 익숙하고 사소한 물건들이 언제 이 땅에 들어와 어떻게 우리 삶을 바꿔놓았는지 이야기한다. 원고지 5,000매가 넘는 분량을 1권 ‘일상·생활’, 2권 ‘사회·문화’, 3권 ‘정치·경제’로 나눠 묶었다. 매일 먹는 음식이나 평범한 물건 등 사소한 것부터 건물과 시설, 문서에 이르기까지 281개의 항목을 통해 근현대 한국사를 읽는다.
이 책은 물건의 유입사와 내력을 설명하고 그로 인해 달라진 한국인의 삶의 모습을 그려낸다. 다양한 물건들을 통해 한국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뿐 아니라, 물건들의 역사와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인의 행태, 습성, 정신 등을 조망하고 생활상과 그 변천사를 살필 수 있다.

저자

전우용

저자:전우용
서울대학교국사학과에서학사,석사,박사학위를취득했다.저서로『서울은깊다』,『현대인의탄생』,『한국회사의탄생』,『우리역사는깊다』,『내안의역사』,『민족의영웅안중근』등이있다.특히2008년부터국립민속박물관,서울역사박물관등여러박물관에서근현대유물평가위원으로활동하며,잡동사니들의유입사및현대한국인의생활양식과가치관형성의역사를연구해왔다.역사학자전우용은현장에서만난‘오래된물건’들이지난한두세기동안한국에서전개된역사의말없는증인이었다고말한다.저자는또한구독자수45만명의트위터리안이기도하다.

목차

책머리에

1장.배우고향유하다

1.현대한국인을통합한문자│한글
2.현대인의생활지침서│달력
3.현대인의몸에규율을새기다│호루라기
4.시간에자발적으로복종하는인간│생활계획표
5.현대세계의크기│사전
6.모든사람의보물│문화재
7.현대인의사회화가시작된곳│유치원
8.제국의국민과식민지원주민을만든곳│박물관
9.현대성現代性의탄생지│서점
10.옳고그름의준거│교과서
11.인류보편의가치를가르치다│동화책
12.인간의시대를선언하다│위인전
13.현대인이가장좋아하는초상화│지폐
14.상상을구체화하다│만화책
15.모두가글씨쓸줄아는시대│연필
16.쓰는글자에서치는글자로│타자기
17.색감의표준│크레파스
18.현대한국인의인생을좌우하는물건│수능시험지
19.학교생활을감시하기│내신성적표
20.진상과진실사이│카메라
21.아이들에게음악을가르치다│풍금
22.음악을들으며살다│축음기
23.대중가요반주악기│기타
24.실상으로환상을만들다│영사기
25.현대한국의종교지형│십자가
26.사생관死生觀을바꾸다│화장장

2장.어울리고소통하다

27.정보의시대를열다│신문
28.능력제일주의사회의신분증│졸업장
29.표정없는대화를매개하다│전화기
30.혈연보다강한전연電緣│전화번호부
31.기다림을제거하다│휴대전화기
32.경쟁과협동의이율배반│축구공
33.군중과개인의관계를가르치다│극장
34.열광의체험장│경기장
35.돈이신분인시대를열다│티켓
36.‘돈신’이깃든놀이도구│화투
37.현대의귀족놀음│골프채
38.한국적접대문화의탄생지│요정
39.성을거래하는업소│유곽
40.무시해도되는소리│라디오
41.한사람의목소리를수만명에게│확성기
42.사람을통제하는기계│신호등
43.인간과노는기계│전자오락기
44.인간과거래하는기계│자동판매기
45.하늘을감시하는기계│레이더
46.인간을닮은기계│로봇

