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잠의 국경에 다다랐다 - 봄날의책 세계시인선 9

나는 잠의 국경에 다다랐다 - 봄날의책 세계시인선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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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시인 에드워드 토머스(Edward Thomas)의 시선집으로, 산업화로 인해 급속히 그 모습을 잃어가는 영국 시골의 자연과 계절과 전통에 대한 섬세한 감각을 환기적인 언어와 리듬을 통해 보여준다.
저자

에드워드토머스

저자:에드워드토머스(EdwardThomas)
1878년에런던에서웨일스출신부모에게서태어나옥스퍼드대학교에서역사학을공부했다.대학재학중결혼해에세이,전기,서평등여러분야의산문을쓰며전업작가로힘겹게가족을부양했는데,결혼생활의긴장과생활고에서비롯된정신적압박으로인해신경쇠약과우울증에시달렸다.1912년부터1915년까지영국에거주했던미국시인로버트프로스트(RobertFrost,1874~1963)를1913년런던에서처음만난후프로스트의두번째시집『보스턴의북쪽』에관한세편의서평을발표했다.그후가족과함께당시프로스트가살았던글로스터셔주의집근처에서휴가를보내면서숲과들길을산책하고시와삶과자연과전쟁에관한얘기를나누며깊은우정을쌓았다.그의산문에서시적특질과가능성을읽어낸프로스트의적극적인권유로1914년12월부터시를쓰기시작해,2년반이채안되는기간에144편의시를썼다.미국으로돌아가는프로스트일가를따라이주하는것도고려했지만,결국1915년7월에서른일곱살이라는늦은나이에자원입대했다.에식스주와켄트주등에서독도법교관으로복무한후해외파병을자원해1917년2월에프랑스아라스에배치되었고,4월9일에적의포격중전사했다.생전에‘에드워드이스트어웨이(EdwardEastaway)’란필명으로시집『여섯편의시』(SixPoems,1916)를발간했고,프로스트에게헌정한『시집』(Poems,1917)은직접발간을준비했지만사후에발간되었다.『남부지방』(TheSouthCountry,1909)과『봄을찾아서』(InPursuitofSpring,1914)를비롯한산문집『앨저넌찰스스윈번』(AlgernonCharlesSwinburne,1912)과『월터페이터』(WalterPater,1913)등의전기,자전적소설인『태평한모건일가』(TheHappy-Go-LuckyMorgans,1913)등30여권의산문저작을남겼다.

역자:윤준
한국외국어대학교영어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으며,1985년부터2022년까지배재대학교영어영문학과교수로일한후현재는명예교수다.미국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영문과에서풀브라이트방문학자로연구했고,한국현대영어영문학회제1회우수논문상을받았으며,한국현대영미시학회장과한국현대영어영문학회장으로일했다.지은책으로『콜리지의시연구』,옮긴책으로『문학과인간의이미지』,『거상-실비아플라스시선』(공역),『영문학사』(공역),『Who’sWhoinKoreanLiterature』(공동영역),『티베트원정기』(공역),『영미시의길잡이』,『티베트순례자』(공역),『영문학의길잡이』,『마지막탐험가-스벤헤딘자서전』(공역),『콜리지시선』,『워즈워스시선』,『영국대표시선집』,『허버트시선』,『루바이야트』,『20세기영국시』,『사계』,『영국대표고전시』가있다.

목차


I봄은여기왔는데겨울은가지않았다
키큰쐐기풀들
3월
비온뒤
막간
새의둥지
장원의농가
하지만이들도
파종
땅파기
장작쉰단
10월
해빙
밝은구름
초록길

Ⅱ그래,애들스트롭이기억난다
애들스트롭
협곡
휑한숲

잃고나서야처음으로알게된다
헛간
말벌덫
이야기
고향(“전에도종종나는이길로가곤했었다”)
숲아래에서
건초만들기
개울
물방앗물
나는전에는그땅을결코본적없고
교수대

Ⅲ오직어둡고이름없고끝없는가로수길뿐
아름다움
노인풀
미지의새
표지판
언덕을넘어
고향(“끝은아니지만”)
새집
바람과안개
우울
광휘
사시나무들
애기똥풀
비가내리고
어떤눈들은비난한다
어느이른아침에
처음내가여기왔을때는
분신(分身)

Ⅳ그는이대문,이꽃들,이수렁만큼이나영국적이에요
집시
5월23일
여자를그는좋아했다

바람에실려

Ⅴ나는잠의국경에이르렀다
올빼미
추도시(1915년부활절)
수탉울음소리
이건사소한옳고그름의문제가전혀아니다
눈물


2월오후
고향(“아침은맑았고”)
벚나무들
해가빛나곤했다
겨리말의놋쇠머리테가
가고,또다시가고
소등(消燈)
저어둠속눈밭위로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시인에드워드토머스(EdwardThomas)는1917년4월9일,프랑스전장(戰場)에서적의폭격으로사망했다.그는시인로버트프로스트의권유로1914년12월첫시「바람에실려」를발표한이래,2년반이채안되는기간에144편의시를썼다.

