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두 루푸는 말이 없다 (침묵의 피아니스트를 그린 20가지 데생 | 양장본 Hardcover)

라두 루푸는 말이 없다 (침묵의 피아니스트를 그린 20가지 데생 | 양장본 Hardcover)

$20.00
Description
인터뷰나 녹음을 일절 거절하고 2019년 6월 은퇴한 뒤, 2022년 4월 세상을 떠난 ‘침묵의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의 음악과 사유, 인간적 면모를 담은 『라두 루푸는 말이 없다』가 출간되었다. 시프, 바렌보임, 정경화, 조성진, 벨저뫼스트, 마이스키, 케펠레크, 바부제, 괴르너, 카사르, 이설리스 등 루푸와 음악하고 교류했던 음악가와 조율사, 매니저, 작가 20인이 전하는 생생한 증언이, ‘음악가의 음악가’ 라두 루푸를 다각적으로 조형한다. 쇼팽 콩쿠르에 나가 긴장감에 침울해하던 조성진이 루푸의 전화 응원을 받고 감격한 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연주회 인터미션 때 대기실에 모여든 클리블랜드 관현악단 단원들이 감격에 겨워 운 일, 모스크바의 파티에서 존 오그던의 연주를 듣던 루푸가 아래층의 다른 피아노를 옮겨 와 협연한 일 등, “음악 그 자체”였던 라두 루푸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자기를 좀체 드러내지 않았던 ‘신비한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에 관한, 책으로는 유일무이의 귀중한 자료이다.
저자

이타가키지카코

저자:이타가키지카코
오차노미즈여자대학교를졸업했다.1988년에주식회사KAJIMOTO(구가지모토음악사무소)에입사해국내외아티스트의매니저와라폴주르네음악제의제작실장으로일했다.2019년퇴사이후합동회사노벨레테를설립했다.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종합문화정책학부에서강사로근무중이다.

역자:김재원
부산대학교,일본와세다대학교대학원문학연구과석사과정을졸업한후번역가로활동중이다.옮긴책으로다자이오사무전집중『유다의고백』,『생각하는갈대』,우치다ㅤㅎㅑㅅ켄의『당신이나의고양이를만났기를』,나쓰메소세키의『나쓰메소세키서한집』,나카야마가호의『흰장미의심연까지』,무라타사야카의『신앙』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1부20인의인터뷰와기고로듣는라두루푸이야기
[언드라시시프]루푸에게바친다
[미샤마이스키]라두와의만남은아주귀중했고,함께음악을만들어가는시간은특별했습니다
[보리스페트루샨스키]모스크바에서쌓은루푸와의추억은제기억속깊이새겨져있습니다
[안케펠레크]첫음을듣는순간마음속에퍼진감동과감탄을평생잊을수없을것입니다
[정경화]라두가연주하는음악의마법이가진힘에의해듣는이의영혼은하늘로날아갑니다
[디디에드코티니]친구로서,녹음을싫어하는라두를더이상괴롭히고싶지않습니다
[제시카나스미스&로빈럭]인터뷰를하지않는이유―“무언가할수있는말이있다면
오직음악을통해서만하겠다”
[루크거스리]셀수없이들었던라두의‘노래’너무충격을받아피아노앞에앉을수없게된적도있습니다
[제니보겔]자칫잘못하면공연캔슬,꽁꽁얼어붙은뉴욕에서했던밤산책
[헬렌터너]자긍심높은완벽주의자.그러나매니저를힘들게하는사람은아니었습니다
[다니엘바렌보임]라두와는음악을통해서로를잘이해하기때문에특별한친근감을느낍니다
[프란츠벨저뫼스트]라두와공유한‘아름다움을추구하는법’우리는음악적으로서로를이해했습니다
[필리프카사르]라두루푸가작은목소리로전해주는내부세계의풍경
[장에플람바부제]인생에서방황하던제게라두가가르쳐준음악철학
[미헐브란제스]그것은피아노의소리가아니라‘라두루푸의소리’입니다
[넬손괴르너&루수단괴르너]매력과발견으로가득했던조언.그의말은모두제마음속에새겨져있습니다
[율리아나아브제예바]라두의러시아어는아주풍부합니다.이야기를잘들어주고,늘무언가를주는사람이에요
[조성진]“가르치진않아,들을뿐이지.”―로잔에서의레슨
[스티븐이설리스]라두루푸와함께한여행의궤적
[엘리자베스윌슨]라두루푸―모스크바에서보낸학생시절추억을더듬으며

2부라두루푸를향해

이야기를끝맺으며
라두루푸연보

출판사 서평


먼저고백하겠습니다.이세상에현존하는모든피아니스트중당신만큼제게깊은감동을준사람은없습니다.-언드라시시프,피아니스트

라두의음악은각별합니다.음악이그의손을거치면마법적인힘을갖게되고,듣는이의영혼은하늘로날아갑니다.그러면서도한없이인간적이며믿기힘들만큼간결하지요.-정경화,바이올리니스트

제게가장어려운곡은[슈베르트의]마지막소나타21번B플랫장조입니다.이B플랫장조소나타는제게아주특별한곡으로,죽기전에딱한곡의음악을들을수있다면라두의연주로이곡을듣고싶습니다.-조성진,피아니스트

많은피아니스트가제게‘라두같은소리를만들수있는지’를묻습니다.(…)제가두달동안피아노한대에매달려준비한다고한들그누구도라두같은소리를내지는못해요.그건피아노의소리가아니라‘라두루푸의소리’거든요.-미헐브란제스,피아노조율사