3장.조성하고개조하다

47.‘하늘의뜻’을미리알다│기상관측기기
48.체감을기계적수치로바꾸다│온도계
49.전기시대의표상│전봇대
50.현대인이가장많이생산하는물질│쓰레기
51.현대인의생활공간을채운물질│플라스틱
52.자연을가두는감옥│댐
53.자연에뚫은구멍│터널
54.정밀한권력분포도│지적도
55.공유하는미래상│청사진
56.세계를덮은물질│시멘트
57.자연이소거된강변│강모래
58.땅과바다의경계│테트라포드
59.현대건축물의색채│페인트
60.개발지상주의의표상│불도저
61.공중公衆과여론이형성되는곳│광장
62.공동체의기억│기념탑
63.현대의신상│동상
64.자본의바벨탑│마천루
65.도시에길들여진자연│공원
66.가축과비슷해진나무│가로수

4장.타고오가다

67.현대인이가장자주타는것│승강기
68.바퀴에익숙한인간을만들다│자전거
69.현대를연물건│자동차
70.가장비효율적인공간│주차장
71.현대의도로를뒤덮은물질│아스팔트
72.도시경관을지배하는메시지│간판
73.천지분간능력을감퇴시키다│도로표지판
74.집밖에서보내는시간을늘리다│공중변소
75.가만히앉아있어도세상이움직인다는환각│기차
76.원치않는밀착을강요하다│시내버스
77.시간을압축하다│고속도로
78.불끄기도남의일로만들다│소방차
79.현대도시생활의숨은공로자│손수레
80.산에오르려는욕망│케이블카
81.지상에펼쳐진밤하늘│네온사인
82.인간에게정복된지하세계│지하철
83.하늘을나는인간│비행기
84.하늘에서일하는신의사자│헬리콥터
85.새의눈인가,신의눈인가?│드론

참고문헌
책에서다룬물건들

출판사 서평

■작은물건하나에온축된한국인의삶과한국근현대사
『잡동산이현대사』는현대한국인의삶과의식을형성한‘물건’의역사를다루지만,내용과서술이미시사적소재주의로떨어지지않는다.한국근현대사의흐름속에서우리사회에유입된물건들이한국인들과어떻게상호작용을하여삶의양식과가치관을만들어냈는지이해하려고한다.서구화,식민주의,산업혁명이추동한대량생산과대중소비,기술혁신이라는시대조건에서우리삶에들어온물건들은한국인의삶을근본적으로변화시켰다.저자의말처럼전등이없는시대에서있는시대,냉장고가없는시대에서있는시대로의이행은그어떠한역사적분기점못지않게중요하다.
물건이라는물질적조건은현대인의습관과정신을주조했을뿐아니라제도와관습을결정하고정착시켰다.물건의근현대사라는이책의주제를통과하면현대한국인이무슨생각을하며어떻게살았는지,사회제도와풍습은어째서그러한지가보인다.『잡동산이현대사』는‘물건’이언제,근현대사의어느국면에서들어와한국인의생활과의식에영향을미쳤는지,그리고이물건들이한국역사와어떻게조응했는지를살핀다.따라서‘물건의근현대사’는‘한국근현대사’를읽는저자고유의방법이자관점이다.저자는작은물건하나에온축된한국인의삶과한국근현대사를꺼내어펼쳐보여준다.

