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거리 (야마시타 히로카 장편소설)

욕지거리 (야마시타 히로카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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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욕을 뱉는 건 나였지만, 욕보인 것은 나의 삶이었다
뱉으면 뱉을수록 초라해지는 삶에 대하여
유메는 친절하지만 고집 있는 엄마 키이짱과 90세 고령의 할머니와 살고 있다. 할머니는 바람 나서 이혼하고 따로 나가버린 아빠 유이치의 어머니로, 유메에겐 친할머니인 셈이다. 전 남편의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키이짱의 노력을 알고 있는 할머니는 그럴수록 더욱 안하무인, 밉살맞게 행동한다. 고령인 탓에 하루라도 사건 사고 없이 조용히 넘어가는 법이 없다. 그럴 때마다 고생하는 건 할머니의 아들 유이치가 아닌, 자신의 엄마 키이짱이라는 사실이 유메는 끔찍하게도 싫다. 유메는 키이짱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참지 않고 소리치며 욕을 뱉어 현실에 대항해 보지만, 변하는 것은 없다. 아무리 뱉고 뱉어도 남아 있는 것은 결국 상처받는 자신일 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과장 없는 문체로 있는 그대로의 처참한 현실을 그려낸 이야기.
저자

야마시타히로카

(山下紘加)
1994년도쿄에서태어났다.2015년『돌(ドール)』로제52회문예상을수상하며등단했고,그밖의작품으로『크로스(クロス)』,『에러(エラー)』등이있다.2022년『욕지거리』로제167회아쿠타가와류노스케상후보에올랐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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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제167회아쿠타가와상후보작!
“내가쓰는소설은반드시끝을맞이하고
좋게든나쁘게든결말이나지만,현실은그렇지않다.
끝없이이어지는것이다.”

『욕지거리』는제167회아쿠타가와상후보작으로오른작품이다.작가야마시타히로카는2015년『돌(ドール)』로등단하여집필활동을이어왔고,이작품으로아쿠타카와상후보작에처음선정되었다.제167회아쿠타가와상은처음으로다섯편의후보작이전부여성작가의작품이었다는점에서더욱주목을받았고,그중『욕지거리』는현실적인이야기로공감을불러일으킨다는호평을받았다.

▣지긋지긋한현실속나를보호하는유일한수단,‘욕지거리’

유메는90세고령의할머니와엄마키이짱과함께살고있다.할머니는아빠유이치의어머니로,유메에게는친할머니인셈이다.바람이나다른살림을차렸으면서도,전아내인키이짱에게엄마를맡기고떠난것과다름이없다.아빠유이치의답없는행동으로인해기이한형태의가족이되어버린세사람은하루도조용할날없이빠듯하게살아간다.유메네집은할머니를중심으로모든것이맞춰져있다.키이짱은할머니를위해서라면무엇이든다들어주고자한다.그런친절과배려를아는할머니는더욱안하무인,제멋대로굴며키이짱과유메를괴롭게한다.유메는키이짱을지키기위해할머니와아빠에맞서서욕지거리를한다.키이짱을따라할머니를돌보고,생활비를제때주지않는아빠를쫓아다녀야만한다.꿈많은유메는또래의친구들만큼만자신이평범하기를바라지만,유메가지고있는짐은유메의젊음과꿈을갉아먹을만큼버겁고무겁기만하다.
욕지거리는유메가자신을보호하는수단이되었다.유메는불합리한상황속에놓일때마다상대에게욕을내뱉는다.키이짱에대한고마움은일절알지못하고아들만찾는할머니와지독하게도할머니를돌보는일을고집하는키이짱,여전히이집식구들은뒷전인유이치,그리고자신의유일한탈출구가되어주는남자친구까지.유메는더이상참지않고따지고욕을한다.

▣꺼내면꺼낼수록아프고내뱉으면내뱉을수록초라한,‘사랑’

그러나유메는욕을하면할수록비참해지고상처받는것이사실은스스로라는것을알고있다.이가족을욕하는일은제얼굴에침을뱉는행위라는것을알고있다.그리고왜자신이그들을욕하는지,이욕지거리의이면에진정으로바라는것이무엇인지조차알고있다.유메의기억속에는그들에게받은,단한번이어도절대잊을수없는상처가있지만,그만큼그들을사랑했던순간도많을것이다.아프고나쁜것은아프다고,나쁘다고말하면그뿐이지만사랑은어쩐지꺼내면꺼낼수록아프고내뱉으면내뱉을수록상처가된다.소설은유메가쓰는대로결말이바뀌지만현실은전혀그렇지않다.어쩌면유메의현실을바꾸고싶다는간절함이소설가를꿈꾸게하는지도모르겠다.
『욕지거리』는구원이없는이야기로도읽힌다.유메를헤아려주는이하나도없이,유메만이다른이들을헤아리고있기때문이다.헤아리는자는우둔한자보다더많은것을알게되고품게되어서,다른이들보다몇배로아프고상처받을수밖에없다.그런아픔과고통에구원이있을리가없다.그런데도유메는계속해서삶을살아내고쓰고자애쓴다.내뱉어도바뀌는것이없다는사실을알면서도유메는지지않고내뱉는다.욕지거리나는현실이라고해도유메는무엇하나포기하지않는다.키이짱도,살아간다는일도,소설가의꿈도.유메의구원은현실도꿈도무엇도아닌,유메자기자신이다.청춘을새카맣게태워이어가는현실속에서오로지유메만이선명히존재하고있다.

▣나의유일한구원,‘자기자신’

그런의미에서『욕지거리』는우리에게지독한현실을보여줌과동시에그지독한현실에서보지못하고있는구원에대해다시한번알려주는작품이다.너무나거리가가까워,내가가진유일한구원이라는사실을잊어버리게되는‘나’라는존재.이지독한현실에서나에게‘존재’하는것은‘나’뿐이다.누군가를사랑하는일도,누군가를원망하는일도,무언가를꿈꾸는일도,현실에서도망가는일도,그현실을결국엔인정하는일도,그리하여살아가는일전부,내가존재하기에가능한일들이된다.『욕지거리』는욕지거리를뱉을수록상처받는것은나이지만,해결되는것없이반복되는현실뿐이지만,그런나를감싸안고함께살아내는일을해주는것도‘나’라는사실을,나의존재를마음에다시한번새겨주는작품이다.