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중국사상의 흥기 3~4 하권 세트 (전2권, 양장)

근대중국사상의 흥기 3~4 하권 세트 (전2권, 양장)

$85.00
Description
20년 만에 나온 완역본 『근대중국사상의 흥기』(전4권)
『근대중국사상의 흥기』는 2004년에 처음 출판되었다. 2010년에 개정판이 출판되고, 2018년과 2020년에 재판이 나왔다. 저본은 상하 두 부분으로 나뉘고 총 4권 1,700면에 이른다. 2010년 아카데미아 유니버설 프레스(Academia Universal Press)가 이 책의 서문만 이태리어로 번역해 『제국인가 민족국가인가? 중국의 근대 사상』(Impero o Stato-Nazione? La Modernita intellecttuale in Cian)이라는 제목으로 단독 출판했다. 2011년 이와나미서점(岩波書店)은 『근대중국사상의 생성』(近代中国思想の生成)이란 제목으로, 책의 서문과 도론만 번역해서 출판했다. 이후, 2015년 하버드대학 출판사에서 출판한 책과 이탈리아에서 출판한 책은 모두 이 책의 도론만 번역한 것이다. 2023년 하버드대학 출판사가 다시 1천여 쪽에 이르는 단행본 The Rise of Modern Chinese Thought를 출판했는데, 그 내용은 『근대중국사상의 흥기』 상권 1, 2권을 합본한 것이다.
이번에 출간한 한국어판 『근대중국사상의 흥기』는 저본과 같은 상하 전4권의, 세계에서 유일한 이 저서의 완역본이다. 이 책이 중국에서 출간된 지 꼭 20년 만이고, 백원담 교수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중국학자들이 번역에 착수한 지도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번역과 출간에 이처럼 많은 시간이 소요된 까닭은 방대한 분량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 속에 담긴, 중국 송나라 때부터 근대 시기까지 등장한 수많은 사상 및 학자의 이론을 종횡무진 섭렵하기 때문이다. 왕후이는 중국 근대에 등장한 사상을 추적하고 분석하기 위해 송나라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집필을 시작한다. 마치 조너선 스펜스가 현대 중국을 설명하기 위해 명대 말기부터 설명을 시작한 것과 유사하게, 아니 더 철저하게, 송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송-명-청에서 근대로 이어지는 시기의 사상의 흐름을 담아냈다. 이 책의 1, 2권(상권 제1부, 제2부)은 올해 4월 15일에, 그리고 이 책 3, 4권이 7월 15일에 출간됨으로써 비로소 완역본 『근대중국사상의 흥기』(전4권)를 세상에 내놓는다.
저자

왕후이

저자:왕후이
칭화대학중문학과교수이자,칭화인문사회고등연구소소장으로재직중인왕후이(汪暉)는중국의정치개혁담론을주도하는‘신좌파’이론가로불린다.‘신좌파’는1990년대에중국의친자본노선을비판하는일군의지식인들을일컫는말인데,왕후이는이들신좌파지식인을대표하는인물이다.1990년대에‘중국의길’(中國道路)을두고활발하게제기된사상논쟁에서신좌파는신자유주의노선을주장하는우파와견해를달리하며사회적공정과평등의가치를주류담론에다시금각인시켰다.
왕후이는1984년남징(南京)대학에서석사학위를받았고,1988년에는중국사회과학원에서중국의대표적인현대문학연구자인탕타오지도하에박사학위를받았다.청조의경학전통을유지해온양주학파,당송(唐宋)문학·원곡(元曲)·왕궈웨이(王國維)전문가,태평천국연구자,어문학자,루쉰연구및현대문학전문가등중국전통학문의대가들을학부와석사과정의스승으로둔왕후이는문혁을거쳐다시문을연78학번,개혁개방1세대로서사회주의중국과포스트사회주의중국에서냉전적학지(學知)를내재화했을것이다.사상의빈곤을절감하며‘박투’해왔을것이라는예상과는다른분명한사상과학문의거처를두고있었던것이니,왕후이의사상사연구작업은그러한탄탄한사상과학문의전통때문에가능했다.
1996~2007년동안잡지『두수』(讀書)의주편(主編)을맡으면서중국신좌파의리더로서중국사상담론계를이끌었으며,2013~2018년에는제12기전국정협위원(全國政協委員)으로선출되기도하였다.그리고국제적으로도학술적공로를인정받아2013년10월20일,독일철학자위르겐하버마스와함께루카파치올리상(LucaPacioliPrize)을수상한바있다.

