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트

플로트

$38.50
Description
『녹스』의 작가 앤 카슨을 가장 다채롭게 보여주는 책 『플로트』
캐나다의 시인, 고전학자, 번역가인 앤 카슨이 2000년대 들어 발표한 스물두 편의 글모음. 대체로 실험적인 시로 분류할 수 있는 글들은 시와 산문, 비평, 희곡, 논문, 강연록, 축사, 안내문 등 형식적으로도, 주제와 소재 면에서도 폭넓고 다양하다. 이 스물두 편의 글이 각각 중철제본되어 PVC 케이스 안에 담겨 있다. 순서도, 편의상 가나다 순을 부여했을 뿐, 앤 카슨은 독자들이 자유롭게 읽기를 권한다.

‘차례’를 펼쳐보면, 「108(부유)」에서 「헤겔이 전하는 크리스마스 인사」까지 스물두 개의 제목이 적혀 있고 그 아래에 “순서에 구애받지 마시고 자유롭게 읽어주세요”라는 특별한 멘트가 있다. 독자들이 케이스에서 글들을 꺼내 분류하고 선택함으로써, 이 글을 저 글 옆에 놓음으로써, 또 계속 읽기와 멈춤을 통해, 글의 의미는 확장, 변조, 중첩돼나간다.
(스물두 편의 글 중 한 편인 「공연 기록」에는 「솔직함」, 「카산드라 뜨다 할 수 있다」. 「L.A.」, 「사소한 연극」, 「음료처럼 사용되는 소유격(Me)」, 「스택」, 「삼촌 추락」, 「침묵하고 있을 권리에 대한 변주들」, 「격렬하게 불변하는」 등의 집필 배경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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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시는 그동안의 앤 카슨의 시들처럼, 고대 그리스 파피루스의 파편적 형태를 본떠 짧은 행으로 쓴 것도 있고, 산문 속에 삽입된 것도 있고, 일반적인 왼쪽 정렬뿐만 아니라 가운데 정렬, 오른쪽 정렬, 무정렬 등 각종 타이포그래피적 방법을 따른다. 그리고 산문시도 있다.

희곡들은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의 작업에 텍스트로 쓰인 것도 있고, 앤 카슨이 독립적으로 창작한 것도 있다. 고전학자답게 앤 카슨은 에우리피데스 등 고대작가들의 드라마를 현대의 맥락에서 자기만의 시적 방법을 따라 위트 있게 다시 쓴다. 고대의 드라마가 현대의 언어로 다시 씌어짐으로써,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언어적 맥락에 낯선 단어들이 침투하면서 과거의 형식은 활기를 되찾는다.

특히 대체로 긴 호흡의 강연록들이야말로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이고도 재미있다. 앤 카슨은 고전문학, 미술, 음악, 영화에 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그 모든 것을 뒤섞어, 한 분야의 전문가라면 도저히 상상하거나 생각해내지 못할 논제를 제시하고 그에 대해 치밀하게 해석한다. 또한 고전문학을 현대예술과 접목하여 해석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독자들에게 번역을 해줄 수밖에 없으므로, 앤 카슨의 모든 강연록은 최상급의 예술산문이자 작가 자신의 번역론이라도 할 수 있다.
앤 카슨의 강연록을 읽는 재미는 가장 잘 씌어진 예술산문을 읽는 재미와 같다. 번역가들이 클리셰 같은 상투어를 얼마나 증오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해, 클리셰라는 사진용어에서 사진에 관한 사유로 나아가고, 언어를 언어로 옮기는 번역 행위와 사물을 감각으로 옮기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회화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밝히고, 오디세우스가 10년 동안의 고생 끝에 아내 페넬로페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온 호메로스의 서사를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소설(『경멸』)과 장뤼크 고다르의 영화(〈경멸〉)라는 현대 생산물과 엮어 여성주의의 관점에서 다시 읽어내고, 불길한 운명을 예언하는 고대 서사시 속의 카산드라의 말이 불러일으키는 번역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에 대해 말하고, 거트루드 스타인과 피카소에 대해 쓰고…. 앤 카슨의 강연록이자 예술산문은 다양하고 이질적인 대상과 주제들을 어떻게 한 편의 내러티브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탁월한 예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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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중철제본으로 묶인, 「내가 읽은 『플로트』」는 이 독특한 형식과 내용의 『플로트』를 먼저 읽은 김리윤, 김연덕, 성다영 시인이 쓴 소감문이자, 오마주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한 편의 아름다운 예술산문이자, 한 편의 새로운 시라고 부를 수 있다.
저자

앤카슨

캐나다출신의시인,에세이스트,번역가,고전학자이다.1950년6월21일온타리오주토론토에서태어났다.고등학교시절처음접한그리스고전에강하게매료되어대학에서그리스어를전공하고이후30년간맥길,프린스턴대학등에서고전문학을연구하고가르쳤다.동시에고전에서영감을얻은독창적인작품을발표하여작가로서명성을얻었다.파피루스의파편으로남은이야기를현대의시어로재창작하거나신화...

