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일이 인간의 일이라면 - 봄날의 시집

사랑하는 일이 인간의 일이라면 - 봄날의 시집

$13.00
Description
첫 시집인 『사랑하는 일이 인간의 일이라면』에서 시인 설하한은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서, 시 편편을 넘어서 시집 전반의 구조로 확장하여 우리에게 보여준다. 특히 ‘새의 죽음’으로 나타나는 상실의 징후와 일일이 기록되지 않는 죽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봄날의책에서 펴낸 설하한의 『사랑하는 일이 인간의 일이라면』은 2019년 『한국경제신문』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의 첫 시집이다. 설하한 시인은 등단 당시 “큰 스케일과 자신만의 문장을 가진” 시인으로, “신화적 상상력을 육화해 시의 소재로 삼고, 떠돎과 회귀라는 서사를 시의 구조에 정착할 줄 안다”는 평을 받으며 등장했다. 원초적인 소재라고도 할 수 있을 법한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서, 설하한 시인은 시 편편을 넘어서 시집 전반의 구조로 확장하여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새의 죽음으로 나타나는 상실의 징후와 일일이 기록되지 않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의 모습이 시집 전반에 걸쳐 등장한다.

총 3부로 이루어진 시집의 목차와 각 부를 갈음하는 페이지를 펼쳐 본 독자들은 조금 의아해 할지도 모르겠다. 설하한 시인은 1부는 깨끗한 백지, 2부는 고야의 〈양 머리가 있는 정물화〉, 3부는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의 〈Agnus dei〉를 각각 싣고 그림의 제목을 부의 제목으로 올렸다. 백지에서 도살된 양의 이미지, 그리고 희생양의 이미지로 각 부가 진행된다. 준비 없이 마주한 죽음에서, 죽음의 샅샅한 해부로, 이윽고 죽음에 대한 주체 나름의 이해로 옮겨간다고 평할 수도 있겠다. 물론 부의 구성과 무관하게 독자 나름대로 시인의 시 배치를 따라 읽어가는 것도 읽기의 즐거움이 되리라.
저자

설하한

저자:설하한

2019년『한국경제신문』신춘문예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사랑하는일이인간의일이라면』은첫시집이다.

목차


시인의말

1부
여우이야기
누수소년
웨더언더그라운드
새가태어나는올리브
마대의예감
수변공원
연남동
새이야기
죽음연습
어둠X
Whydidthepicturegotojail?
작은세계
한닫힌계와그밖의슬픔들
어둠증명
빛을부수는
부존재존재증명

2부양머리가있는정물화
다시시작하는마음
물도꿈도아닌흐린
바리온음향진동
나이트프라이트(NightFright)
레진
구요
사양(飼養)
슬픔이물이될때
우리가통속의새라면
물의몸
빛과양식
힐링프로세스
카고컬트
밝은곳에거하기
너의새를부탁해

3부Agnusdei
인간의사랑
여름에서겨울까지의일
해(?)
산책
카미유에대하여,혹은카미유가아닌어떤어둠에대하여
키스
불가능한얼굴
그래도사랑하는일을다시배우기
슬퍼함과함께살아가기
문너머에서소리죽여우는소리가들려올때
사랑하는일이인간의일이라면
기적의끝

동원되거나영향을준것들

해설
「한모금의슬픔과아름다움의엔트로피」임지훈

출판사 서평

천국이있다고하자새가천국에서당신을기다린다고하자
당신도천국에간다고하자당신은새를만나미안하고기뻐서엉엉운다
-「새이야기」부분

사랑하는대상의상실,즉죽음은반드시닥쳐올미래의사실이다.아직일어나지않은일(“~라고하자”)이므로부러미리걱정하지않으면좋을텐데도,설하한의화자들은상실이안배할슬픔을당겨느낀다.

그러나세계는원래오류투성이라고
나는쉽게결론내리곤했다
죽은동물이놓인
접시앞에서
단지그럴뿐이라고
-「빛과양식」부분

설하한시인의상실로인한슬픔에대한예감이특별한까닭은,시인이벌어진상실혹은벌어질상실에대해시로쓰고있다는점을문면에제시하고있다는점에있다.시집전반에걸쳐반복되는새의죽음이라는사건에대한화자의반응은2부에서단언처럼제시되었다가3부에이르러서는쓰기의곤혹스러움을보여주는방식으로불쑥불쑥등장한다.시인은왜슬픔을쓰는가라는질문에설하한시인은정답을말하기보다고투를보여주는방식을선택한듯하다.우리가살면서갑자기들이닥친슬픔을언어화할때느끼는곤혹스러움이그러하듯이말이다.

「해설」에서임지훈문학평론가는설하한시인이형상화한슬픔에대해이렇게말한다.“우리는이것을단지슬픔이라말할수는없을것이다.이것은슬픔이되,반복되는아름다움이며,모든것을깨뜨리기위해쌓여가는실패의흔적이다.”

우리에게슬픔을느낄능력이여전히남아있기를바라며,설하한시인과함께애도의예감을거닐어보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