역자:양일모
서울대학교철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학위,도쿄대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한림대학교철학과교수를거쳐현재서울대학교자유전공학부교수로재직중이다.공저로『일본학문의근대적전환』,『성리와윤리』,『동아시아근대지식과번역의지형』등이있고,개인저서로『옌푸(嚴復):중국의근대성과서양사상』이있다.논문으로「한국적철학사상을찾아서─한국의1세대철학교수박종홍」,「한학에서철학을─20세기전환기일본의유교연구」,「유교적윤리개념의근대적의미전환」,「중국철학사의탄생」,“TranslatingDarwins’sMetaphorsinEastAsia”등이있다.공동역서로『천연론』,『관념사란무엇인가』(전2권)등이있다.동아시아의근대성과번역의문제,서양철학의수용을통한동양철학의근대적전환,개념사등을연구하고있다.

역자:백지운
연세대학교중어중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近代性담론을통한梁啓超啓蒙思想의재고찰」(2003)로박사학위를받았다.일본게이오대학,베이징칭화대학,대만텅하이대학에서수학했다.현재서울대학교통일평화연구원HK부교수이다.『창작과비평』,『人間思想』,『文化硏究』등국내외학술지의편집위원을역임하고있으며,동아시아탈/냉전의관점에서평화연구의방법론을모색하고있다.최근의대표저서로『항미원조』,「미중패권경쟁시대,다시돌아보는동아시아론」,「포스트혁명의사상무의을넘어─허자오톈의『혁명─포스트혁명:중국굴기의역사·사상·문화적성찰』과의대화」,「시아누크빌을통해본아시아냉전의역설」,“AtopicMomentsintheSquare:aReportonDespairandHopeaftertheCandlelightRevolutioninSouthKorea”,“‘OneBeltOneRoad’andtheGeopoliticsofEmpire”등이있다.

역자:김영진
동국대학교불교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동국대학교WISE캠퍼스불교학부교수로재직중이다.주요저서로『중국근대사상과불교』,『공(空)이란무엇인가』,『근대중국의고승』,『불교와무(無)의근대』,『중국근대불교학의탄생』등이있고,역서로『대당내전록』(大唐內典錄,공역),『근대중국사상사약론』,『제물론석』등이있다.제3회대원학술상(저서부문)과제29회불이상(학술부문)을받았다.사상사와학술사맥락에서동아시아근대불교를연구중이다.

역자:김소영
이화여자대학교를졸업하고연세대학교에서석사,중국상하이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연세대학교중국연구원에연구교수로재직중이다.역서로는『가까이살피고멀리바라보기:왕샤오밍문화연구』(공역),『상하이학파문화연구:비판과개입』(공역)등이있으며,논문으로는「중국당대문학사시기별차이일별」,「1950년대중국작가협회와당대‘작가’初探」,「중국당대문학출판제도의성립과변화」등이있다.최근에는중국의당대문학생산메커니즘을파악하려는공부의일환으로문학비평과이를둘러싼기제를연구하고있다.

역자:백광준
서울대학교중어중문학과박사과정을수료하고,중국난징대학중문과에서청대(淸代)후기동성파(後期桐城派)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서울시립대중국어문화학과교수이다.논문으로「黎庶昌의서양서술과여행의발견─《西洋雜誌》를중심으로」,「園林과公園의사이에서─19세기중국인의公園유람」등이있고,저서로는『동서양의경계에서중국을읽다』(공저),역서로는『동성파산문집』,『20세기초반청혁명운동자료선』(공역),『만유수
록(漫遊隨錄)역주』(공역)등이있다.현재명·청대문인및그문화와더불어근대시기동서교류에관심을두고연구를진행하고있다.