그는청중을의식하지않고청중에게로다가가그들을무대로데려옵니다.그렇게함으로써당신만을위해연주하고있다는느낌을주는거죠.-다니엘바렌보임,지휘자·피아니스트

저는그때말문이막혀제가느낀모든감정을라두에게하나도전할수없었습니다.순식간에평생의팬이된것입니다.-엘리자베스윌슨,작가·루푸의첫번째아내

‘침묵의피아니스트’라두루푸에다가가는
그리움과경의,사랑과우정,열정과환희의여정

인터뷰나녹음을일절거절하고2019년6월은퇴한뒤,2022년4월세상을떠난‘침묵의피아니스트’라두루푸의음악과사유,인간적면모를담은『라두루푸는말이없다』가출간되었다.시프,바렌보임,정경화,조성진,벨저뫼스트,마이스키,케펠레크,바부제,괴르너,카사르,이설리스등루푸와음악하고교류했던음악가와조율사,매니저,작가20인이전하는생생한증언이,‘음악가의음악가’라두루푸를다각적으로조형한다.

머리와수염을길러,음반을처음본소년조성진이브람스를닮았다고생각한라두루푸는‘은둔형예술가’로세간에인식된다(국내에는‘조성진이가장존경하는피아니스트’로알려져있다).루푸는오직그순간을위해연주하길좋아했고연주를녹음해음반을통해다른시공간에서재현하는것엔회의적이었다.『라두루푸는말이없다』는다른이가구현할수없는자기만의소리를내면서도자기를좀체드러내지않았던‘신비한피아니스트’라두루푸에관한,책으로는유일무이의귀중한자료이다.인터뷰를거의남기지않은루푸에다가가는책의여정은말대신‘이야기’로가득하다.음반을많이남기지않은루푸를되살리는책의여정은절대잊히지않아영원한,음악적‘순간’에다다른다.독자가음악을듣고싶게,음악을하고싶게만드는책이다.

음악에관한루푸의능력은음악계에서도손꼽힐만큼특별했다.마법같은피아노연주실력과경이적인암보능력,피아노파트는물론이고오케스트레이션을숙지하는능력까지.하지만그의아름다운음색과독특한레가토를언어로설명하기란불가능하다.이책에서루푸와함께했던정상의음악가들과동료들이소개하는특별한‘이야기’들은그들이목격하고간직한그순간의감동을기어이되살린다.브람스피아노소나타연주가끝난뒤무대뒤를찾아갔다가루푸앞에서울고있는알프레트브렌델을본일,베토벤피아노협주곡연주회인터미션때클리블랜드관현악단단원들이대기실에모여함께운일,모스크바의파티에서존오그던의<랩소디인블루>연주를듣던루푸가피아노를찾더니아래층의피아노를옮겨와협연한일등,마치같은공간에서그장면을목도하는듯한감흥을준다.

루푸는예술가들이대개그러하듯본업에관해서는예민했지만,그밖의영역에서는소탈하고자상한사람이었다.그는조성진을포함해여러후배연주자의고민을진심으로들어주는선배였고,에이전시사무실직원모두에게농담을건네느라2층까지올라오는데긴시간이걸리는동료였다.책에는연주회를앞두고도윔블던테니스중계방송이보고싶어피아노위에작은TV를올려놓고연습한일화도나온다.물론모국인루마니아의정치적현실과냉전중인국제정세때문에고난을겪은이야기도등장하지만,루푸는긍정적이며활력넘쳤고의연하게위기를헤쳐나왔다.

라두루푸의일본담당매니저로일했던엮은이이타가키지카코는루푸의고별무대가된2019년루체른공연다음날,이책의출판을허락받았다.“친애하는지카코,나는물론아무이야기도하지않겠지만,자네가하고싶다면맡기도록하지.좋은성과가있길빌어.”그후세계곳곳에거주하는20여명의인터뷰와기고를엮어책을완성했다.1부는시프,바렌보임,조성진등쟁쟁한음악가들과음악계동료들,특히루푸와모스크바음악원동문이며음악전기작가인첫번째아내엘리자베스윌슨의글을포함한20인의글과인터뷰,2부는음악칼럼니스트아오사와다카아키라의평론으로구성돼있다.또한유족이제공한비공개사진을포함해40여컷의도판자료와루푸의연대기가정리된연보가수록되어있다.

책속에서루푸를그려내는증언들은각자의기억에기반하고,그것은과거어느순간에관한작은조각으로이뤄져있다.이작은조각들을조합해루푸의최종인상을구축하는마지막주체는결국독자이다.달리말하면『라두루푸는말이없다』는하나의악보이다.그안에음표같은단서가있고,독자는연주하듯그것들을읽어내는것이다.한권의전기를읽고그사람의삶을다이해했다고믿는건쉽고도위험한일이다.그러나이책은선형적인구조의전기보다훨씬자유롭게독자스스로다가가겹쳐보게,해석하게한다.

『라두루푸는말이없다』는“음악이묵는집”“음악이이세상에머물때의거처가되는음악가”곧“음악그자체”였던라두루푸를통해,음악이라는예술에깃든감흥뿐아니라모든이가간직하고지키고싶어하는그리움경의사랑우정열정환희를전한다.소리를낼뿐아니라이내사그라지는잔향과그뒤의고요와적막까지음악이되게한루푸의마법같은‘터치’처럼,그가마지막연주를한지6년,세상을떠난지는3년이지나지금우리에게,깨뜨리기싫은침묵같은긴여운이전해져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