■■『잡동산이현대사』2권―현대한국인의교육ㆍ문화ㆍ사회관계ㆍ공간ㆍ환경분야를조망하다
2권(사회·문화)은총4개의장85개의항목으로구성하여한국현대인의교육ㆍ문화ㆍ사회관계ㆍ공간ㆍ환경등을조망한다.
1장「배우고향유하다」에서는교육과문화를다룬다.‘유치원’은오늘날사실상의무교육처럼되어현대인의사회화가시작된곳이라부를수있으나,처음에는부잣집자제들의조기교육기관으로출발했다.‘동화책’은현대인에게인류가함께지향하는보편가치를만드는데에크게기여한물건이다.‘연필’의등장으로모두가글씨쓸줄아는시대가열렸으며,‘타자기’가들어오며글씨쓰는행위에혁명적변화가일어났다.‘호루라기’는교육현장에서널리쓰이며현대인의몸에규율을새기는데에큰역할을했으며,‘생활계획표’는타율을자율로인식하고시간규율에자발적으로복종하는인간으로변화한데에상당한구실을했다.
2장「어울리고소통하다」에서는현대한국인이어떤방법으로소통하고서로어울렸는지,즉사회관계형성에영향을끼친물건들을살핀다.‘전화기’는들여놓으려는사람은많은데설치할수있는전화기는적은상황이오랫동안지속되어,1970년대말까지웃돈을주고매매해야할만큼귀했다.전화보급률이낮던시기에‘전화번호부’는부자인명록이라고해도좋을정도였다.‘축구공’은아이들의신체조절능력을향상시켰으며,경쟁과협동이라는이율배반적가치를함께수용할수있도록했고,더좋은결과를위해기회를양보하는태도를가르쳤다.
3장「조성하고개조하다」에서는‘전봇대’,‘광장’,‘댐’,‘터널’,‘마천루’,‘시멘트’,‘페인트’,‘불도저’와같은항목들을살펴보며통해현대한국인이삶을영위하는공간을조성하기위하여자연환경을어떻게개조하였는지돌아본다.그리고4장「타고오가다」에서우리가가장자주이용하는이동수단인‘승강기’서부터‘자동차’,‘기차’등여러가지교통수단과‘드론’의등장까지살펴보며,위공간들을어떤수단으로자유롭게왕래하며향유했는지알아본다.한국현대사와조응하여해방이후압축성장과정에서나타난한국인의행태와습성의변화양상조망한다.

■한국인의월요병은언제부터생겼을까?
“월요팅하세요!”요즘Z세대들은‘월요팅’이라는신조어로‘월요병을이기고힘내’라는말을표현한다.영미권에서도‘Mondayblues’,‘Sundaysyndrome’등‘월요병’을일컫는표현이있다.이를통해보았을때월요병은만국공통의현상임이분명하다.그런데우리는언제부터‘주말에쉬고’,‘월요일부터다시일하는’요일제에적응하여살았을까?
1894년음력4월13일,고종은동지사로중국에갔다온신하들을궁으로불러보고를듣고노고를치하했다.500년넘게매년되풀이된의례인동지사소견은이번이마지막이었다.동지사의기본임무는중국황제에게책력을얻어오는일이었다.책력은하늘의대리자인천자만이저작권을갖는특별한책으로,천체운행의규칙성을찾아내인간의생활리듬에맞게시간개념을정리한것이었다.조공과하사라는물질적관계보다책력의수수라는정신적관계야말로중세동아시아중화체제의핵심이고,중국연호사용과동지사파견은조선이중화체제를인정한다는뜻을밝히는의례였다.
한달뒤청일전쟁이일어났다.그다음달에는갑오개혁이시작됐으며,그해말에는국왕이직접독립서고문을낭독하여중화체제에서이탈하겠다는뜻을천명했다.1895년음력11월17일을기해조선은역제를양력으로바꾸고연호를건양으로정했다.건양이란문자그대로‘태양력을세운다’는뜻이다.이때부터우리나라에서요일제와각요일의명칭이공식화했다.1895년4월1일자관보에일곱요일의명칭이처음으로사용되었으며,1898년대한제국정부는황제가고위관료들과만나는날을요일에따라정했다.그전까지는5일마다한차례씩차대하는것이원칙이었다.황제와고위관료의일정은하급관료들의일정을규제하기마련이다.이제요일을모르고서는공직생활을할수없는시대가도래했다.
역제개정이후책력이라는말대신‘달력’이라는말이쓰이기시작했다.한국인에게월요병이생긴것은아마‘달력’이들어온그쯤부터아닐까?단,당시달력은종이한면에한달치날짜가요일단위로배치된오늘날의달력과는생김새가달랐다.1년365일의날짜가종이한면에기재되어있었다.종이한면에한달치날짜를기재한표지포함13장짜리달력은1950년대중반이후부터민간에유포되었다.
오늘날벽에거는달력은거의쓸모없는물건처럼되어사라지고있지만,스마트폰안에있는달력은여전히현대인의생활을강력히규제한다.달력은7일단위생활주기를갖는현대인에게가장기초적인생활지침서이다.

