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마이 보이스

헬로 마이 보이스

$16.80
Description
나는 되찾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말함으로써
미온으로 남아 사라지지 않는 마음의 이야기
‘이런 데 있기 싫어.’ 퇴근길에 키와가 발견한 메시지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 하루키의 글씨체를 쏙 빼닮아 있었다. 하루키에게 직접 캐물을 수도, 남편에게 상의할 수도 없는 키와는 하루키가 허락 없이 드나들던 돌봄센터 ‘애프터스쿨 가네’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센터장 가나메와 함께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키와는 잊고 있었으나 저버려선 안 될 마음을 향해 한 발을 내딛는다.
여성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일본 문학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데라치 하루나의 『헬로 마이 보이스』는 돌봄센터라는 생소한 공간을 중심에 내세운다. 주인공 키와는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통해 오히려 타인의 시선에 휘청이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집안일은 내팽개친 지 오래인 데다 이야기도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 남편, 천천히 멀어져 버린 아들, 그리고 학부모들을 비롯해 동네 사람들 간에 오가는 수군거림. 무엇보다 한동네에서 오래 살았기에 괜한 분란은 만들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속마음을 꾹꾹 참아온 자신. 키와는 과연 오랫동안 반복되어 온 악순환을 끊고 자기 생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저자

데라치하루나

1977년사가현에서태어나현재오사카에거주중이다.회사생활과주부생활을병행하며글을쓰기시작했다.가명으로문학상에응모한작품이제29회·제30회다자이오사무상,제10회일본러브스토리&엔터테인먼트대상후보에올랐고2014년『비올레타』로제4회포플러사소설신인상을받으며데뷔했다.저서로는『같이걸어도나혼자』,『오늘의벌꿀,내일의나』,『어른은울지않는줄알았다』,『희망의행방』,『물을수놓다』등이있다.여성을향한따뜻한시선으로일본문학계에서많은주목을받고있다.

목차


딸기
멜론소다
마블초콜릿
웨하스
토마토와사과
박하

출판사 서평

***독서미터선정‘읽고싶은책1위’***

“당신마음의목소리는제대로닿았는가?”
몰이해의시선을꿰뚫는단한편의소설

“나는되찾고싶었는지도모른다.씀으로써.”35살부터소설을쓰기시작한데라치하루나는왜소설을쓰기시작했냐는질문에이렇게답한다.무엇을어떻게되찾고싶은지에대해서는의견이분분할지몰라도,타인과의무수한관계속에서점점잊어가고잃어가는것이있다는점에대해서는많은사람이동의할것이다.데라치하루나의『헬로마이보이스』는오랫동안자기안에서반복되어온내면의목소리를비춘다.돌봄센터라는공간을중심으로일어나는사건들은어쩐지낯설지않고,오히려주인공인키와의눈앞에이미일어났어야했을일들을재조명하는느낌이다.괴로워잊고자했으나그럼에도잊을수없는나의잃어버린목소리는무엇일까.어디를향해있는걸까.이소설은아득한도착의지점을향해천천히나아간다.

▣이용료를내지않은아이들도들어갈수있는돌봄센터

역앞가나토(鐘音)빌딩2층에‘애프터스쿨가네(鐘)’라는간판이걸려있었다.목요일정오였다.
-본문중에서

한가정의아내이자엄마인키와는어느날동네에돌봄센터가생긴다는소식을듣는다.이센터의이름은‘애프터스쿨가네’로,대대로의사직을물려받았던가나토집안의둘째아들이운영을맡았다고한다.안정적인직업이아닌돌봄센터설립을선택한둘째아들‘가나메’를두고마을사람들은괴짜라고일컫는다.얼마후소문의중심에있던‘애프터스쿨가네’에서직원을모집한다는공고가붙고,키와는우연처럼그곳에서일하게된다.어쩐지이곳은이상하다.이용료를내지않은아이들도들어갈수있단다.센터장가나메에게그래도되는거냐고물어보자들려오는답변은“뭐,그렇긴한데요,그래도.많아야더재밌잖아요.”라는말뿐이다.어쨌든키와는하교시간에맞춰아이들을데리러가고,어려운숙제를함께고민해주고,같이간식을만든다.부모가제대로신경써주지않는것같아유독눈에밟히는아이도있다.다른사람과의갈등을최소화하기위해이제껏마음을죽이고살았던키와는,점점자신이목소리를냄으로써할수있는일도있음을깨닫는다.

