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껴안는 기분 - 꿈꾸는돌 40

우주를 껴안는 기분 - 꿈꾸는돌 40

$14.00
Description
최상희 유니버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작고 외로운 존재들을 힘껏 위로하는 다정한 포옹
“이야기에는 힘이 있죠.
자신의 이야기를 가진 사람은 살아남는다고 나는 생각해요.”
저 먼 우주 어딘가에서 건너온 언어들이 별처럼 희미하게 빛났다.

한국 청소년문학을 대표하는 감수성, 최상희 작가의 신작 『우주를 껴안는 기분』이 출간되었다. 미래의 외계 행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청소년 독자가 ‘문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차별과 혐오를 성찰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특히 기후 위기를 소설집 전반을 가로지르는 중심으로 가져와 시의성을 더한다. 기후 위기로 생존을 위해 고향을 떠나 새로운 행성으로 향하는 우주 난민들,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낯선 행성에서 돌봄 노동자로 일하는 이주민 등의 주인공들은 현실 속 소수자를 떠올리게 한다. 차별과 혐오를 이길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 아니라 ‘우정’과 ‘연대’라는 메시지가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소설들이다.

저자

최상희

저자:최상희
『그냥,컬링』으로비룡소블루픽션상,『델문도』로사계절문학상,단편「그래도될까」로제3회SF어워드중단편부문우수상을수상했다.
『B의세상』『마령의세계』『닷다의목격』『속눈썹,혹은잃어버린잠을찾는방법』등의소설을썼고,에세이『빙하맛의사과』『숲과잠』『살구의마음』등을펴냈다.

목차


여우
행성어작문시간
안녕,판다

호감도는0퍼센트
레몬강아지,초록바람
하지의소녀

작가의말
추천의글
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왜좋아하는마음은멋대로자라는걸까.”
미래의우주에서오늘의당신에게도착한일곱편의편지

『우주를껴안는기분』의독서는세계를지키는사람들곁에선다는의미.
당신이외롭기를바라지않기때문에
나의외로움을조금은더견뎌보겠다는다짐.
SF의틀을투과해이주,이민의문제를제기하는시선은날카롭고
우리의품을살며시넓힌다.

*이다혜(작가,『씨네21』기자)강력추천!

최상희소설이열어젖히는청소년문학의새로운지평

비룡소블루픽션상,사계절문학상에이어SF어워드중단편부문에서수상하며한국청소년문학의탁월한브랜드로자리매김한최상희는청소년독자와성인독자,학교현장과평단에서고루아낌없는지지를받아왔다.신작『우주를껴안는기분』은사계절,창비교육에서앤솔러지로발표해사랑받았던작품들과아울러미공개단편까지일곱편의소설을엮어더욱기대를모은다.

정상과비정상,차별과혐오에대한문학적질문

『우주를껴안는기분』은SF·판타지적인상상력을바탕으로최상희특유의서정적인문장과긴요한주제의식이밀착되어남다른완성도를선보인다.멸종위기동물,외계인가사도우미와같은인간·비인간등장인물들은문학을통해타자와조우하는경험을가능케한다.최상희의소설안에서우리는‘현재’와‘미래’,‘지구’와‘머나먼행성’이라는시공간을뛰어넘어언어가통하지않더라도,생김새가다르더라도낯선이방인과우정을쌓아갈수있다.드넓은우주에서우리각자는고독한존재이지만,서로의‘이야기’에응답할때더이상외롭지만은않음을깨닫게된다.최상희의SF는사회를향한첨예한비판을발신하는동시에빼어난문학성으로독자들의마음을고요히두드린다.내일을살아갈미래세대에게오늘의청소년문학이건네는최전선의질문들이가장아름다운목소리로담겨있는책이다.

‘작가의말’중에서

헤카테라는행성에서벌어지는일들은지금우리에게벌어지는일들과닮았다.혹은미래에우리에게닥칠일일수도있다.헤카테는지구의다른이름일지도모른다.우리가사는행성은인간의전유물이아니라는걸우리는외면하고있는게아닐까.너무늦지않았으면좋겠다.

책속에서

“완전히다른누군가가될수는없어요.그건원한다고될수있는것도아니죠.구오진의요킨과이곳의요킨은같은사람이에요.그사이에있는건기억입니다.떠나온곳으로두번다시갈수없다고해도그곳에살았다는건변함없는사실이고기억에남아있죠.잊거나왜곡하려고해도기억은제법끈질긴편입니다.잃은것이무엇인지기억한다면회복하려고하겠죠.완벽한원상복구는불가능할지라도가까이갈수는있을겁니다.그모든것들이요킨을요킨으로남아있게할거예요.”

그순간공기중의뭔가가약간달라졌다고느꼈다.사정없이몰아치던회색눈보라가갑자기그치고그사이로비친따스한햇볕이목덜미를살짝어루만지는느낌.
---p.58-89「행성어작문시간」중에서

집앞에도착하자앤은고맙다고말했다.노랗게불을밝힌창을잠시올려다본나는물었다.헤카테어로‘고맙다’를어떻게말하느냐고.앤의입에서하얀눈송이가흩날리는듯한소리가흘러나왔다.나는따라서소리내보았다.지상에낙하한눈송이가녹는것처럼앤이조용히웃었다.그날밤,나는버스에서내린뒤로통역기를켜지않았고앤도물론알고있었다.나는다시한번앤의언어로,눈송이가흩날리는듯한소리로말해보았다.고마워.어쩌면전혀다른말이었을지도모르지만앤은이해했을거라고나는생각했다.
---p.123「앤」중에서

침대위열린창으로바람이불어들어왔다.어린강아지처럼부드러웠다.나는두팔가득초록바람을꼭껴안고레몬빛강아지는다정하게내뺨을핥는다.
이제언니는바람이되어어디에나갈수있다.아무도언니를쫓거나잡지못한다.언니는멀리멀리간다.그러나어느밤내가자는창가에와서노래를불러준다.그러면나는잘기억나지는않지만몹시아름다운꿈을꾸고그꿈에분명언니와나는함께다.언니는내뺨의초록반점을부드럽게어루만지고나는조용히잠에빠져든다.
---p.177-178「레몬강아지,초록바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