■수능시험잘치기위해유소년기를보내고,제자식수능시험에속끓이며중장년기를보내는현대한국인
‘수능시험지’는어떻게현대한국인의인생을좌우하는물건이되었을까?해방후대학을설립하고대학졸업자들을하루속히늘리는것이사회일반의요구였다.상아탑이라는이상과는달리,한국의대학은애초부터국가기관에가까웠다.한국전쟁이후신분제의잔재가완전히소멸하고대학교육의효용성에대한인식이확산하자,땅을팔고소를팔아서라도자식하나는대학에보내야한다는강박관념이사회전반을뒤덮었다.저자는대학이세속과소통하며스스로의효용성을어떻게입증해냈으며근대국민국가형성과정에서국가기관의감독을받는기구로편제되었는지일반론을살핀다.그리고한국역사에서어떻게적용되고변화하였는지돌아보고,수능시험잘치기위해유소년기를보내고제자식수능시험에속끓이며중장년기를보내는현대한국인의특징을반추한다.
‘내신성적표’의유래에도눈길이간다.본래내신(內申)이란‘외부에공개해서는안되는비밀한상신’이라는의미의일본식한자어이다.극비문서까지는아니지만,지휘-보고계통밖에있는사람이봐서는안되는문서라는뜻이다.일본인들은하급학교에서상급학교에학생관련정보를전달하는것도내신이라고했는데,특히‘내신성적’이라는단어는해당학생성적에관한내밀한정보를뜻했다.1920년경심각한입시난때문에일본교육당국은입시에내신성적을반영하기시작했다.입학시험경쟁률이높아져1~2점차이로당락이갈리는데대한불만이고조되자,채점자들의부담일부를하급학교교사들에게떠넘긴것이다.하지만이는광범위한‘입시부정’으로이어졌다.그럼에도불구하고사상이불온한학생이상급학교에진학하여‘지식인’이되는길을차단하기에‘내신성적’제도는유용했다.해방이후학교내신제도는폐지되었으나,1981년대학입시때입시부담을줄인다는명분하에부활했다.하지만내신제도의문제점과이를둘러싼논란은지금도변함이없다.

■‘물건’이만들어온인간과시대,앞으로는어떤물건이어떤시대를만들까?
이책은물건을사용하며변화하는사람들과,그사람들이만들어가는시대를읽으려한다.십수년전만해도사람들은수십개의전화번호와수백개의대중가요가사를외웠다.지도책하나만있으면운전해서가지못하는길이없었다.하지만지금은휴대전화에전화번호부가내장되어있기때문에전화번호를외우지못하고,노래방에가면노래가사가나오기때문에가사를기억하지못한다.내비게이션없이는초행길가는데엄두조차내지못한다.‘물건’이기억하거나이해하려는의지를감퇴시켰기때문이다.
우리는하루중대부분을물건과상호작용하면서보내기때문에,물건의특성이달라지면그물건을사용하는사람과시대의특성도달라질수밖에없다.기껏해야닷새에한번시장생활을경험하던사람과스마트폰에시장을담고사는사람의감각이같을수는없다.이런상황속에서‘시장주의형인간’이늘어나는건자연스러운일이다.물건의유입사와내력을살피는것은그자체가흥미롭고호기심이생기는일이지만,우리가어떤사람인지이해하는활동이기도하다.그런의미에서‘쓸모없는잡다한물건’인잡동사니들의역사는우리자신을알고다가올시대를가늠하는데유용한방법이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