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풍선의 기적

소원풍선의 기적

$13.50
Description
이 책은…

기적을 믿는 사람, 기적을 바라는 사람, 기적이 필요한 모두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감동적인 이야기, 입양을 기다리는 한국 소년과 병석에 누워 아버지를 기다리는 일본 소녀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가족의 의미를 묻고 있다.

바다 건너 일본으로 날아가 기적을 만든 ‘소원풍선’ 이야기-

한 해의 마지막 날, 시청 앞 광장에서 날린 한 소년의 ‘소원풍선’이 바다 건너 일본까지 날아갔다.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화제가 되었던 그 ‘실화’가 작가의 손길을 거쳐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함께 읽을 수 있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병든 할머니를 모시고 입양을 기다리는 하늘이, 동화 속 공주 같은 부잣집 아이 단별이, 좌충우돌 하늘이의 입양을 돕는 왈가닥 가브리엘라 수녀님… 마침내 미국의 한국인 부부가 하늘이를 입양하기로 하고… 한편, 삼나무 숲이 유명한 일본 교토 인근의 기타야마에 사는 여섯 살 아키코는 출장을 떠난 후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애타게 기다리는데…

저자는, “학원을 돌며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못하는 아이들, 과보호에 길들여 이타심을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 코믹물 괴기물 판타지에 빠져 있는 요즘 아이들이 진지한 사색의 기회와 원초적 감동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썼다.”라고 창작 의도를 밝히고 있다.

AI가 그림 작가들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이 책은 특히,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저자 자신이 AI 기술을 빌어 표지와 본문에 쓰인 모든 삽화를 직접 그려냄으로써 작품의 주제와 극적 분위기를 한층 고조하는데, 비전문가의 삽화 제작에 관한 호기심과 함께 상상력을 자극한다. 출판사는, “이번 시도가 출판 시장에서 AI 삽화의 실용 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자

이능표

저자:이능표
1984년《문예중앙》에‘스물여섯번째의산책’‘눈’‘미완의풀’등을발표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1988년에첫시집《이상한나라》를냈다.이후20여년동안출판사를경영하며문학역사철학경제의학등여러분야의책을다수펴냈다.2015년두번째시집《슬픈암살》을상재하면서시단에복귀했다.2024년출간한세번째시집《사랑하냐고묻고그립다고대답했다》,창작집《가족소설》외에산문집《지금내가보고있는들소는몇번째들소일까?》등이있다.

목차

제1부/하늘이
제2부/아키코
제3부/가족

기적을일으킨또다른소원풍선이야기
저자후기

출판사 서평

기적을일으킨또다른소원풍선이야기―

풍선타고날아온기적같은우정,
“올여름일본에서같이농구하자”―

양산에있는웅상유치원은한가위를맞아아이들의소원을풍선에매달아날려보내는행사를했다.원생중한명이었던박군은‘소방관’이라는장래희망을써서풍선을날려보냈고,그풍선이다음날인17일나고야의다쿠미군집앞마당에떨어졌다.다쿠미군의어머니가풍선을가지고한국어를아는친구들에게물어풍선이한국에서날아온것임을알았고,주니치신문사의기자에게부탁해다쿠미와동생하루미(5)군이그린그림과함께“힘내서소방관이되세요.나는프로농구선수가되고싶어요”라는답장을한글로보냈다.이렇게한국과일본의아이들은이어졌고,웅상유치원과하루미군이다니는나고야의히라테유치원은서로선물을주고받으며우정을쌓았다.다쿠미군가족은웅상유치원의초청으로한국을방문해산타할아버지선물을받고장구를배우는등즐겁게보냈다.-서울신문,2014

“하나님도와주세요”
소녀의풍선편지,기적같은응답―

미국조지아주메이컨에사는열여덟살마이키히아커리는장애를앓는홀어머니를떠나올버니주립대학교에진학하게되었는데,고민거리가있었다.수업료와집값은대출로간신히마련했지만,이불이나냉장고같은생활용품을살돈이없었다.