역자:서광덕
연세대학교중어중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국립부경대학교인문사회과학연구소에서HK교수로재직중이다.저서로는『루쉰과동아시아근대』,『중국현대문학과의만남』(공저),『동북아해역과인문학』(공저)등이있고,역서로는『루쉰』,『일본과아시아』(공역),『중국의충격』(공역),『수사라는사상』(공역),『아시아의표해록』(공역)등이있으며,『루쉰전집』(전20권)번역에참여했다.해역네트워크의시각에서근대동아시아에서의사람과문화교류에대한연구를진행하고있다.

역자:천진
연세대학교중어중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서울대학교중어중문학과에재직중이다.저서로『중국근대의풍경』(공저)이있고,역서로『루쉰전집16:서신4』(공역),『루쉰전집12』(공역),『이미지와사회』(공역)등이있다.논문으로는「질문의시대:5·4문화운동과사회개조론재독」,「‘행복’의윤리학:1900년대초경제와윤리개념의절합을통해본중국근대개념어의형성」,“Thecamerainpain:memoriesoftheColdWarinEastAsianindependentdocumentaries”등이있다.20세기격동의시공간을견뎌내고자했던사람들의마음,환희와환멸이교차하는순간을거듭하면서도평정심을잃지않고끊임없이질문하며몸부림쳤던동아시아의마음들을어떻게다루어야할지고민하고있다.

역자:김수연
고려대학교중어중문학과를졸업하고중국베이징사범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충북대학교전임연구원으로재직중이다.저서로『중국근대미디어와소설의시대』,역서로『신청년의신문학론』,『중국문학50년1872-1922』등이있다.

감수:윤영도
연세대학교중어중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성공회대학교동아시아연구소HK교수로재직중이다.논문으로「국제법과춘추의유비類比적사유연구─윌리엄마틴의중국고대국제법연구를중심으로」,「‘권/권리’개념절합의계보학─『만국공법』을중심으로」가있으며,역서로『만국공법』(근간)이있다.중국근현대사상및문화사를탈식민주의적관점과문화연구의방법론을통해재조명하는작업을진행하고있다.

감수:차태근
고려대학교중어중문학과를졸업하고베이징사범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인하대학교교수로재직중이다.저서로『제국주의담론과동아시아근대성』이있고,역서로『충돌하는제국:서구문명은어떻게중국이란코끼리를넘어뜨렸나』,『세계질서와문명등급:글로벌히스토리의시각에서본근대세계』등이있다.글로벌역사의시각에서본동아시아근대사상의문제점,전후세계질서형성과정에서의중국의역할과의미를연구하고있다.

목차

〔3권〕

제8장우주질서의재구축과자연의공리

제1절옌푸의세가지세계관
1.번역과문화읽기
2.‘집단적에너지’와‘허’(虛)로써사물을받아들이고‘무’(無)로써용(用)을삼는‘중앙집권’
3.‘명(名)의세계’와‘역(易)의세계’
제2절‘역(易)의세계’:‘천연’개념과민족국가의근대성방안
1.‘천연’개념과‘역학’의우주관
1.1.사회진화론에관하여/1.2.헉슬리의순환적진화와스펜서의단선적진화/1.3.‘천연’개념으로구성된‘역학’의논리
2.사회의발전과정,윤리원칙과국가문제
2.1.헉슬리의진화범주에서삼중의영역과삼중의규칙/2.2.스펜서의방임주의와‘통제의집중화’/2.3.임천위치(任天爲治),보종진화(保種進化),힘의숭상의문제/2.4.군기권계(群己權界),무위(無爲)의정치와중앙집권
제3절‘군(群)의세계’:실증적지식의계보와사회의건설
1.‘군’개념의분화적특성과총체성
2.‘군학’(群學)을목적으로하는분과학문
제4절‘명(名)의세계’:귀납법과격물의과정
1.‘밀의명학’중의귀납/연역,실험/직관
2.‘진’(眞)과‘성’(誠)의호환과격물의과정
3.직관주의비판과주희와육구연의논변
4.‘생각과경험의일치’와불가지론
제5절근대성방안의‘과학’적구상