목차

108(부유)
L.A.
거트루드스타인의〈그를표현한다면―완성된피카소의초상〉좋아하는법
격렬하게불변하는
경멸:호메로스와모라비아,고다르에서의이윤과비이윤추구
공연기록
넬리강:프랑스에서옮긴시몇편
대명사선망
무력한구조들의도해Ⅱ(사네)
사소한연극:에우리피데스〈바쿠스의시녀들〉의어떤번역본
삼촌추락:연합코러스와함께하는두편의서정적강의
솔직함
스택(Stacks)
우연히키클라데스사람들은
월리스숀의〈지정애도자〉최종본,2013년6월,뉴욕시
유지관리
음료처럼사용되는소유격(Me):열다섯편의소네트형식을통한대명사강의
이브클랭의시대들
제우스조각들
착한개Ⅰ,Ⅱ,Ⅲ
침묵하고있을권리에대한변주들
카산드라뜨다할수있다
헤겔이건네는크리스마스인사

옮긴이의말
내가읽은『플로트』(김리윤,김연덕,성다영)

순서에구애받지말고자유롭게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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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2명)

출판사 서평

『녹스』의작가앤카슨을가장다채롭게보여주는책『플로트』

캐나다의시인,고전학자,번역가인앤카슨이2000년대들어발표한스물두편의글모음.대체로실험적인시로분류할수있는글들은시와산문,비평,희곡,논문,강연록,축사,안내문등형식적으로도,주제와소재면에서도폭넓고다양하다.이스물두편의글이각각중철제본되어PVC케이스안에담겨있다.순서도,편의상가나다순을부여했을뿐,앤카슨은독자들이자유롭게읽기를권한다.

‘차례’를펼쳐보면,「108(부유)」에서「헤겔이전하는크리스마스인사」까지스물두개의제목이적혀있고그아래에“순서에구애받지마시고자유롭게읽어주세요”라는특별한멘트가있다.독자들이케이스에서글들을꺼내분류하고선택함으로써,이글을저글옆에놓음으로써,또계속읽기와멈춤을통해,글의의미는확장,변조,중첩돼나간다.(스물두편의글중한편인「공연기록」에는「솔직함」,「카산드라뜨다할수있다」.「L.A.」,「사소한연극」,「음료처럼사용되는소유격(Me)」,「스택」,「삼촌추락」,「침묵하고있을권리에대한변주들」,「격렬하게불변하는」등의집필배경이담겨있다.)

그중시는그동안의앤카슨의시들처럼,고대그리스파피루스의파편적형태를본떠짧은행으로쓴것도있고,산문속에삽입된것도있고,일반적인왼쪽정렬뿐만아니라가운데정렬,오른쪽정렬,무정렬등각종타이포그래피적방법을따른다.그리고산문시도있다.

희곡들은다른장르의예술가들의작업에텍스트로쓰인것도있고,앤카슨이독립적으로창작한것도있다.고전학자답게앤카슨은에우리피데스등고대작가들의드라마를현대의맥락에서자기만의시적방법을따라위트있게다시쓴다.고대의드라마가현대의언어로다시씌어짐으로써,전혀예상하지않았던언어적맥락에낯선단어들이침투하면서과거의형식은활기를되찾는다.

특히대체로긴호흡의강연록들이야말로이책에서가장핵심적이고도재미있다.앤카슨은고전문학,미술,음악,영화에관한풍부한지식을바탕으로,그모든것을뒤섞어,한분야의전문가라면도저히상상하거나생각해내지못할논제를제시하고그에대해치밀하게해석한다.또한고전문학을현대예술과접목하여해석하는과정에서필연적으로독자들에게번역을해줄수밖에없으므로,앤카슨의모든강연록은최상급의예술산문이자작가자신의번역론이라도할수있다.

앤카슨의강연록을읽는재미는가장잘씌어진예술산문을읽는재미와같다.번역가들이클리셰같은상투어를얼마나증오하는가에대한질문에서출발해,클리셰라는사진용어에서사진에관한사유로나아가고,언어를언어로옮기는번역행위와사물을감각으로옮기는프랜시스베이컨의회화가어떤연관성이있는지밝히고,오디세우스가10년동안의고생끝에아내페넬로페가기다리는집으로돌아온호메로스의서사를알베르토모라비아의소설(『경멸』)과장뤼크고다르의영화(〈경멸〉)라는현대생산물과엮어여성주의의관점에서다시읽어내고,불길한운명을예언하는고대서사시속의카산드라의말이불러일으키는번역의가능성과불가능성에대해말하고,거트루드스타인과피카소에대해쓰고….앤카슨의강연록이자예술산문은다양하고이질적인대상과주제들을어떻게한편의내러티브로만들것인가에대한탁월한예증이다.

별도의중철제본으로묶인,「내가읽은『플로트』」는이독특한형식과내용의『플로트』를먼저읽은김리윤,김연덕,성다영시인이쓴소감문이자,오마주라고할수있다.그들은한편의아름다운예술산문이자,한편의새로운시라고부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