시인토머스가길지않은생애내내,애정으로지켜보았던,가장자주자신의시속에등장시켰던영국시골의자연,풍경,계절,날씨,크고작은동식물,사람,전통들은아주빠르게변해가고거개가사라져갔다.어쩌면지금,이곳에서다시읽는,시집속여러시들은사라진것에대한애도의기록이라고도볼수있다.

특히여러시속에서주연으로,조연으로,또는단역으로출현하는온갖풀과꽃과나무등식물들―페리윙클,쐐기풀,스노드롭,너도밤나무,가시나무,개암나무,물푸레나무,분홍바늘꽃,노간주나무,자작나무,가시금작화,까치밥나무,산사나무,산쪽풀,호랑가시나무,딱총나무,노인풀,야생자두나무,사시나무,애기똥풀,선옹초,황새냉이,곽향초석잠,크로커스,그리고벌레와새등갖은동물들―올빼미,휘파람새,정원솔새,칼새,딱새,댕기물떼새,다마사슴,황조롱이,겨우살이지빠귀,오색방울새,굴뚝새,검은지빠귀,쇠물닭,붉은가슴울새,찌르레기들은그이름만으로도설레고매력적이고아름답다.시속에서낯설고매혹적인그이름들을찾아보고,어떻게놓여있는지,어떤소리를발하는지를살펴보는재미도쏠쏠하다.

1912년에영국으로건너온미국시인로버트프로스트(RobertFrost)와의만남은토머스에게시인으로서의삶을열어준중요한계기가되었다.1913년10월에런던의문인모임에서의첫만남이후,당시이미비평가로서명성을얻고있었던토머스는이듬해발간된프로스트의두번째시집『보스턴의북쪽』에관한세편의서평을발표했다.1914년8월토머스는가족과함께글로스터셔주에있는프로스트의집근처에서휴가를보내면서긴시간동안함께숲과들을산책하고시와삶과자연과임박한전쟁에관한이야기를나누며깊은우정을쌓았다.이시선집에수록된토머스의「해가빛나곤했다」와프로스트의널리알려진「가지않은길」은이시기동안의두사람의산책을배경으로삼고있다.

토머스의산문에서시적특질과가능성을읽어낸프로스트는그에게산문의리듬을살려시를써보라고권했고,토머스는12월에첫시「바람에실려」를쓴후전사하기까지2년반이채안되는기간에144편의시를썼다.

이시선집은토머스의시예순여섯편을그제재와형식을고려해다섯갈래로나누었다.1부의시편들에는영국인의성격과삶에큰영향을미친날씨와계절의변화에대한토머스의예민한감수성이잘드러나있다.2부의시편들은영국특유의삶과정경을섬세하게포착한다.소박하면서도섬세한1,2부의시편들은산업화로인해급속히본래의모습을잃어가는영국전원의자연과전통에대한토머스의애정어린관심의폭과깊이를보여준다.그에게풍경과자연은단지응시의대상이아니라그의몸과마음속으로들어와기분과감수성에복합적인영향을미치는존재였다.3부의시들은자신의“과거의행복과슬픔의원천”을끈질기게추적하는한고독하고우울한자아의모습을그린다.이시들에서토머스자신의어두운과거는어디에도속해있지않은,그래서소외감을느낄수밖에없는자신의현재를성찰하는한수단으로기능한다.4부에는토머스가흥미를느꼈던몇몇인물에관한시가실려있다.이시들에그려진이들은하나같이사회의주류에서벗어나있지만전원의풍경및전통과밀착된자신들만의삶의방식을통해매력적인활력과항구성을보여준다.

전쟁은이런인물들이대표하는문화와삶의방식들에대한심각한위협이자타격이아닐수없다.5부에실린시들은자신의조국인영국과영국인들의삶에어두운그림자를드리우기시작한전쟁에대한토머스의상념과감정을다채롭게표현한다.토머스는윌프리드오언(WilfredOwen)이나시그프리드서순(SiegfriedSasoon)과는달리전쟁의경험이나그로인한정신적외상을직접다루지는않는다.사실상당기간국내에서독도법교관으로복무했던그는참호전을치르는보병이아니라포병으로짧은기간동안전선에배치되었고,더욱이중년기에입대했기때문에이른나이에입대한다른전쟁시인들과는다른반응을보일수밖에없었을것이다.토머스는전쟁으로고통받는이들과전쟁의국지적여파에관한자신의느낌을무척절제된방식으로표현한다.

시집에수록된시들중특히「키큰쐐기풀들」,「장원의농가」,「애들스트롭」,「노인풀」,「사시나무들」,「집시」,「여자는그를좋아했다」,「롭」,「올빼미」,「벚나무들」,「해가빛나곤했다」,「겨릿말의놋쇠머리테가」들을눈여겨보았으면좋겠다.그중「롭(Lob)」은,힘들이지않고느릿느릿걸어가는듯한2행연구(聯句)형식으로쓰였는데,대지와밀접하게연관된풍경과민담속에서긴시간을통해진화해온한신화적인물을흥미롭게그리는가운데영국적전통의활력을긍정하고있는토머스의야심작이다(참고로「롭」전문은미리보기에수록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