제9장도덕실천의방향과공리의내재화

제1절량치차오의조화론,근대성에대한부정과긍정
제2절1896∼1901,‘삼대의제도’와‘분과학문’
1.공양학과변법:캉유웨이의영향
2.삼대의제도,분과학문,그리고‘군’(群)의이상
3.인지와수신:도덕실천으로서의과학적방법
제3절1902∼1917,과학의영역과신앙의영역
1.과학,종교그리고지식론의문제
2.두개의이성,공리주의와근대묵학(墨學)연구
3.진화개념,민족주의그리고권리이론
제4절1918∼1929,과학과사람중심의세계
1.문명의위기와진화론의도덕적시야
2.지행합일,순수경험과인간의세계

제10장무아의자아와공리의해체

제1절장빙린이말하는개체와자성,그리고공리비판
1.개체개념은왜임시적이고심연이없는가?
2.정체성문제는왜일종의도덕적성향으로이해됐나?
3.개인관념의반도덕방식과확정된가치에대한탐색
제2절임시성의개체관념과‘공리’에대한해체―반근대적인개체개념은왜또다시보편성으로돌아갔나?
1.근대적태도:개체를군체진화라는시간목적론속에집어넣다
2.반근대적태도:개체를군체진화라는역사목적론과연관짓는것을거부하다
3.소극적인자유:개체관념의내포와‘공리’세계에대한비판
4.자연법칙과인도(人道)의원칙
5.무아의개체는도덕의기원이될수없다
6.아뢰야식,무아로서의자아,그리고다시보편성으로의회귀
제3절민족국가와장빙린정치사상중의개체관념―개체/국가라는이원론방식에서왜사회를생략했나?
1.개체개념은왜반국가적이고무정부적인가?
2.개체/국가이원대립의논술방식에서어떻게개체/민족의관계를이해할것인가?
3.개체/국가의논술방식과만청국가주의
4.개체/국가라는이원론적논술방식가운데왜사회범주를생략했나?
5.집단의부정(1)―개체에입각해서대의제와정치평등문제를비판한다
6.집단의부정(2)―상업에대한부정은누가국가권력을향유하는가와연관된다
7.집단의부정(3)―학회와정당그리고국가권력의확장
8.집단의부정(4)―개인,민족주의와그것이보인신사―촌사공동체에대한부정
9.‘개체는참이고단체는거짓’이라는여러겹의정치함의
제4절개체관념,종교건립론과‘제물론’세계관의인간중심주의에대한지양―무신론적근대맥락에서무엇이도덕의기원인가?
1.무신론그리고도덕재건을목적으로삼는종교실용주의
2.‘의자불의타’주장과불교삼성설
3.종교본체론과개체의의의
4.제물론의자재평등:본체는형기가아니며,이치는언어를끊고,명상을씻어낸다
5.개체/본체의수사방식과자연의공(公)

주(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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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

제11장담론의공동체와과학의분류계보

제1절‘두문화’와과학담론공동체
제2절중국과학사의초기활동과과학자의정치
제3절세계주의와민족국가:과학담론과‘국어’의창제
제4절후밍푸와실증주의과학관
1.실증주의의틀속에서실증주의에대해의심하기
2.형이상학적전제와실증주의과학관에대한확증
3.관계로서의진리와선험원리로서의사회와국가
제5절‘공리’로서의과학과그사회적전개
1.과학적,도덕적그리고합리적
2.과학과정치및기타사회업무
2.1과학과대동그리고국제관계/2.2과학과공화정체/2.3과학과학술및교육
3.‘과학과현학논쟁’의서막:과학과인생관문제(양취안을예로)
4.진화론에대한회의와근대문화논쟁
제6절근대세계관과자연일원론적지식분류

제12장과학담론공동체로서의신문화운동

제1절‘5·4’계몽운동의‘태도의동일성’
제2절가치영역으로서의과학영역
1.천두슈:실증주의에서유물주의로
2.과학개념과반전통운동
3.계몽주의의과학개념및그의의
제3절과학영역으로서의인문영역
1.후스의과학적방법과근대인문학술
2.과학적방법과인문과학자의사회적역할
제4절반이학으로서의‘신이학’
1.우즈후이와반전통주의과학관
2.통속화된형식과상식적비판
3.자연적과정과역사적과정
3.1과학적우주관:창세관념과우주과정의목적성배제/3.2과학적인생관:천리의쇠망과인간의쇠망/3.3기계론인가아니면유기론인가
4.‘반이학’인가아니면‘신이학’인가

