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 시대에 속한 온갖 찬란하고 기이한 작품 가운데
비숍의 시야말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시, 조금도 질리지 않고 읽는 시이다.”
- 제임스 메릴, 시인
비숍의 시야말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시, 조금도 질리지 않고 읽는 시이다.”
- 제임스 메릴, 시인
엘리자베스 비숍(1911~1979)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시 전집 『우리는 내륙으로 질주한다』(Poems, 2011)가 봄날의책에서 출간됐다. 이 책에는 비숍이 생전에 출간한 네 시집에 실린 모든 시뿐만 아니라, 출판되지 않은 작품, 후기 시, 미발표 친필 원고까지, 100여 편의 시만을 발표해 과작의 시인으로 알려진 비숍의 1933년부터 사망 때까지의 거의 모든 시가 망라되어 있다.
한국어판 제목 “우리는 내륙으로 질주한다”는 비숍이 브라질 시기 초반에 쓴 시 「상투스에 도착」(1952)의 마지막 구에서 온 것으로, 그 자체로 아름다우면서 비숍 시의 정수가 담긴 구절이다. ‘내륙’(the interior)으로 옮긴, 내부 또는 내면이라고도 읽을 수 있는 시어와 ‘질주한다’(driving)라는 동적인 표현이, 내향적이면서 급진적이고 일생 여행자이면서 ‘집’을 갈구한 비숍을 말해주는 듯하다. 비숍의 시는 겉보기에는 대개 지리와 자연 풍경을 출발점으로 삼지만, 점차 ‘내륙(내면)으로 질주’하며 “지식과 인식, 사랑과 고독, 혼돈을 통제하는 형식의 가능성/불가능성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탐색”해 나간 것으로 평가된다.
1956년 퓰리처상, 1970년 전미도서상 등을 수상한 ‘유명’ 시인 비숍의 작품 세계는 사후 발굴된 편지와 미발표 원고, 전기와 비평을 통해 그의 레즈비언 정체성이 드러나면서 더 확장되었다. 에이드리언 리치는 1983년에 나온 비숍 전집에 부친 한 비평에서 “지금에야 비로소 우리는 비숍을 남성 시인의 정전에서 인정받은 소수의 ‘예외적’ 여성으로서만이 아니라, 여성이자 레즈비언 전통의 일환으로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라고 평한다. 리치는 이 글을 통해 ‘남성’ 문인으로부터 절제와 경계심을 칭송받으며 ‘여성적’ 글쓰기를 지향한 것으로 평가되던 비숍을, 위계와 경계성을 의식적으로 탐색한 국외자, 외부자, 주변인으로 위치시켰다. 비숍은 2008년에 라이브러리오브아메리카(Library of America)가 출판한 최초의 여성 시인으로 ‘이름’을 올렸고 2012년엔 미국 우표에 ‘얼굴’을 올리며 미국 현대문학의 아이콘으로 남았다. 비숍의 시는 단지 ‘훌륭한’ 수준이 아니라 ‘정직하고 용기 있는’ 작품으로 재평가되었다.
한국어판 제목 “우리는 내륙으로 질주한다”는 비숍이 브라질 시기 초반에 쓴 시 「상투스에 도착」(1952)의 마지막 구에서 온 것으로, 그 자체로 아름다우면서 비숍 시의 정수가 담긴 구절이다. ‘내륙’(the interior)으로 옮긴, 내부 또는 내면이라고도 읽을 수 있는 시어와 ‘질주한다’(driving)라는 동적인 표현이, 내향적이면서 급진적이고 일생 여행자이면서 ‘집’을 갈구한 비숍을 말해주는 듯하다. 비숍의 시는 겉보기에는 대개 지리와 자연 풍경을 출발점으로 삼지만, 점차 ‘내륙(내면)으로 질주’하며 “지식과 인식, 사랑과 고독, 혼돈을 통제하는 형식의 가능성/불가능성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탐색”해 나간 것으로 평가된다.
1956년 퓰리처상, 1970년 전미도서상 등을 수상한 ‘유명’ 시인 비숍의 작품 세계는 사후 발굴된 편지와 미발표 원고, 전기와 비평을 통해 그의 레즈비언 정체성이 드러나면서 더 확장되었다. 에이드리언 리치는 1983년에 나온 비숍 전집에 부친 한 비평에서 “지금에야 비로소 우리는 비숍을 남성 시인의 정전에서 인정받은 소수의 ‘예외적’ 여성으로서만이 아니라, 여성이자 레즈비언 전통의 일환으로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라고 평한다. 리치는 이 글을 통해 ‘남성’ 문인으로부터 절제와 경계심을 칭송받으며 ‘여성적’ 글쓰기를 지향한 것으로 평가되던 비숍을, 위계와 경계성을 의식적으로 탐색한 국외자, 외부자, 주변인으로 위치시켰다. 비숍은 2008년에 라이브러리오브아메리카(Library of America)가 출판한 최초의 여성 시인으로 ‘이름’을 올렸고 2012년엔 미국 우표에 ‘얼굴’을 올리며 미국 현대문학의 아이콘으로 남았다. 비숍의 시는 단지 ‘훌륭한’ 수준이 아니라 ‘정직하고 용기 있는’ 작품으로 재평가되었다.
우리는 내륙으로 질주한다 (양장본 Hardcover)
$2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