“하나님제가대학생활에필요한것들을마련할수있게도와주세요.아멘.사랑해요,주님.”

그녀는고민과함께소원편지를썼다.이름과전화번호도적었다.그리고세개의헬륨풍선에편지를달아하늘로날렸다.그녀의소원풍선은주말과휴일동안바람을타고동북쪽으로15마일을날아갔다.조지아주의작은도시그레이였다.풍선은침례교회목회자인제롬존스에게발견됐고,커리에게전화를걸어필요한물품을사주겠노라약속했다.-국민일보,2018

경상북도포항에서일본도야마현의오야베시까지,
660km를날아간소원풍선―

일본도야마현오야베시에사는오카다요시코씨는집근처신사에들렀다가소나무에걸린풍선을발견했다.풍선에적힌글이한글임을직감하고이웃주민의도움을받아포항에서날아온것임을확인했다.빨간풍선에는선명한한글로이름과주소,소원이적혀있었다.한글을공부하는이웃주민다카하시도키코할머니가소원풍선이라고알려주었고,오카다요시코씨가한국주소로편지를썼다.풍선을날린사람은포항에사는김학수할머니.다카하시씨와김학수할머니는풍선에서시작한특별한인연으로이제는서로안부편지를주고받는사이가되었다.-SBS,2019

책속에서

쪽마루에걸터앉아먹다남긴빵부스러기를길고양이나비에게던져주었다.
(중략)
“왜?부럽니?그러니까너도빨리아빠엄마를찾아봐.추운데혼자돌아다니지말고말이야.”

나비는바닥에배를깔고비쩍마른손등을빨며낮은소리로야옹거렸다.

“네꼴좀봐.아무도거들떠보지않잖아.아빠엄마가돌봐주지않아서그래.너도봤지?저기…”

하늘이는손끝으로고층아파트단지를가리켰다.

“저기사는고양이들…얼마나예쁜지몰라.거기사는애들은너처럼찬장을뒤지지않아.생쥐를잡으러헤매지도않아.마치…왕자처럼,공주처럼…”

나비는기분이상한듯슬그머니일어서더니담장위로훌쩍뛰어올라갔다.그리고힐끔뒤를한번돌아보고는이제막어둠이내리기시작한옆집지붕사이로사라졌다.

“그래,잘생각했어.가서아빠엄마를찾아보는게좋을거야…그게좋을거야…”

지붕너머저멀리고층아파트의환한불빛들을바라보면서하늘이는그렇게중얼거렸다.
---p.23

잠시후방송국사람들에의해다시차려진상에는아침에먹다남은찬밥두그릇과냉수한그릇그리고김치와간장,고추장이올라가있었다.

“자,할머니.이제저희가문을열면수저를놓고누구요하고물어보시는겁니다.아셨죠?그리고너,이름이뭐라고?아,그래.하늘이랬지?하늘이는젓가락으로김치한조각을집어입에넣으려다가밥위에내려놓고…이렇게…알겠지?”
“…….”

하늘이와할머니는갑자기몰려온많은사람의기세에놀라자기도모르게고개를끄덕였다.그러고는서울에서가장부유한아파트단지옆에흉가처럼남아있는판자촌에서할머니와단둘이사는불쌍한아이역할을훌륭히소화해냈다.사실이그랬으므로굳이역할이라고할것도없었지만.
---p.29

“할머니!왔어요,미국에서연락이왔어요!”

가브리엘라수녀님이수선을떨며방문열고들어섰다.하늘이와할머니는침침한방에서둥근쟁반을사이에두고늦은아침을먹고있었다.

“보세요.우리하늘이한테아빠엄마가생겼어요!하늘아,보렴.여기…미국에계신아빠엄마한테편지가왔단다.준비되는대로빨리오라고하시는구나!”

수녀님은하늘이를끌어안고뺨을비비며어린애처럼좋아하셨다.