제13장동서문화논쟁과지식/도덕이원론의기원

제1절문화근대성의분화
제2절동서문화논쟁의두가지서사모델
제3절동양과서양이원론과그변형체
제4절신구조화론의탄생과시간서사
제5절총체적역사서사속의동양과서양이원론과해소
제6절총체적역사속의‘동서문화와그철학’
제7절문화관의전환에서주체성전환으로

제14장지식의분화,교육제도개혁,그리고심성지학

제1절지식문제속에은폐된문화
제2절장쥔마이와지식분화의주체성문제
1.심리학에대한인문주의해석
2.사회과학에대한인문주의해석
3.‘인생관’문제와지식계보의재구성
제3절지식계보의분화와사회문화의‘합리화’설계
1.지식분과와근대사회분업
2.교육제도개혁,분과설치와지식계보의구분
3.심성지학과근대화의문화설계

제15장공리세계관과그자아해체

제1절보편이성으로서의과학과근대사회
제2절과학세계관의탈바꿈
제3절근대성문제와청말사상의의의
제4절사상사명제로서의‘과학주의’및그한계
제5절하이에크의과학주의개념
제6절사회관계로서의과학
1.자연과사회이원론
2.시장/계획이원론
3.청말국가의‘시장’과‘사회’창출
제7절기술통치와계몽이데올로기

주(注)
역자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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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80년대이후중국지식계일부에서의‘과학주의’에대한거부와비판에대해,왕후이는그들의목적이과학중심의공리적세계관을비판하기위해서라기보다는중국사회주의국가의통치모델에대한비판을통해자유주의시장경제체제를옹호하기위한것이라고본다.

20년만에나온완역본『근대중국사상의흥기』(전4권)

『근대중국사상의흥기』는2004년에처음출판되었다.2010년에개정판이출판되고,2018년과2020년에재판이나왔다.저본은상하두부분으로나뉘고총4권1,700면에이른다.2010년아카데미아유니버설프레스(AcademiaUniversalPress)가이책의서문만이태리어로번역해『제국인가민족국가인가?중국의근대사상』(ImperooStatoNazioneLaModernitaintellecttualeinCian)이라는제목으로단독출판했다.2011년이와나미서점(岩波書店)은『근대중국사상의생성』(近代中思想の生成)이란제목으로,책의서문과도론만번역해서출판했다.이후,2015년하버드대학출판사에서출판한책과이탈리아에서출판한책은모두이책의도론만번역한것이다.2023년하버드대학출판사가다시1천여쪽에이르는단행본TheRiseofModernChineseThought를출판했는데,그내용은『근대중국사상의흥기』상권1,2권을합본한것이다.
이번에출간한한국어판『근대중국사상의흥기』는저본과같은상하전4권의,세계에서유일한이저서의완역본이다.이책이중국에서출간된지꼭20년만이고,백원담교수를중심으로한한국의중국학자들이번역에착수한지도20년가까운시간이흘렀다.
번역과출간에이처럼많은시간이소요된까닭은방대한분량때문이기도하지만,무엇보다그속
에담긴,중국송나라때부터근대시기까지등장한수많은사상및학자의이론을종횡무진섭렵
하기때문이다.왕후이는중국근대에등장한사상을추적하고분석하기위해송나라시기까지거
슬러올라가집필을시작한다.마치조너선스펜스가현대중국을설명하기위해명대말기부터설
명을시작한것과유사하게,아니더철저하게,송대까지거슬러올라가송-명-청에서근대로이어
지는시기의사상의흐름을담아냈다.이책의1,2권(상권제1부,제2부)은올해4월15일에,그리
고이책3,4권이7월15일에출간됨으로써비로소완역본『근대중국사상의흥기』(전4권)를세상에내놓는다.

이책의내용

『근대중국사상의흥기』는중국의주요사상가와그들의사상자원을중심으로‘중국’의의미와그근대성의의미를탐색하는책이다.

