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미쳐 날뛸 날이 올 거다 : 김수영의 비원

사랑에 미쳐 날뛸 날이 올 거다 : 김수영의 비원

$21.13
저자

황규관

전주에서태어나삼례에서자랐다.전태일문학상을받고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펴낸시집으로는『패배는나의힘』,『태풍을기다리는시간』,『정오가온다』,『이번차는그냥보내자』,『호랑나비』외몇권의시집이있고,산문집『강을버린세계에서살아가기』와『문학이필요한시절』이있다.김수영의시세계전반을살핀『리얼리스트김수영』을펴낸바있다.시집『이번차는그냥보내자』로제22회백석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다시,김수영을생각하며/4

첫번째이야기
나는바로보마/15
김수영을읽기위하여○정직과자기극복의지○꽃은‘언제’열매의상부에피는가○해방공간이라는아포리아○멀리보다○응결한물이바위를물다○몸-삶으로서의시

두번째이야기
영원히나자신을고쳐가야할운명과사명/69
자기초월로서의시○긍정과긍지○환영에취하지않는리얼리스트○새로운목표○죽음과삶,그리고고독○아래로떨어지는고독

세번째이야기
시인,꿈꾸는존재/139
서강생활즈음○살아있는노래와더러운노래○‘때’를기다리는마음○어둠에서밝음으로○‘밤’으로의퇴행○사랑을배우다○혁명의준비를마치다

네번째이야기
혁명은왜고독한것인가/199
4·19혁명과김수영○혁명이일어나다○혁명은왜고독한것인가○퇴행하는혁명○쿠데타의혼돈속에서○온몸이아프다○다른시간을기다리며○끝나지않은혁명

다섯번째이야기
역사를다시살다/267
역사앞으로○쨍쨍울리는추억이있는한○무언의말○다시,사랑을배우다○‘풀’은무엇인가○사랑에미쳐날뛸날이올거다

여섯번째이야기
풀이눕는다/353
풀이솟는다소리없이소리없이○바람과풀의아우성○풀이눕는다○김수영이던져준‘물음보따리’

보론
1.4·19혁명직후산문으로본김수영의혁명의식/405
2.김수영의시에나타난시와민주주의/429
3.김수영과하이데거―「시여,침을뱉어라」를중심으로/445

출판사 서평

◎『사랑에미쳐날뛸날이올거다』편집장의서평

▶개인의문제와역사의문제를한몸으로삼고‘혁명’에미쳐날뛴시인김수영
▶그가설움에몸을태우면서까지버리지않았던‘사랑’
▶우리시대는“사랑에미쳐날뛸날”을맞이할수있을까?

한국의대표적인시인으로손꼽히는김수영.그러나어렵고,난해하다는편향적인비평들만그의주변을떠다닐뿐김수영을읽었다거나구체적으로언급하는이는드물다.연구와비평은많은데일반독자들이따라읽을만한책도흔하지않았다.이런상황은독자들이김수영을읽지못하게하는방해요인이기도했을것이다.

『사랑에미쳐날뛸날이올거다』의시작은저자황규관시인이었다.2018년여름『리얼리스트김수영』(한티재)을쓴저자황규관은이후로도끊임없이김수영을다시읽으며,스스로김수영을경신해갔다.이후3년뒤2021년에펴낸『문학이필요한시간』(교유서가)에서저자는“김수영의시를시종관통하는‘하나(ㅡ)’는무엇이었을까.앞에서도말했듯이그것은그의현실에대한‘정신’이다.그정신의부침과진퇴가반복되면서‘독특성’이탄생했다.(중략)현실에대한정신때문에그의시는여전히꿈틀거리고있는것이다.그의시를읽으면서그것의확실한물증을잡고싶었으나아직도오리무중이기는하다.”라고썼다.그리고2023년『사랑에미쳐날뛸날이올거다-김수영의비원』에그가다다른답이있다.