▣어디까지말할수있으며,어디부터말할수없을까

몇년전‘모든여성이활약하는사회’란말을보았을때느낀,뭐라형언할수없는그지긋지긋한기분.공부며일이며,결혼과출산과육아와가사와그외기타등등.이것저것죄다짊어진것도모자라‘활약’까지목표해야하나싶어망연자실했었다.
“대단해,대단해,치켜세우면서여자한테뭐든다짊어지우려는느낌이야.”
-본문중에서

키와는자신이맡은역할에충실하게살아가는인물이다.밥을차리고빨래를널고아들의등하교를챙긴다.학부모들과의인맥관리도놓칠수없다.다른사람눈에‘아이에게무관심한부모’로비쳐지는것도싫다.그렇다고일을쉬면살림은더힘들어질것이다.일,가정,육아모두놓칠수없는상황속에서키와는입을꾹다문다.엄마의희생을당연시하지만돌봄노동을노동으로인정하지않는사회의여성은무언가를요구할수도보상받을수도없다.이소설은노력이나수고를인정받지못하는인물의현실을그리는동시에,그인물역시생각해보지못했던타인의삶을비추는데앞장선다.ADHD인아이를기르는쓰츠미씨부부,이혼후아버지와둘이살게된유키노,학부모들사이에서‘우두머리’로군림하지만결국소설의끝자락에서예상치못한종국을맞게되는오카노씨까지.

이해라는선안에서우리는어디까지말할수있고또어디부터말할수없을까.『헬로마이보이스』에서일어나는일련의사건들은유기적으로엮여인물이어느한지점에서감화할수있도록돕는다.인물이느끼는감정을따라서답답해하고막막해하는과정자체에서독자들은이소설이줄수있는유일한진실앞으로성큼성큼나아가는셈이다.

▣비로소용기의목소리가모일때‘돌봄’은완성된다

4월이되면‘애프터스쿨가네’는1주년을맞는다.얼마나가겠느냐며심술궂은소문이나돈‘애프터스쿨가네’가,되도록오래오래존재하기를.새해첫참배때키와는그렇게빌었다.험담하는사람들에대한반발심도있지만그런마음뿐이지는않다.집도학교도아닌장소,아이들과관계된어른은많은편이좋다.사람수가아닌사람의종류가많아야한다.그래야‘사람은저마다다르다’는사실을어려서부터깨달을수있다.다르기때문에서로를존중해야한다고말이다.적어도키와는하루키가그사실을알았으면했다.그리고그건키와혼자서가르칠수있는일이아니었다.
-본문중에서

결국이소설은두가지를제공한다.첫째는자기목소리를실재의형체로만드는용기.둘째는타인에게도목소리가되지못한마음이있음을헤아리게하는이해의상상력.내가가진용기를바탕으로누군가를위하는목소리를낼때이세계는바뀔수있지않을까.

돌봄센터‘애프터스쿨가네’가오래존재하기를비는키와의기도역시아이와어른모두를향한다.아이들이더좋은환경에서자라길바라며,그렇게될수있게어른은협조해달라는것이다.키와는그러한유토피아의실현을위해서는어른역시‘내가나인채로’살아갈수있어야한다는사실을알고있다.결국그녀의희망은나자신과나를둘러싼세계가조금더다정해지길바라는마음으로수렴된다.자신에게조차솔직하지못하던키와가‘애프터스쿨가네’를통해변화했듯이,비로소용기의목소리가모일때내자신을향한돌봄과남을향한돌봄은합일할수있다.그렇게해야만진정한의미의‘돌봄’은완성될수있을것이다.

『헬로마이보이스』는차갑지도뜨겁지도않은온도로남아이모든것을찬찬히들여다볼수있게해주는책이다.당신내면의안녕을살피는세심한책의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