1권(상권제1부)‘리(理)와물(物)’,2권(상권제2부)‘제국(帝國)과국가(國家)’에서는서구의‘제국-국가이원론’을비판하면서19세기말이전까지의유가(儒家)사상을중심으로서구와는달랐던중국의‘제국’과그전통사상·담론들의계보를추적하고있다.
3권(하권제1부)‘공리와반공리’,4권(하권제2부)‘과학담론공동체’에서는1894년청일전쟁이후망국의위기에처한중국의지식인들이서세동점(西勢東漸)이라는시대의조류에대응하기위해서구근대사상문화와의전면적인접촉과수용을통해어떻게새로운시각으로‘중국’의의미를재구성하고,새로운지식권력이사회문화적인규범화와제도화를통해중국의근대성을형성해갔는지를분석하고있다.

3권(하권제1부)‘공리와반공리’에서는청일전쟁에서신해혁명사이(1894∼1911)청말중국사상계를주도한세명의사상가,즉옌푸(嚴復),량치차오(梁啓超),장빙린(章炳麟)을중심으로논의를전개한다.이세명의사상가가서구근대사상자원을수용함과동시에전통사상자원을재해석함으로써,사회변혁을위하여군체(群體)와개체(個體)개념을둘러싼이념과제도의합법화를위해유가중심의천리(天理)세계관으로부터공리(公理)세계관으로전환해가던과도기적상황을기술하고있다.

4권(하권제2부)‘과학담론공동체’에서는유럽제국주의와자본주의의전세계적확장으로인해위기에처한청나라말기이래중국의상황에서,근대적사회와국가를건설하기위한새로운사상적,세계관적기초로서과학관념을중심으로한공리세계관이출현하게된역사적의의와그것이근대중국의사회와지식,사유의기본틀로확립되어가는과정,즉천리세계관이공리세계관으로대체되어가는과정을사상.지식.제도.국가의상호관계속에서분석하고있다.

중국근대사상의토대,공리세계관과과학관념

천리세계관에서공리세계관으로의전환은단순히세계관의전환만을의미하지않는다.세계관의사회문화적기초,제도와규범,관습의종합적인변화를의미하며,근대시기에는궁극적으로천하체제에서민족국가체제로의변화를의미한다.
왕후이는19세기말에이르러이전까지중국의도덕적실천,문화적정체성,정치적합법성의핵심개념을구성하고있던도덕/정치공동체의보편적가치관으로서천리세계관과그에의존한제국질서가위기에직면하여해체되고대신공리/과학세계관과그에상응하는민족국가모델로대체되었다고보고있다.
왕후이가상권의도론에서도지적한바와같이,공리개념은유럽의근대인식론의대두와밀접한관계가있을뿐만아니라근대적사회관과인간관,그리고근대과학과정신과학의방법론적전제이자바탕을이루고있다.원자론적인개인주의관념이나인간중심사상을기저로한유럽의근대인식론적원칙이자연의원칙만이아니라이성적이고성찰적인모든존재물에대해유효하고규정력을지닌공정하고이성에적합한도덕원칙을발견하고자하였다면,유사한인식론적전환이청말중국에서도발생하였으며,이후중국의근대는바로이러한새로운인식론에기반한세계관의전개와분화과정이었다.

번역을통해진화론과사회학,그리고논리학이라는서구근대사상의핵심을끌어들여공리적세계관을구축한옌푸로부터,과학.지식.이성과도덕.정치.종교의조화를통해근대적공리를내재화하고자했던량치차오,그리고불교사상에기반을둔무아(無我)적개체관념을통해근대의자기중심적주체와사회[群]공리에대한반근대적해체를시도한장빙린에이르기까지,3권에서살펴보고있는신해혁명무렵까지는중국전통사상자원과서구근대사상관념들이상호길항하고절합하면서중국의근대적공리세계관의맹아를형성해나갔던시기였다.그이후5.4신문화운동과동서문화논쟁을거치는동안중.서사상간의모순과길항은이어졌지만,결국근대중국사상지형에서의주된흐름은과학담론이내재화된하나의새로운공리세계를구축해가는과정이었다.