이책은김수영의「공자의생활난」(1945)부터마지막작품인「풀」(1968년)까지관통하는김수영의‘일념’을중심으로김수영의시와산문,삶을이야기해준다.저자에게김수영의시는그의삶과정신의총화인셈이다.시인황규관은때로는한용운의‘님’을김수영의‘비원’과견주면서,더러는김수영이심취한것으로알려진하이데거를뒤적이면서김수영의작품세계를탐독한다.무엇보다,김수영이평생버리지않았던‘꿈’이어떻게그의시를이끌어왔는지한국과세계의역사적현실위에서밝혀냈다는점이돋보인다.

또한,「사랑의변주곡」을함석헌의‘씨알사상’과연관시키는대담한해석을통해“김수영혁명시의정점”으로제시하면서,어째서제목이사랑의‘변주’인지에관해김수영시에나타난사랑의계보를추적하며밝힌다.가장대중적으로알려진시이자,김수영의마지막작품인「풀」에대한해석도눈에띈다.여기에서도김수영후기시에서‘풀’의흔적들이어떻게나타나는지먼저찾아읽는독법을제시하고,이후「풀」을김수영에게다시찾아온“슬픔의정서”로읽는다.저자가보기에김수영에게는이런상승과하강(침잠)이평생토록이어져왔다는것이다.그리고그기원을김수영이살아야했던역사적현실에서찾는다.

▶김수영이지속적으로읽히는동력
▶무기력이도처에깔린시대,김수영시의힘은무엇인가?

기획자로서저자에게요구한것은그가시인으로서지속적으로김수영에천착하는동력이무엇인지,지금사회에시인김수영의시와산문이전하는함의가무엇인지에대해일반독자를대상으로써달라는것이었다.원고의기초가된것은2022년가을전주시금암도서관에서진행한대중강연이었는데,이는책서문의첫머리에나온다.

“김수영에대한책을다시낼줄은몰랐다.『리얼리스트김수영』을낸것이2018년의일이니딱5년만이다.만약다시김수영에대해할말이생긴다면먼훗날일거라고막연한생각은있었다.첫책을내고난뒤에있었던두번의‘함께읽기’가결국이책을내는계기가된것같다.무엇보다도전주금암도서관에서시민들과가진‘김수영읽기’는상당히결정적이었다.김수영을새로이읽을수있는관점이그동안자라고있었던것일까.설령그관점이나도모르게자라고있었다하더라도그것이발아하는데는구체적인조건이마련돼야하는데금암도서관에서의‘읽기’가그것이었나보다.”(6쪽)

특히,김수영시의내부를탐색하기위해산문을과감하게끌어들이는시도는전체적으로‘김수영읽기’를풍성하게해준다.예를들면김수영의시중가장난해한초기시,해방공간에서쓴시들을언급하며,훗날쓴산문인「연극하다가시로전향」을적극끌어들인다.단순히초기시를비추기위한조명등으로쓰는것이아니라김수영의산문이시에대한의미있는사후술회라고보는것이다.2022년가을전주금암도서관에서시작한‘김수영시읽기’강연이2023년‘김수영산문을통한글쓰기’강연으로이어진것도자연스러운흐름이리라.

“온전한삶은,자신의의지와는관계없이던져진역사를미워하지않으면서,동시에싸우며사는것이아닐까.하지만삶에대한객관적인정의라는것은있을수없을것이다.결국남는것은자신이살아낸시간의진실뿐이다.김수영에게시를품고사는것은현실에서아직펼쳐지지않은‘다른세계’를꿈꾸는일이었다.”(6쪽)

제목『사랑에미쳐날뛸날이올거다』는「사랑의변주곡」의한구절이다.저자가보기에,김수영의미래를향한시적외침이자,그가살아온시간과역사가응축된언어이다.그러한미래를위해전쟁과역사의폐허위에서김수영이잃지않았던바람,“영원히나자신을고쳐가야할운명과사명”이바로김수영의비원(悲願)이다.아마도이책을다덮는순간,독자들은김수영의시와김수영이살았던시대와김수영이설움에몸을태우면서까지‘바라던것’에대한상념에서한동안머무르게될것이다.

개인과사회의무기력이도처에깔린시대.“온몸으로온몸을밀고나가는”정직한시인김수영의길라잡이가되기위한저자황규관시인의비원을생각해본다.추천의글을써주신백낙청선생님의말을빌어,첫독자로서누린행운과고마움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