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재료 (김리윤 산문집)

부드러운 재료 (김리윤 산문집)

$18.00
Description
『투명도 혼합 공간』(문학과지성사, 2022)의 시인 김리윤의 첫 산문집
이 책 『부드러운 재료』는 사진, 그림, 조각, 영화, 전시, 퍼포먼스, 책, 그리고 온갖 곳에 흩뿌려진 말과 글을 재료 삼아 작성된 글모음이자, 장르를 특정하지 않은 글쓰기이다. 수록 글들은 서간문, 가상의 인터뷰, 시, 각주에서 출발한 글, 전체 글을 재료로 한 시 등 다양한 모양을 취하고 있다.
저자

김리윤

저자:김리윤

목차


들어가며

안팎은다시배치된다
자연성
감정과형상
《새손》을위한작업노트
깨끗하게씻은추상
「깨끗하게씻은추상」을위한메모또는씻은손일지
새손으로
새얼굴로
투명도혼합공간

유리의부드러운의지
유리상태
전망들―장면의자락
감정의자연스러운상태
우리의여기의이것의

부드러운입구
듀얼영원
미만의미정
두려움과함께보기
구하는잠
손에잡히는
가용공포
소진되지않는덩어리
얼굴의물성
언제나신선한프레임
표면을뒤집으며떠다니기
불투명한빛을투명하게걸어두기
가변테두리의사랑

나가며―부드러운재료

출판사 서평

“투명하거나부드러운것,희미하거나사라짐에가까운상태를물질이라부를수있을까?우리는그것을어떻게어루만질수있을까?『부드러운재료』는만져지지않은것들의물성을기록하기위해그것들을다시본다.저자는단한겹의설명으로는가닿을수없는것들을위한추상,어떤영구함을지켜주는딱그만큼의추상에대해이야기한다.”-소리그림북토크안내글

“관람자로서내가마주하는것들을재료삼아부드러운입구를만들고무엇이든될수있음을향해나아가는글쓰기.”입구는부드럽다.많은경우입구가출구를겸할수있다는점에서특히그렇다.재료들은언제나완성이라는지점을향해움직이는것같지만그곳이어디인지는아무도모르며그곳은언제든지바뀌거나사라질수있는곳,가변성이라는성질자체로존재하는‘것’에가까운무엇이다.

이책은사진,그림,조각,영화,전시,퍼포먼스,책,그리고온갖곳에흩뿌려진말과글을재료삼아만들어졌다.서간문,가상의인터뷰,시,주석을출발삼은글,전체글을재료로한글등다양한형식을취한다.글에서는그밖에잠과꿈과창문과유리와소리(음악)와눈과비와얼굴과빛등이주요하게등장하고재료로다루어진다.그중어떤글은격렬한사랑의기록이기도하고,어떤글은가라앉은슬픔의기록이기도하다.특히「미만의미정」,「두려움과함께보기」,「소진되지않은덩어리」,「표면을뒤집으며떠다니기」는좀더눈여겨보았으면한다.이책에등장하는재료들,책의저자가불러낸재료들은아래와같다.

로니혼의유리조각연작,장희진의앨범《MeandtheGlassbirds》,샹탈아케르만의영화〈브뤼셀에서의?60년대말의소녀의초상〉,
김유자·박보마·이나하·함혜경의단체전《Summerspace》,
펠릭스곤잘레스-토레스개인전《Double》(2012)의일환으로서울시내곳곳의전광판에설치된작품〈무제〉중태평로빌딩과명동신세계백화점맞은편중앙우체국설치물,2023년5월에본같은장소의풍경,그리고이승훈의시「10년」,
아피찻퐁위라세타쿤의〈블루〉와〈에메랄드〉,데릭저먼의〈블루〉와‘국립현대미술관서울필름앤비디오상영관’이라는공간,
볼프강틸만스의전시《Tolookwithoutfear》중에서사진〈Wake〉,이민휘의앨범《미래의고향》,존애시버리의시「HowtoContinue」,
샬롯웰스의〈애프터썬〉,아피찻퐁위라세타쿤의〈메모리아〉,로이스파티뇨의〈삼사라)의각각한장면,
조이레너드의〈StrangeFruit〉와그가이작업에관해작성한문서,
줄리머레투의SFMOMA커미션작업〈HOWL,eon(I,II)〉과하이디부허회고전《하이디부허:공간은피막,피부》,
이미래의〈같이있고싶다고〉,
《권진규탄생100주년기념-노실의천사》에서본권진규의조각〈도모〉,
《젊은모색2023:미술관을위한주석》,
앤카슨의『플로트』,
오희원개인전《Raysblooming》,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기획전시《무브망-조각의선》등.

전시,영화,사진,조각,책,공간등물질로서의재료들은더이상문서작성당시의상태로존재하지않는다.이제그것들은그곳에없다.하지만그것들을재료삼아작성된각각의글이존재한다.독자들은그것들을재료삼아자기만의부드러운사유,부드러운글을써볼수도있겠다.

“책을쓰는동안재료의부드러움은물성에대한형용사가아니라재료라는범주자체의성질에대한형용사라는사실을다시알게되었다.그부드러움이‘재료’라는말이가진기호로서의테두리마저헝클어뜨린다는사실도알게되었다.그리하여재료라는범주자체를물성과무관하게부드럽게유동하는성질의것으로변화시킨다는것을.재료는어떤결과물을위해준비된물질이라기보다어떤결과물도향하지않는물질이다.그러다문득어떤형상을이루고,형상인채로다시재료가되는물질이다.종이라는물질,책이라는사물위에잠시고정된배치를갖게된이책의언어들처럼.이책역시다시재료가될것이며,이미재료이기도하다.”-「나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