“정말?정말일이그렇게된거야?”
“그럼요할머니.보세요,보시라니까요!절차가끝나는대로가능한한빨리보내달라고…빨리만나고싶다고…학교보낼준비해놓고기다리겠다고…”
“오하나님…감사,또감사합니다!”
“하늘이왜?기쁘지않아?기쁘지?”
“그래,무슨일을한대…형편은괜찮은거야?”
“네,할머니.아빠는무역을…그러니까크게장사를하고요,엄마는학교에…아니,아이들을가르치는건아니고급식…그러니까학교요리사래요.”
“요리사?”
“네할머니.요리사요.”
“애데려가밥은굶기지않겠군.”
“호호호할머니도참…왜요?막상하늘이데려간다고하니까샘나세요?”
“샘은무슨…이늙은이야이제다살았는데뭘…나야그저하나님께감사할뿐이지.”

하늘이는이상하게도마냥기쁘지만않았다.여러가지이유가있지만,무엇보다할머니가걱정되었기때문이다.글자도모르고잘보이지도않으면서수녀님께서건네준편지를이리저리훑어보시는할머니를보자니왠지눈물이날것만같았다.
---p.54

침대옆커다란유리창너머저멀리삼나무숲이시작되는언덕에한사람이나타났다.아키코는외투깃을세우고느릿느릿언덕길을내려오고있는그사람에게서눈길을떼지못한채혼자중얼거렸다.

“꼭오실거야.오늘은꼭오실거야.”

삼나무숲이넓게펼쳐진기타야마(北山)일대는겨울바람이매섭기로유명했다.게다가눈비까지잦아공기가매우습했기때문에중병을앓고있는아키코는겨울이시작된후로한번도바깥바람을쐬지못했다.대신침대가창옆으로옮겨졌고,맑고커다란유리창을통해언덕위삼나무숲을내다보는것이위안거리가되었다.그나마해가떠서머리위로지나가기전까지,그러니까창문을통해햇볕을받을수있는오전한나절의잠시뿐이었지만.

“꼭오실거야…”

언덕길을내려온사람이아빠가아니라는사실을확인하고나서도아키코는눈길을떼지못했다.창백한얼굴에커다랗게박혀있는새카만두눈동자에서금방이라도눈물이떨어질것만같았다.
---p.74

싫어요,싫어요,울지말아요.
하늘나라깃옷하늘나라춤옷
여섯기둥곳간에숨겨져있다네.
(중략)
“그렇게생각하니?그래,정말그렇겠구나!누군가깃옷을숨긴거라면…그렇다면선녀와깃옷에서처럼네가숨긴곳을알려드려야하지않을까?”
“그건그래.하지만…난아프잖아.혼자서는침대에서일어나지도못하는걸!”
“그러니까어서기운을차려야지.약잘먹고,의사선생님말씀잘듣고…”
“…….”
“왜?”
“미안해엄마.”
“엄마한테미안하긴…”
“아니,그게아니고…엄마가하면안될까?”
“……?”
“아빠깃옷찾아주는거…”
---p.105

‘소원풍선’에관한이야기를처음접한것은20여년전으로거슬러올라간다.서울시청광장에서한소년이날린풍선이일본에서발견되었고,풍선에매달아보낸소원편지가공개되면서한·일양국에서화제가되었다.뉴스를접하고그이야기를책으로써보자고마음먹었는데,세월이흘러비슷한일이한국과일본뿐만아니라미국에서도일어났고,많은사람에게놀라움과감동을불러일으켰음을알게되었다.

자그마한풍선하나에사람들의마음이움직인이유는무엇일까?무엇보다편지에담겨있는사연들과극적인인연으로그소원을성취하게된동화적결말에대한응원이먼저일테지만,다른한편으로세상에는기적을믿고,기적을바라며,기적이필요한사람들이많기때문이아닌가하는데생각이미쳤다.

그런생각과함께,학원을돌며손에서핸드폰을놓지못하는아이들,과보호에길들여이타심을배우지못하는아이들,코믹물괴기물판타지에빠져있는요즘아이들이진지한사색의기회를얻고,가족의의미를생각하며원초적감동을경험할수있기를바라면서이책을썼다.
---p.149「저자후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