왕후이는바로공리세계관과과학관념이중국의근대사상을형성한토대이고,현재까지도중국사상의근대성문제의핵심에자리잡고있다고보고있으며,그지식계보를탐색함으로써중국근대성문제를반성할수있는사상자원을발굴할수있다고보고있다.즉중국근대시기과학관념의특징과전개,분화를단서로중국근대세계관의형성과근대사회의제도적실천의관계에착목하여중국근대도덕관념과정치관념이근대과학관에뿌리를두고있음을분석하고있다.

근대중국의과학주의에대한거부와비판,그리고왕후이

왕후이가청말이후과학관념에기반한공리적세계관을중심으로중국근대사상의전개과정을서술한또다른이유는80년대이후중국학계의과학주의에대한비판에서보여주듯이,그것이현대중국에대한이해를둘러싼핵심문제로부상했기때문이다.
근대적인과학관념을중심으로한공리세계관이중국근대의전개과정에미친영향과결과에대해80년대이후중국및해외의중국학자들은대체로비판적으로바라본다.그들은청말이후중국에서공리세계관의패권적역할을‘과학주의’라고비판한다.여기서말하는과학주의는본질적으로다른과학의영역과사회의영역을구분하지않고,자연에대한접근방식을사회에적용하는방법론적오용을지칭한다.즉실증주의와과학방법의대상을자연에국한하지않고인류사회전체로전환하는오류를범했다는것이다.

80년대이후중국지식계일부에서의과학주의에대한거부와비판에대해,왕후이는그들의목적이과학중심의공리적세계관을비판하기위해서라기보다중국사회주의국가의통치모델에대한비판을통해자유주의시장경제체제를옹호하기위한것이라고보고있다.즉자유주의시장경제체제를주장하기위해,현재중국의통치모델을청말이래과학주의에기초하여사회의다양성과주체성을부정하는일원론적전체주의의산물로서비판하고있다는것이다.이에대해왕후이는과학주의가중국근대를형성한중심이념인가의여부가문제의초점이아니라,19세기말이래중국에서과학주의가지배적인역할을하게된이유,그리고그역사적맥락과사회적조건이무엇인지를물어야한다고보고있다.바로이점이19세기말중국의근대적변화에대한접근방식과관련하여,왕후이의시각이기존의연구시각과다른점이자본저서가중국근대에대한독특한경관과인식을보여주는점이다.

중국근대형성에서과학은그결과의긍정과부정을떠나서중심축을형성했을뿐만아니라중국근대지식체계와사회구성의기본원리가되었다.그리고이와같이과학또는과학적공리세계관이근대중국의형성에서핵심적인역할을했던데에는당시중국이처한국내외의복잡한역사적맥락이자리잡고있다.새로운윤리관과사회구성원리를위한천리세계관에대한비판의필요성,민족국가의건립과부강의필요성이과학을공리로한세계관을출현하게하였고,이를배경으로과학은교육과사회영역에서지식생산과지식체계의분류모델이되었으며,사회활동과국가운영의사상적토대가되었다.그러나과학적공리주의는자신을모델로한지식분류로처음내세운자연과사회를망라하는보편적원리에서벗어난이른바비실증적인분야에의해도전을받게되었을뿐만아니라,민족의존립과부강을위해호출되었던과학은오히려민족주체성의확립을위해그가치가비판적대상이되는역설적인상황에처하기도하였다.이와같이특정한상황에서과학의모순적이고역설적인지위와역할을간단히과학주의로평가하고,이를국가사회주의의지적토대로서비판하며자유주의를주장하는것은역사를지나치게단순화하는것이라고왕후이는비판하고있다.

이처럼『근대중국사상의흥기』3,4권에서의논의와분석가운데에는1990년대중국내자유주의계열의사상가들과대립각을세우던신좌파의거두로서,서구중심주의적인담론과언어로부터벗어나서새로운언어와방법론들을중국사상자원으로부터찾아내근대시기중국의사상계보를재조명하고,탈근대적대안을모색하고자했던왕후이의고민들이고스란히녹아있다.
그런측면에서보면그런문제들의뿌리이자중.서사상대립의핵심이라할수있는‘리와물’의문제,그리고서구중심의근대세계체제와국제질서의근간이되는‘제국/민족국가이원론’의문제를중심논제로삼고있는이책1,2권의문제의식은오히려이3,4권으로부터비롯되었다고할수도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