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연쇄적으로이어져불안정성을야기하는한편,새패러다임의도래를이끌기도해
‘세계화’와기술발전으로완전히연결된세계에서어떠한위기나비상사태도고립되어존재하지않는다.위기는연쇄적으로이어지면서전세계적인불안정성을야기하는더커다란변화의역학속에서작동한다.
이제국가와거대기업등그누구도믿을수없으며,자유민주주의적자본주의체제에서경제성장이계속될거라는신화도깨져버렸다.미치코가쿠타니는20세기에케인스주의의대안으로등장한신자유주의의지속가능성에대해서문제를제기한다.지금의위기는기존의패러다임을붕괴시키고새패러다임의도래를이끈다는점에서‘분수령’또는‘힌지모멘트’이다.
우리시대는도금시대와1차세계대전직후와비슷
저자미치코가쿠타니는우리시대가겪고있는경제혼란,사회불안,높은물가,양극화와불평등의문제가19세기말미국의산업화가급속하게진행된‘도금시대’(鍍金時代)와1차세계대전직후유럽의상황과비슷하다고분석한다.
도금시대미국은산업화에성공하지만경제적불평등이라는자본주의의폐해가이미나타나고있었고,반이민열풍과함께흑인권리의후퇴가동시에진행되었다.그로부터백여년도더지난21세기트럼프정부의반이민정책,성소수자권리의후퇴,아시아인혐오범죄의횡행,‘흑인목숨이소중하다’시위발생등은도금시대의사회적문제가그대로재연되었음을보여준다.
1차세계대전직후유럽의정치적혼란과경제적곤란은파시스트와공산주의자등극단주의자들이번성하는토대가되었는데,백년후미국에서는극우주의및음모론집단이여론형성에영향력을행사하고있으며전후(戰後)유럽에서는상상할수도없었던극우정치집단이유럽의주류정치로진입해집권하는데성공했다.
여기서미치코가쿠타니는한나아렌트가밝힌전체주의의특성을인용하는바,아렌트에따르면“사회적원자화가길을잃고외로운개인을폭력적민족주의와권위주의운동에대단히취약하게만든다.”약70년전한나아렌트의통찰은오늘날소셜미디어의필터버블에갇힌현대인의‘부족정체성’과‘확증편향’이어떻게일어나는지,“오늘날격심하게변화하는세계에서혼란을느끼는많은사람들이왜독재자가하는거짓말의희생양이되는지설명해준다.”
위기는근본적변화가가능한시간이기도해
한편위기가새로운시대의전환을예비하는경우도있었다.1918년스페인독감을겪고난이후의료서비스에대한접근성이확대되었고,보건부처가신설되었으며,전염병에대한국제협력이비로소합의되었다.14세기중반유럽은흑사병으로인구의3분의1이감소했는데,이참혹한전염병이공중보건의탄생과노동력부족을보완하기위한기술혁신을낳았다.흑사병이라는전염병위기가중세유럽의질서를무너뜨리고‘근대’라는새로운질서를가져오는모멘텀이된것이다.
프랑켄슈타인인가,혁신을주도하고아래로부터의목소리를공유ㆍ전파하는기술인가
디지털기술은정보과부하,소셜미디어의필터버블,인터넷밈,선정주의등여론형성에유해한요소를지닌,현대사회의‘프랑켄슈타인’이라고미치코가쿠타니는우려한다.
21세기의많은투쟁이‘지도자가없다’는특성을공유한다.디지털기술에의해운동이전파되고공유된것이다.우리시대투쟁의특징은바로뚜렷한‘지도자’나‘중심’이없다는것이다.변방의새로운목소리가정치,경제,문화전반에서기존체제를뒤흔들수있는통로를연데는디지털기술의기여가있었다.그렇기에위기의국면에서회복력을키우는데“미디어활용능력”과“미디어및역사문해력를갖춘시민을양성”하는것이중요하다고저자는강조한다.
변방의아웃사이더가틀밖에서새아이디어를창출하고위기탈출의동력을제공,‘탈중심화’‘수평적구조’‘상향식체계’도중요전략
미치코가쿠타니는변방의아웃사이더들이주류의관성화된틀밖에서새로운아이디어를창출하고위기를뚫고나갈수있는동력을제공한다는점에주목한다.현재미국의문학계와문화ㆍ예술계에서새롭고창의적인목소리는이민자,여성,소수인종등‘비주류’로부터나오고있음을보여주며‘변방의아웃사이더’의역할의중요성을강조한다.그리고이와함께위기에기민하게대처할수있는전략으로‘탈중심화’와‘수평적구조’,‘상향식체계’를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